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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30일 토요일

불의독임不宜獨任 - 명예를 혼자만 차지해선 안 된다.

불의독임不宜獨任 - 명예를 혼자만 차지해선 안 된다.

불의독임(不宜獨任) - 명예를 혼자만 차지해선 안 된다.

아닐 불(一/3) 마땅 의(宀/5) 홀로 독(犭/13) 맡길 임(亻/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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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이 잘 돼 덕이 있는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면 공을 앞에 두고 자기가 다 이뤘다고 자만하는 법이다. 우리 속담이 잘 꼬집었다. ‘잘되면 제 복, 못되면 조상 탓’이라며 잘못 되었을 때는 책임을 남에게 전가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후세에 좋은 이름을 남기려고 하는 명예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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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일을 했을 때는 향기가 오래 간다고 流芳百世(유방백세)라 했고 반대의 경우에는 악취가 남는 遺臭萬年(유취만년)이 된다. 큰일을 이뤘을 때도 혼자 다 한 것처럼 거들먹거리면 공은 사라지고 오명만 남는다. 가득 차면 손실, 줄이면 이득이 남는다는 滿招損 謙受益(만초손 겸수익)은 만고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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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과 처세에 관한 명언의 집대성 ‘菜根譚(채근담)’에 이에 관한 가르침이 빠질 수 없다. 해서는 안 되는 일(不宜)이 명예를 독점하는 것(獨任)이란 말이 그것이다. 중국 明(명)나라 때 洪自誠(홍자성)이 ‘항상 나물뿌리와 같은 거친 음식을 달게 여기며 사는 사람은(人常咬得菜根/ 인상교득채근), 어떤 일이라도 성취할 수 있다(則百事可做/ 즉백사가주)’는 명구에서 따왔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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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의 경전과 시구에서 도교와 불교까지 공통의 哲理(철리)를 前後集(전후집)에 담아 오랫동안 읽혀 왔다. 앞뒤를 자른 성어라 이해하기 모호한데 전체를 보면 음미할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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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19절의 내용이다. ‘좋은 이름과 아름다운 절의는 혼자서만 차지하지 말라(完名美節 不宜獨任/ 완명미절 불의독임)’고 먼저 나온다.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눠야 화를 멀리 하고 몸을 보전할 수 있다(分些與人 可以遠害全身/ 분사여인 가이원해전신)’고 이어진다. 些는 적을 사. 미움을 받는 불명예와 악행은 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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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되는 행위나 더럽히는 이름은 남에게 미루지 말고(辱行汚名 不宜全推/ 욕행오명 불의전추), 자신에 끌어와 책임질 수 있어야 빛을 감추고 덕을 쌓을 수 있다(引些歸己 可以韜光養德/ 인사귀기 가이도광양덕).’ 韜는 감출 도. 지금은 세계 곳곳서 완력을 드러내 고개를 절절 흔들게 하지만 얼마 전까지 중국의 대외정책이었던 韜光養晦(도광양회)도 재능을 숨긴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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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와 공로는 누구나 욕심을 내고, 불명예와 악행은 미움을 받으니 모두들 회피하려 한다. 큰 성공을 거둔 사람은 주위의 여러 사람에게서 받은 도움을 까마득히 잊고 자신의 공만 내세운다. 복은 나눌수록 더욱 커지고 자신이 더욱 우뚝해지는데도 그것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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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에서 욕을 바가지로 먹는 까닭도 다른 데 있지 않다. 영원히 다수당이 될 수는 없는데도 한 번 승리하면 계속 될 줄 알고 소수당을 없는 존재로 본다. 덕을 쌓으면 복이 저절로 오는데 욕심이 눈을 어둡게 하여 스스로의 무덤만 팔 뿐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