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9일 화요일

대교약졸大巧若拙 - 훌륭한 기교는 마치 서투른 듯하다.

대교약졸大巧若拙 - 훌륭한 기교는 마치 서투른 듯하다.

대교약졸(大巧若拙) - 훌륭한 기교는 마치 서투른 듯하다.

큰 대(大/0) 공교할 교(工/2) 같을 약(艹/5) 졸할 졸(扌/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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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니를 가진 호랑이는 뿔이 없다’란 속담이 있다. 뿔이 있으면 이빨이 없다는 角者無齒(각자무치)와 같다. 세상에 완전이란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소크라테스도 말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오직 한 가지, 그것은 내가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대철학자보다 속이 덜 찬 사람은 자신이 다 아는 듯 거들먹거리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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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難得糊塗(난득호도)란 성어대로 무궁무진하게 재주가 많은 사람이 없는 체 바보처럼 굴기는 어렵다고 했다. 여기서 더 나가면 아주 훌륭한 기교(大巧)는 도리어 서투른 것 같이 보인다(若拙)는 성어에 닿는다. 아주 교묘한 재주를 가진 사람은 그 실력을 자랑하지 않으므로 언뜻 보기에는 서툴기 짝이 없다는 의미도 되는 이 성어는 老子(노자)의 말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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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德經(도덕경)’ 45장 洪德章(홍덕장)에 실린 이 말과 함께 비슷하게 다른 좋은 말도 많다. ‘가장 완전한 것은 마치 모자란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써도 부서지거나 닳지 않아 그 쓰임이 끝남이 없다(大成若缺 其用不弊/ 대성약결 기용불폐), 넘칠 듯 가득 찬 것은 마치 빈 것 같으나 아무리 써도 끝이 없다(大盈若沖 其用不窮/ 대영약충 기용불궁), 아주 곧은 것은 굽은 것 같고, 아주 교묘한 것은 서투른 것 같고, 아주 말 잘하는 것은 말더듬는 것 같다(大直若屈 大巧若拙 大辯若訥/ 대직약굴 대교약졸 대변약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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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莊(노장)사상의 다른 축인 ‘莊子(장자)’의 胠篋(거협, 胠는 겨드랑이 거, 篋은 상자 협)편에는 비슷한 이야기지만 더 극단적인 주장을 편다. 고대 중국 음악의 달인 師曠(사광), 십리 밖의 사물도 보는 밝은 눈의 離朱(이주), 최고의 장인 工倕(공수, 倕는 무거울 수) 등의 뛰어난 재주를 모두 없애야 세상 사람들은 본래의 솜씨를 되찾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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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위적인 기교를 완전히 부정하고 자연스러운 상태로 돌아갔을 때 ‘천하 사람들은 비로소 진정한 기교를 지닐 수 있으니 큰 교묘함은 마치 서투르게 보인다(而天下始人有其巧矣 故曰大巧若拙/ 이천하시인유기교의 고왈대교약졸)’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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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고수는 재주를 자랑하지 않고, 완벽을 드러내지 않는다. 말을 투박하게 하더라도 진정성을 담아 전달하면 웅변가다. 청산유수같이 말을 잘 하고 목소리 큰 사람이 둘러대기도 잘 하는 것을 주위에서 자주 본다. 불리한 사항에 대해 신랄하게 공격했던 일이 반대로 자기에게 해당될 때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입을 싹 닦고 말을 바꾼다. 어느 때나 변하지 않고 진심이 드러날 때 모두가 승복한다.\xa0/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