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4일 금요일

친구 / 천양희

친구 / 천양희

친구 / 천양희

좋은 일이 없는 것이 불행한 게 아니라

나쁜 일이 없는 것이 다행한 거야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습니다

되는 일이 없다고 세상이나 원망하던

나는 부끄러웠습니다

더러워진 발은 깨끗이 씻을 수 있지만

더러워지면 안 될 것은 정신인 거야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습니다

되는 일이 없다고 세상에 투덜대던

나는 부끄러웠습니다

자기 하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은

실상의 빛을 가려 버리는 거야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습니다

되는 일이 없다고 세상에 발길질이나 하던

나는 부끄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