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9일 화요일

손순매아孫順埋兒 - 손순이 아이를 묻다.

손순매아孫順埋兒 - 손순이 아이를 묻다.

손순매아(孫順埋兒) - 손순이 아이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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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행을 실천한 효자 이야기는 이 난에서도 많이 소개했다. 王祥(왕상), 孟宗(맹종), 老萊子(노래자), 曾子(증자), 陸績(육적) 등을 포함하는 중국의 二十四孝(이십사효)다. 아이를 묻은 孫順(손순)은 우리나라의 효자다. 손순은 통일신라 제42대 興德王(흥덕왕) 때 사람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내와 함께 남의 집 품팔이를 하며 늙은 어머니를 정성스레 봉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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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에겐 어린 아이가 있었는데 끼니때마다 할머니의 음식을 빼앗아먹어 골치였다. 손순이 부인에게 말했다. "아이는 다시 얻을 수 있으나 어머니는 다시 구할 수 없소. 아이가 어머니 음식을 빼앗아 먹기 때문에 굶주림이 너무 심하오. 그러니 아이를 땅 속에 묻어 어머니를 배부르게 해야겠소(兒可得 母難再求 而奪其食 母飢何甚 且埋此兒以圖母腹之盈/ 아가득 모난재구 이탈기식 모기하심 차매차아이도모복지영)." 아이를 업고 동네 뒷산에 가서 땅을 파는 도중에 무엇이 걸려 파 보았더니 돌로 된 종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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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복이라 여겨 묻지 않고, 석종을 지고 내려와 집 대들보에 매달고 쳐 보니 대궐에까지 소리가 퍼져 나갔다. 흥덕왕이 사연을 듣고 옛날 중국의 郭巨(곽거)라는 효자가 아들을 묻으려 할 때 하늘에서 금솥(金釜)을 내렸다더니 이것은 전세의 효와 후세의 효를 천지가 함께 본 것이라며 칭찬했다. 그리고선 집 한 채와 매년 벼 50섬을 내리고 효성을 기렸다. 손순은 옛집을 희사하여 弘孝寺(홍효사)로 하고 석종도 잘 간직했다. 一然(일연)이 쓴 "三國遺事(삼국유사)" 권5의 孝善(효선)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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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시각으로는 아이를 묻으려는 생각도 할 수 없지만 간절한 효행에 보답이 왔으리라 생각하면 되겠다. 明心寶鑑(명심보감)의 효행편에 나오는 구절도 알아두자. "내가 어버이에게 효도하면 내 자식이 또한 나에게 효도하기 마련이니, 자신이 어버이에게 효도를 하지 않았는데 자식이 어찌 나에게 효도하겠는가(孝於親 子亦孝之, 身旣不孝 子何孝焉/ 효어친 자역효지 신기불효 자하효언)?"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