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6일 토요일

만초손 겸수익滿招損 謙受益 - 가득하면 손해가 오고 겸손하면 이익을 얻는다.

만초손 겸수익滿招損 謙受益 - 가득하면 손해가 오고 겸손하면 이익을 얻는다.

만초손 겸수익(滿招損 謙受益) - 가득하면 손해가 오고 겸손하면 이익을 얻는다.

찰 만(氵/11) 부를 초(扌/5) 덜 손(扌/10) 겸할 겸(八/5) 받을 수(又/6) 더할 익(皿/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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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든지 가득 차면 이지러지기 마련이고 좌우를 잘 살펴 행동하면 득이 돌아온다. 사람에게도 똑 같이 해당된다. 가득한데도 욕심을 부려 거만한 행동을 보인다면 인간관계에서 손해를 보지만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다면 이익을 얻게 된다. 덕을 말하는데도 손해와 이익을 따지는 것이 얕은 비유일지 모르지만 넘보지 않고 만족함을 안다면 그보다 더한 행복이 없다고 많은 선인들이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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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득하면 손실을 초래하고(滿招損) 겸손하면 이익을 얻는다(謙受益)는 이 성어는 가장 역사가 깊다. 중국 고대 문화의 원류를 담고 있다는 ‘書經(서경)’에 나오기 때문이다. 본래는 書(서)라고 하다 漢(한)나라 이후에는 尙書(상서)라고도 한 책이다. 유교에서 三經(삼경)이나 五經(오경)에 물론 빠지지 않는 이 책은 夏殷周(하은주) 시대의 정치문서를 편집한 것으로 한자 문화권에서 국가통치의 규범이 됐다고도 한다. 堯舜(요순) 임금의 뒤를 이어 현군 禹(우) 임금이 등장하는 虞書(우서) 大禹謨(대우모) 편에서 이 말이 유래했다. 임금과 신하가 국정을 논의한 것을 적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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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임금이 나라를 다스릴 때 남부지역에 살던 苗族(묘족)이 잘 다스려지지 않자 우에게 정벌하도록 임무를 내렸다. 우는 제후들과 함께 정복하러 나가면서 묘족의 우두머리가 몽매하고 무도하니 수적으로 우세한 우리가 쉽게 승리를 거둬 공을 이룰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출병한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묘족의 반항은 거셀 뿐 진압은 하세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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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함께 간 益(익)이란 사람이 간언했다. ‘자만하는 자는 손해를 부르고 겸손한 자가 이익을 받는다는 것은 하늘의 도리입니다(滿招損 謙受益 時乃天道/ 만초손 겸수익 시내천도)’라며 철군하도록 했다. 우는 간언에 따라 철수한 뒤 덕과 교육으로 70일 만에 묘족들을 감화시켰다. 治水(치수)를 해결한 우임금도 초기엔 자만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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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어는 ‘明心寶鑑(명심보감)’에도 비슷한 명언들과 함께 실려 있다. 그 중 ‘넉넉함을 알고 만족하면 평생 욕되지 않고, 족함을 모르면 부귀에도 근심만 따른다(知足常足 終身不辱 知止常止 終身無恥/ 지족상족 종신불욕 지지상지 종신무치)’도 있다. 현재에 만족하고 스스로를 낮추면 다른 사람의 존중은 따라온다. 높은 지위에 오르고 많은 부를 축적한 사람일수록 절제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