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6일 화요일

목종승정木從繩正  - 나무는 먹줄을 따르면 곧아진다, 직언을 들으면 순조롭다.

목종승정木從繩正  - 나무는 먹줄을 따르면 곧아진다, 직언을 들으면 순조롭다.

목종승정(木從繩正) \xa0- 나무는 먹줄을 따르면 곧아진다, 직언을 들으면 순조롭다.

나무 목(木/0) 좇을 종(彳/8) 노끈 승(糸/13) 바를 정(止/1)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주는 충고를 달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드물다. 몸에 좋다고 하는 약은 삼키기에 달콤한 것이 없다. 이럴 때 良藥苦口 忠言逆耳(양약고구 충언역이)의 성어가 바로 떠오른다. 이 말은 중국 고대부터 전해졌던 경구로 여러 곳에서 등장하지만 이외에도 史記(사기)에는 ‘독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다(毒藥苦於口 而利於病/ 독약고어구 이리어병)’로 나온다. 韓非子(한비자)에는 ‘충성스런 말은 귀에는 그슬리지만 밝은 임금이 듣는 것은 큰 공을 이루게 됨을 알기 때문이다(忠言拂於耳 而明主聽之 知其可以致功也/ 충언불어이 이명주청지 지기가이치공야)’라고 外儲說左上(외저설좌상)에 실려 있다.

굽은 나무라도 먹줄을 따라 대패로 켠다면 바른 목재를 얻을 수 있다는 이 성어도 충고를 잘 들으면 매사가 순조롭다는 이야기다. 처음 사용됐을 때는 임금이 신하의 간언을 잘 들으면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중국 고대의 정치문서를 집성한 ‘書經(서경)’에 처음 등장한 후 唐(당)의 ‘貞觀政要(정관정요)’ 등 곳곳에 인용됐다.

서경 說命篇(열명편)에는 殷(은)나라 高宗(고종)이 담을 쌓던 노예 출신의 傅說(부열)을 정승으로 발탁하여 그의 보좌로 중흥주가 됐다고 실려 있다. 부열이 임금께 이르기를 ‘나무는 먹줄을 따르면 곧아지고, 임금은 간언을 따르면 성스러워집니다(木從繩則正 君從諫則聖/ 목종승즉정 군종간즉성)’고 하며 그렇게 되면 신하들이 명하지 않아도 뜻을 받들게 된다고 강조했다.

貞觀之治(정관지치)로 이름 높은 太宗(태종)은 간언을 적극적으로 구했다. 군주와 신하의 만남이 물고기와 물과 같다면 나라는 태평할 것이라며 직언하는 신하를 항상 곁에 두었다. 吳兢(오긍)이 집성한 정관정요의 求諫篇(구간편)에도 ‘굽은 나무도 먹줄을 따라 자르면 바르게 되고, 군주가 신하의 간언을 받아들이면 사리에 밝아질 수 있다(木從繩則正 後從諫則聖/ 목종승즉정 후종간즉성)’며 諫議大夫(간의대부)인 王珪(왕규)가 한 말이 나온다.

직언은 어렵다. 옛날에는 목숨이 왔다갔다했고 오늘날은 밥줄이 걸린 일이라 공직사회나 일반 직장에서도 보기 드물다. 잘못을 바로잡는 일은 하급자의 용기가 필요한 일인데다가 윗사람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분란만 생긴다. 직언의 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