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래서우聿來胥宇 - 함께 와 살 곳을 살피다, 사이좋게 지내다.
율래서우(聿來胥宇) - 함께 와 살 곳을 살피다, 사이좋게 지내다.
붓 율(聿/0) 올 래(人/6) 서로 서(肉/5) 집 우(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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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에 붓을 잡고 있는 모양을 본뜬 붓 聿(율)이란 글자는 만드는 원료인 대竹/ 죽가 들어가 筆(필)로 대체됐다. 이후 붓이란 뜻보다 마침내, 스스로, 함께 등 여러 의미를 갖게 되는데 기본 부수라도 쓰임새는 적다. 조상의 덕을 이어받아 닦는다는 聿修(율수) 정도가 표준사전에 올랐고, 엄숙할 肅(숙), 방자할 肆(사), 비롯할 肇(조) 등이 부수에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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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포함된 성어도 孟子(맹자)에 함께 와서(聿來) 집터를 서로 살펴봤다(胥宇)는 詩經(시경)의 구절을 인용하며 언급한 외에는 드물다. 중국 고대 周(주)나라의 토대를 세운 文王(문왕)의 조부 古公亶父(고공단보)의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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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가장 오래된 시가집 ‘시경’의 大雅(대아)에 있는 ‘오이덩굴緜/ 면‘편부터 보자. 햇솜 緜(면)은 솜 綿(면)의 본자로, 이 편은 고공단보를 말하는 太王(태왕)으로부터 주나라 건국까지 연면히 이어진 천명을 노래했다고 한다. 처음 백성들이 생활한 沮漆(저칠)의 강가에서 동굴로 옮길 때까지 집이 없었다며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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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단보가 아침 일찍 말을 달려(古公亶父 來朝走馬/ 고공단보 내조주마), 서쪽 물가를 따라 기산 아래에 이르시니(率西水滸 至于岐下/ 솔서수호 지우기하), 여기서 강녀와 함께 집터를 살피셨네(爰及姜女 聿來胥宇/ 원급강녀 율래서우).‘ 姜女(강녀)는 태왕비 太姜(태강)인데 여기서 터전을 잡아 주나라 기원이 됐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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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의 구절이 인용된 ‘맹자’의 梁惠王(양혜왕) 편에는 齊(제)나라 宣王(선왕)과의 대화에 나온다. 당시 제후들은 국가의 권력을 장악하여 부국강병을 추진했고, 맹자는 어진 정치를 행해야 백성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다고 주장하여 간극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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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왕이 仁政(인정)을 실천하려니 단점이 있다며 ‘과인은 나쁜 버릇이 있으니 여색을 좋아하는 것입니다(寡人有疾 寡人好色/ 과인유질 과인호색)’라 말해도 맹자는 꿋꿋하다. ‘옛날 태왕도 색을 좋아해 왕비를 사랑했습니다(昔者大王好色 愛厥妃/ 석자태왕호색 애궐비)’ 하며 시경의 위 구절을 든다. 여기서 大는 클 태, 궐비는 물론 왕비 태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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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여자를 사랑한다는 好色(호색)을 선왕이 말했는데 맹자는 태왕을 들며 좋게 해석한다. 당시에는 결혼을 못한 노처녀와 노총각이 없이 모두 배필이 있었으므로 왕이 여색을 좋아하더라도 백성과 함께 천륜을 즐기는 것이니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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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탕한 호색이 아닌 건전한 남녀 간의 사랑을 말했다. 태왕의 호색을 좋은 의미로 본 맹자에 따라 왕비와 함께 사는 곳을 둘러봤다는 이 성어는 새살림을 차리거나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확장됐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