단비구법斷臂求法 - 팔을 잘라 가르침을 구하다.
단비구법(斷臂求法) - 팔을 잘라 가르침을 구하다.
끊을 단(斤/14) 팔 비(肉/13) 구할 구(氺/2) 법 법(氵/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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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을 끊어(斷臂) 법문에 들도록 간청했다(求法)는 전설적이고도 끔찍한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여러 사찰에서 벽화로, 선화로 걸어놓아 널리 알려져 있다. 慧可斷臂圖(혜가단비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실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사실적인 것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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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禪宗(선종)의 창시자인 達磨(달마)대사에게 가르침을 구하러 온 慧可(혜가)가 굳은 의지를 보이기 위해 결행한 것이다. 너무 극단적이라 산적에게 한 쪽 팔을 잃은 혜가를 두고 후일 미화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전한다. 그렇더라도 이 사실은 불법을 구하려는 극한의 자세를 상징하는데 지극정성이 진리에 이르게 한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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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宋(송)나라의 고승 道彦(도언)의 ‘傳燈錄(전등록)’에 실려 전하는 내용을 보자. 혜가가 그토록 법문을 구한 달마는 신자들 사이에서 부처님 다음으로 유명하다. 인도의 왕자 출신으로 본명은 菩提達磨(보리달마)였는데 포교를 위해 중국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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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쯔강揚子江을 갈대 잎 하나로 건넜다는 신화도 따른다. 혼란스런 중국의 南北朝(남북조)시대 梁(양)나라에 도착한 달마는 불교를 사랑하는 武帝(무제)를 만나 설법했다. 절을 짓는 등 무제의 보이기 위한 불교에 실망하여 달마는 嵩山(숭산, 嵩은 산높을 숭)의 小林窟(소림굴)에 은거하며 面壁九年(면벽구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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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神光(신광)인 혜가는 8년의 좌선 중에 신인의 외침을 듣고 뜻한바 있어 달마대사를 찾았다. 아침저녁으로 섬기며 법을 구했지만 달마는 묵묵부답이었다. 겨울이 되어 밤새 큰 눈이 내렸으나 꼼짝도 않는 혜가를 본 달마는 그제야 무엇을 구하려는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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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운 법을 구한다고 혜가가 대답하자 공덕이 부족하여 헛수고일 뿐이란 꾸지람만 들었다. 혜가는 戒刀(계도)로 자기 팔을 내리쳤다. 그러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달라고 간청하니 달마는 이미 편안하게 해 줬다고 했다. 이로써 깨달음을 얻고 선종의 2대 조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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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어는 혜가의 이름을 넣어 慧可斷臂(혜가단비)라고도 하고, 그의 본명을 써서 神光斷臂(신광단비), 장소를 따서 少林斷臂(소림단비), 눈 덮일 때까지 움직이지 않았다고 雪中斷臂(설중단비) 등으로도 쓰는데 뜻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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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지 않거나 눕지 않는 등 육체를 끔찍하게 학대하여 득도하는 예는 이외에도 많다. 하지만 꼭 육체를 해치는 것이 아니고, 철저한 마음가짐에서 가르침을 깨닫게 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오늘날 우리나라 종교마다 욕심에 차서 추문이 넘치는 현실과 대비된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