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부지런히 학문을 닦아 성취하다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부지런히 학문을 닦아 성취하다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24년 4월 2일 화요일

아자시술蛾子時術 - 개미새끼가 배우고 익혀 개미집을 짓는다, 부지런히 학문을 닦아 성취하다

아자시술蛾子時術 - 개미새끼가 배우고 익혀 개미집을 짓는다, 부지런히 학문을 닦아 성취하다.

아자시술(蛾子時術) - 개미새끼가 배우고 익혀 개미집을 짓는다, 부지런히 학문을 닦아 성취하다.

누에나방 아(虫/7) 아들 자(子/0) 때 시(日/6) 재주 술(行/5)

\xa0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을 알고 모든 일을 처리할 능력을 가진 사람은 드물다. 날 때부터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 生而知之(생이지지)인데 그것을 말한 孔子(공자)도 모르는 분야에 대해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不恥下問(불치하문)이라며 실제 孔子穿珠(공자천주)는 뽕따는 아낙에게 구슬에 실 꿰는 법을 물었다는 데서 나왔다.

\xa0

미물로 태어난 개미새끼(蛾子)라도 그 어미가 하는 법을 보고 익혀(時術) 개미집을 짓고 큰 둑을 무너뜨릴 수 있게 된다. 처음부터 잘 알 수는 없어 부지런히 배우고 익히면 나중에 큰 성과를 이루게 된다는 교훈이다. 누에나방을 말하는 蛾(아)는 개미 蟻(의)의 뜻도 있고, 蛾眉(아미)는 초승달 모양의 예쁜 눈썹을 가진 미인을 가리킨다.

\xa0

학문을 열심히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개미의 교훈은 ‘禮記(예기)’에서 비롯됐다. 공자와 그 후학들이 편찬한 유학 五經(오경)의 하나로 學記(학기)편에는 중국 고대의 교육제도를 비롯해 학문을 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설명한다.

\xa0

‘옥을 다듬지 않으면 쓸 만한 물건이 되지 못한다(玉不琢 不成器/ 옥불탁 불성기)’, ‘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성장한다(敎學相長/ 교학상장)’ 등등의 잘 알려진 성어도 이 편의 앞부분에서 나왔다. 이후 夏殷周(하은주)의 교육제도가 이어지는데 25가구마다 塾(숙)이라는 학당이 있었고, 500가구에는 庠(상)이란 학교가, 1만2500가구에는 序(서)라는 교육기관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xa0

천자와 제후가 있는 도성에는 大學(대학)을 두고 매년 입학하여 격년마다 시험을 본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문에 힘쓰는지 스승을 공경하는지 벗과 잘 사귀는지를 보아 7년째에 도달하면 小成(소성), 9년에 이르러 사물에 능통하고 주관이 있으면 大成(대성)이라 했다.

\xa0

이런 연후라야 백성을 교화시키고 풍속을 개량하며 먼 곳의 사람도 귀의하게 하는 인재로 클 수 있다면서 옛글을 인용한다. ‘개미새끼는 수시로 어미가 하는 일을 따라 배운다(蛾子時術之/ 아자시술지), 그것은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其此之謂乎/ 기차지위호).’ 작은 개미는 따라 배우는 학도나 문하생을 뜻했다.

\xa0

개미가 배워 커가듯 사람의 학문도 꾸준히 하면 공을 이룬다는 조선 초기 명신 河崙(하륜)의 멋진 비유도 보자. ‘나무가 생장하기를 오래하면 반드시 산골에 높이 솟고(木之生久 則必聳于巖壑/ 목지생구 즉필용우암학), 물이 흐르기를 오래하면 반드시 바다에 도달한다(水之流久 則必達于溟渤/ 수지류구 즉필달우명발).’ 그런데 부지런히 배우려 해도 앞으로는 더 어려워질 것 같아 걱정이다. 인구가 줄어드는데 따라 학생은 급감하고 대학이 지역부터 문 닫는다. 초중등학교는 시군마다 폐교가 줄 잇는다. 25가구만 있어도 학당이 있었던 옛날의 교육이 꿈같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