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0일 수요일

가을서곡 / 전영탁

가을서곡 / 전영탁

가을서곡 / 전영탁

사랑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가슴이 절절하고

애절하다는 것을

사랑하고서야 알았어라

사랑했다 말하면

이별을 뜻할까

사랑한다 말하면

행여 돌아설까

잎새에 이는 바람 하나에도

나의 밤은

늘 힘들어했다

어찌 할거나

오늘밤도 바람이 저리 휘돌고

달빛은 저리 푸르러

님 손길 없어도

사유의 묶인 끈이

사르르 풀리는데

부어라

마셔라

날이 새도록

서러움의 잔 채워

단풍보다 더 붉게 취해보자

달빛에 무르 익는 게

어찌 가을 뿐이더냐

사랑하기에 가슴 설레고

소중하기에 눈물 나는

아름다운 사람아

쪽빛 하늘 눈에 담아

푸른 눈물 질펀한데

그대 보다

가을이 먼저 와

내등을 두드릴것 같다

그대 생각에

잠못 이루는 밤

서창을 열어두고

촛불하나 밝히면

가슴에 핀 꽃 한송이는

밤마다 별이 되어

내 뜨락에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