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9일 화요일

발호跋扈 - 권세나 세력을 제멋대로 부리며 함부로 날뛰다.

발호跋扈 - 권세나 세력을 제멋대로 부리며 함부로 날뛰다.

발호(跋扈) - 권세나 세력을 제멋대로 부리며 함부로 날뛰다.

밟을 발(足/5) 따를 호(戶/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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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호는 대체로 나쁜 세력이 힘을 믿고 함부로 하는 행동을 말한다. 폭력배들이 곳곳서 발호하다, 외척이 발호하다, 군벌이 발호하다 같은 예에서 자주 쓰인다. 따른다는 뜻의 扈(호)엔 대를 가늘게 쪼개 엮어 만든 고기잡이 도구 통발의 뜻도 있다. 밟을 跋(발)엔 뛰어넘는다는 뜻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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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가에 통발을 쳐 놓으면 작은 물고기는 그 속에 갇혀 있지만 큰 물고기는 아랑곳 않고 뛰어넘는다. 이 말은 통발을 마구 뛰어넘는 큰 물고기처럼 제 마음대로 행동하거나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또는 신하가 임금을 우습게보고 권한을 남용하는 것을 가리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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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朝時代(남북조시대) 때의 宋(송)나라 范曄(범엽)이 쓴 ’後漢書(후한서)‘에는 외척으로 횡포를 부린 梁冀(양기)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두 여동생을 황후로 세운 양기는 포악한 기질을 마음껏 발휘하며 20년 동안 실권을 휘두르고 황제를 제멋대로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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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8대 順帝(순제)가 죽자 두 살짜리를 沖帝(충제)로 만들었고 1년 뒤에는 8세 되는 質帝(질제)를 즉위시켰다. 어릴 때부터 총명했던 질제는 양기의 횡포가 이만저만 눈에 거슬렸던 것이 아니었다. 한 번은 조회가 있을 때 양기를 평하면서 신하들에게 ’이 분이 발호장군이로군(此跋扈將軍也/ 차발호장군야)‘이라고 비꼬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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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발을 뛰어넘어 도망치는 물고기처럼 양기의 방자함을 꼬집은 것이다. 이 일 이후로 양기는 질제를 심히 미워했고 측근을 시켜 독을 넣은 떡으로 왕을 독살시키고 말았다. 양기는 이후 등극한 桓帝(환제)의 왕비이자 여동생 梁(양)황후가 죽은 뒤로 세력을 잃고, 왕에 의해 일족이 모조리 목이 잘린 채 거리에 내다버려졌다. 또 재산 30여 만석을 몰수하여 재정에 충당하자 천하의 세금이 반으로 줄어들 정도였다고 했다. 외척의 횡포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잘 나타내주는 보기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