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일 월요일

위급 존망지추危急 存亡之秋 - 사느냐 죽느냐 하는 위급한 시기

위급 존망지추危急 存亡之秋 - 사느냐 죽느냐 하는 위급한 시기

위급 존망지추(危急 存亡之秋) - 사느냐 죽느냐 하는 위급한 시기

위태할 위(卩/4) 급할 급(心/5) 있을 존(子/3) 망할 망(亠/1) 갈 지(丿/3) 가을 추(禾/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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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위기를 즐긴다는 사람이 있다. 호랑이굴에 들어가 새끼 호랑이를 잡는 사람들이다. 눈 먼 말 타고 벼랑을 가듯이 일부러 위험에 빠지는 것을 바라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살아가다 보면 뜻하지 않게 위기를 맞을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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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슬기롭게 조심조심 헤쳐 나가는 지혜를 가르치는 성어가 수두룩하다. 이 난에 소개했던 것만 해도 如履薄氷(여리박빙), 危在旦夕(위재단석), 一髮千鈞(일발천균), 風前燈火(풍전등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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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급하기(危急)가 사느냐 죽느냐하는 것이 걸린 시기(存亡之秋)란 이 성어도 그만큼 급박하다. 여기서 가을 秋(추)는 시기, 때라는 의미다. 중국 三國時代(삼국시대) 蜀漢(촉한)의 재상 諸葛亮(제갈량)의 유명한 ‘出師表(출사표)’에 등장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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魏蜀吳(위촉오) 삼국이 세력다툼을 할 때 촉의 劉備(유비)가 三顧草廬(삼고초려)했던 제갈량은 그에 보답하듯 신묘한 전략으로 기반을 잡는데 전력을 다했다. 그러다 유비가 죽으면서 부탁한 아들 劉禪(유선)을 보필하며 제갈량이 위나라를 토벌하러 떠날 때 올린 글이 출사표란 것은 잘 알려진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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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를 일으키며 임금께 올리는 글’이 출사표다.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며 유선에게 올리는 간곡한 당부의 말이 담겼다. 중국 3대 명문에 들어가는 출사표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은 충신이 아니라는 말까지 전해진다. 앞부분에 나오는 내용을 보자. ‘선제께선 창업이 아직 절반도 이루어지기 전에 중도에서 붕어하셨습니다(先帝創業未半 而中道崩殂/ 선제창업미반 이중도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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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천하는 셋으로 나뉘고 익주는 곤궁에 빠져 있으니 이는 그야말로 존망이 걸린 위급한 시기입니다(今天下三分 益州疲弊 此誠危急存亡之秋也/ 금천하삼분 익주피폐 차성위급존망지추야).’ 殂는 죽을 조, 益州(익주)는 촉나라가 있었던 四川(사천)성 일대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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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을 다해 출사표를 올리고 출정한 제갈량은 그러나 보급이 충분한 위나라가 수비에 치중함으로써 대승을 거두지 못하고 진중에서 병사했다. 요즘 큰 경기에 임하거나 선거에 출마할 때 ‘출사표를 던지다’란 표현이 흔한데 제갈량이 유선에게 올렸듯 던지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 미래의 희망을 품고 나설 때 이뤄줄 사람에게 정성을 다해 큰 뜻을 밝혀야 함은 물론이다. /\xa0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