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 김민수
꽃 / 김민수
어느 누가 만장일치로
예쁘다 아름답다
찬사를 받을 수 있을까
오로지 과묵한 향기와 빛깔로
어둠을 몰아내는
저 경이로운 존재감을
누가 감히 흉내라도 가능할까
돌 틈이든 가시덤불 속이든
환경 가리지 않고
자기 자리를 지키는 하늘 마음
위대한 순종은 어디서든 피는 거라는
저 조용한 외침을 알아듣는 이 누군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꽃에도
먼지도 묻고 때도 묻어
신새벽 아무도 모르게 일어나
하늘의 맨 처음 눈물 이슬로
어제를 씻는 여린 성자
그 거룩한 번성이 천국 그림이려니
지혜로운 이들이
꽃보다 사람이라 말하지만
나는 한 번도
꽃보다 아름다운 적 없었네
꽃이나 사람이나
피고 지는 건 일반이지만
꽃 마음으로 사는 이
몇이나 되려나, 알 수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