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족불욕知足不辱 -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욕되지 아니함
지족불욕(知足不辱) -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욕되지 아니함
알 지(矢/3) 발 족(足/0) 아닐 불(一/3) 욕될 욕(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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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람이 없이 넉넉하여 마음에 차면 만족한다. 여기에 도달해도 잠시 옆과 비교하면 만족감은 눈 녹듯 사라진다. 자기의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자는 바라던 것을 얻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행복은 만족하는 자에게 온다며 동서의 철인이 저마다 강조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만족을 알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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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정진하여 生佛(생불)의 경지에 오른 知足禪師(지족선사)도 黃眞伊(황진이)의 하룻밤 유혹에 넘어가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현재의 것으로 만족함을 안다면(知足) 욕되지 않는다(不辱)는 가르침은 말은 쉬워도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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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어는 ‘道德經(도덕경)’에서 나왔다. 春秋時代(춘추시대) 말기 道敎(도교)의 창시자인 老子(노자)의 책이다. 조금 뒤에 태어난 儒家(유가)의 孔子(공자)와 모든 면에서 대립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중시하고 현실참여를 택하는 유가에 비해 道家(도가)는 드러나지 않게 자연 그대로의 無爲(무위)를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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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함을 알라는 깨우침도 名利(명리)의 가치관을 배격하는 노자의 특징을 드러낸다. 이 성어가 나오는 44장의 내용을 보자. 명성과 생명 어느 것이 더 중하며, 신체와 재산 중 어느 것이 귀한가 묻고, 지나치게 아끼면 큰 낭비가 따르고 쌓아두기만 하면 더 잃게 된다며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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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을 알면 욕되지 않고, 적당히 그칠 줄 알면 오래도록 편할 수 있다(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 비슷한 내용은 곳곳에 있다. 46장에는 ‘만족을 알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화가 없고, 욕심을 내어 탐하는 것보다 더 큰 허물은 없다(禍莫大於不知足 咎莫大於欲得/ 화막대어부지족 구막대어욕득)’로 가르친다. 족한 것을 알고 현재에 만족하는 사람은 부자라는 ‘知足者富(지족자부)‘는 33장에 나오는 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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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心寶鑑(명심보감)’도 빠질 수 없다. ‘항상 만족함을 알면 평생 욕됨이 없고, 항상 그칠 줄 알면 종신토록 부끄러움이 없다(知足常足 終身不辱 知止常止 終身無恥/ 지족상족 종신불욕 지지상지 종신무치).’ 安分(안분)편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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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에서 나온 것은 변함이 없더라도 다른 마음이 든 선물은 주고받는 손이 법을 인식했음이 틀림없다. 작금 법조계를 비롯한 고위 공직자들이 만족함을 모르고 그치지 않았기 때문에 명성에 치욕의 칠갑을 하는 것을 보고 이제라도 고마운 마음을 주고받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