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8일 월요일

이사난열 易事難說 – 섬기기는 쉬워도 기쁘게 하기는 어렵다.

이사난열 易事難說 – 섬기기는 쉬워도 기쁘게 하기는 어렵다.

이사난열 (易事難說) – 섬기기는 쉬워도 기쁘게 하기는 어렵다.

쉬울 이(日/4) 일 사(亅/7) 어려울 난(隹/11) 말씀 설, 기뻐할 열(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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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나 윗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이 쉬운 일일까. 부모라면 자식이 어긋난 길을 가지만 않는다면 모든 것이 기특하여 즐거이 뒷받침할 것이다. 직장의 상사가 기뻐할 때는 그때그때의 기분을 맞춰주기보다는 맡은 직무를 충실히 하여 실적을 냈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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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성과를 냈더라도 범죄를 저지르는 등 부당한 방법으로 했다면 나중에 상관까지 책임이 돌아간다. 어디까지나 올바른 방법으로 일을 처리해야 뒤탈이 없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마찬가지로 위에서 일을 맡길 때에도 합리적으로 해야 일을 잘 처리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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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비슷한 뜻을 가진 성어가 직분을 충실히 하여 윗사람을 섬기기는 쉬워도(易事) 기쁘게 하기는 어렵다(難說)는 이 말이다. ‘論語(논어)’의 子路(자로)편에 孔子(공자)가 한 말로 나온다. 30장으로 된 이 편에는 군자가 나라를 위하고 백성을 교육하는 일에 대한 언급이 많다. 군자는 화합하나 附和雷同(부화뇌동)하지 않는다거나, 정치를 바로 하려면 반드시 명분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正名(정명) 등이 실려 있다. 25장에 실려 있는 내용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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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는 섬기기는 쉬워도 기쁘게 하기는 어렵다. 그를 기쁘게 하려 할 때는 올바른 도리로써 하지 않으면 기뻐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군자가 사람을 부릴 때에는 그 사람의 역량에 따라 각자 그릇에 맞게 쓴다(君子易事而難說也 說之不以道 不說也 及其使人也 器之/ 군자이사이난열야 열지불이도 불열야 급기사인야 기지).’ 아랫사람이 부당한 방법으로 기쁘게 하려 해도 올바른 방법이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군자는 사람을 쓸 때도 역량에 맞춰 그릇에 맞게 일을 시킨다. 반대되는 경우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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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은 섬기기는 어려워도 기쁘게 하기는 쉽다. 그를 기쁘게 하려 할 때는 올바른 도리로써 하지 않더라도 기뻐한다. 하지만 소인이 사람을 부릴 때에는 능력을 다 갖추고 있기를 요구한다(小人難事而易說也 說之雖不以道說也 及其使人也 求備焉/ 소인난사이이열야 열지수불이도열야 급기사인야 구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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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사람이 일을 할 때도 도리에 맞게 해야 하지만 윗사람이 일을 시킬 때도 확연히 드러난다. 역량에 맞게 일을 분배했을 때는 위아래가 손발이 맞아 잘 돌아간다. 상사가 무리하게 일을 맡겼을 때는 실적을 독촉하고 따라 오지 못할 경우 억지를 부리고 책임을 부하에 전가한다. 위나 아래나 올바른 길을 가야 한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