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0일 월요일

꽃 / 김민수

꽃 / 김민수

꽃 / 김민수

어느 누가 만장일치로

예쁘다 아름답다

찬사를 받을 수 있을까

오로지 과묵한 향기와 빛깔로

어둠을 몰아내는

저 경이로운 존재감을

누가 감히 흉내라도 가능할까

돌 틈이든 가시덤불 속이든

환경 가리지 않고

자기 자리를 지키는 하늘 마음

위대한 순종은 어디서든 피는 거라는

저 조용한 외침을 알아듣는 이 누군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꽃에도

먼지도 묻고 때도 묻어

신새벽 아무도 모르게 일어나

하늘의 맨 처음 눈물 이슬로

어제를 씻는 여린 성자

그 거룩한 번성이 천국 그림이려니

지혜로운 이들이

꽃보다 사람이라 말하지만

나는 한 번도

꽃보다 아름다운 적 없었네

꽃이나 사람이나

피고 지는 건 일반이지만

꽃 마음으로 사는 이

몇이나 되려나, 알 수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