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4일 목요일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1. 각축전(角逐戰)을 벌이다

‘서로 이기려고 다투어 덤비는 싸움’을 표현하는 말이다. 실력이 비슷해서 막상막하인 경우 서로 이기기 위해 다툴 때 ‘각축전(角逐戰)을 벌인다’ 고 하는데, 이 말은 동물들이 서로 싸우는 모습에서 따온 말이다. 동물들은 자기의 영역을 다투거나 짝짓기 상대나 먹이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서 본능적으로 싸움을 벌인다. ‘각(角)’은 동물의 뿔을 뜻하는데, 사슴이나 염소 같이 뿔이 있는 동물은 그 뿔을 맞대고 싸우므로, ‘각(角)’은 다툰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또 ‘각(角)’은 면과 면이 만나는 뾰족한 모서리를 뜻하기도 하는데, ‘각을 세운다’고 하면 모서리를 날카롭고 뾰족하게 만든다는 것으로, 날카롭게 대립한다는 뜻이 된다. ‘축(逐)’은 ‘쫓다. 쫓고 쫓기면서 다투다. 경쟁하다’ 는 뜻의 한자로 ‘우리를 뛰쳐나온 돼지를 잡기 위해 뒤쫓아 간다’는 의미의 글자이다. 그러므로 각축(角逐)은 글자 그대로 뿔을 맞대고 다투며 쫓아다니는 모습을 나타낸다. 그래서 ‘서로 이기려고 다투는 것’을 의미할 때 쓰인다.

2. 자웅(雌雄)을 가리다

암컷 자(雌), 숫컷 웅(雄)으로 구성된 ‘자웅’은 글자 그대로 수컷과 암컷을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본디 자웅은 역(曆)에서 나온 말로서, 자(雌)는 밤은 나타내고 웅(雄)은 낮을 가리키는 말이다. 낮과 밤은 동시에 존재할 수 없고, 서로 번갈아 가면서 자기 세상을 만든다. 즉, ‘자웅(雌雄)’은 승부, 우열, 강약 따위를 나타내는 말로서,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상태를 나타내기도 한다. ‘자웅을 가리다’ 혹은 ‘자웅을 겨루다’ 는 막상막하의 비등한 힘을 가진 상대끼리 서로 승부를 겨루어 승자를 가릴 때 쓰는 말이다.

3. 샅샅이

‘샅샅이 뒤지다’

‘샅샅이’는 ‘샅’이라는 말이 두 번 반복됨으로써 그 뜻이 강조되어진 말이다. 그럼 샅은 어떤 뜻일까? ‘샅’은 두 다리 사이나 또는 두 물건 사이의 틈을 가리키는 말이다. 사이를 뜻하는 다리와 다리 사이를 가리키는 옛 글자로 ‘삿ㅎ’이 있는데, 이것이 ‘샅’으로 변한 것이다. 그러므로 샅샅이는 물건 사이사이 틈을 뜻하는 글자인 샅이 반복되어 ‘틈이라는 틈 모두 다’ 또는 ‘조금이라도 틈이 있는 곳은 모조리’라는 뜻으로 쓰여서, ‘구석구석, 빈틈없이’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 다리사이라는 의미의 ‘샅’의 흔적이 남아 있는 단어로 ‘샅바’가 있다. 샅바는 씨름할 때 허리와 다리에 둘러 묶어서 손잡이로 쓰는 천을 말한다. 시골 마을의 좁은 골목길이나 또는 좁은 골짜기 사이를 ‘고샅’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골샅’에서 앞글자의 받침에 있는 ‘ㄹ’이 떨어져 나가서 만들어진 단어이다.

♣ 제공 : KIMSEM과 함께 역사 다시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