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6일 수요일

그대 강물 처럼 흘러가라

그대 강물 처럼 흘러가라

그대 강물 처럼 흘러가라

그대, 강물처럼 흘러가라

거치는 돌 뿌리 깊게 박혀

발목을 붙들어도

가다 멈추지 말고 고요히 흐르거라

흐르고 또 흘러서

내 그리움의 강가에 이르거든

잠시 사랑의 몸짓으로

애틋하게 뒤척이다 이내

큰 바다를 향하여

흐르는 강물처럼 흘러가라

고여 있는 것에는

순식간, 탁한 빛 감돌고

올무 감긴 물풀 어둡게 돋아나느니

내 삶의 날들이여,

푸른 그리움이여,

세상사 돋친 가시에 마음 다쳐

귀먹고 눈멀어

그 자리 주저앉고 싶을지라도

소망의 소리에 다시

귀 기울이며

말없이 흐르거라

울음조차 삼키는 속 깊은 강물처럼

그렇게 유유히 흘러가라

기억의 저편...

모든것은 흘러간다...

끊임없는 물결의 출렁임으로...

아무일도 없었다는듯이...

그렇게...유유히...

-유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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