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여행
떠나면 만난다
그것이 무엇이건
떠나면 만나게 된다
잔뜩 찌푸린 날씨이거나
속잎을 열고 나오는 새벽 파도이거나
내가 있건 없건 스쳐갈
스카프 두른 바람이거나
모래톱에 떠밀려온 조개껍질이거나
조개껍질처럼 뽀얀 낱말이거나
아직은 만나지 못한 무언가를
떠나면 만난다
섬 마을을 찾아가는 뱃고동 소리이거나
흘러간 유행가 가락이거나
여가수의 목에 달라붙은
애절한 슬픔이거나
사각봉투에 담아 보낸 연정이거나
소주 한 잔 건넬 줄 아는
텁텁한 인정이거나
머리카락 쓸어 넘기는 여인이야
못 만나더라도
떠나면 만난다
방구석에서 결코 만날 수 없는 무언가를
떠나면 만나게 된다
산허리에 뭉게구름 피어오르고
은사시나무 잎새들
배를 뒤집는 여름날
혼자면 어떻고
여럿이면 또 어떤가?
배낭 매고 기차 타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볼 일이다
-손광세 ‘여행’-
여행
여행
인생은 기차여행과 같습니다.
역들이 있고,
경로도 바뀌고,
사고도 발생합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
이 기차에 타게되며
차표를 끊어주는 분은
부모님입니다.
우리는 부모님들이
항상 우리와 함께
이 기차를 타고
여행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렇지만 부모님들은
우리를 남겨두고
어느 역에서 내려 버립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다른 승객들이 기차에 오르며
이들 중 많은 이들이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우리의 형제 자매들,
친구들, 자녀들 그리고
우리가 인생에서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많은 이들이 여행 중에 하차하여
우리 인생에 영원한 공허를 남깁니다.
많은 사람들은 소리도 없이 사라지기에
우리는 그들이 언제
기차에서 내렸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이 기차여행은 기쁨과 슬픔,
환상, 기대, 만남과 작별과 이별로
가득 차 있습니다.
좋은 여행이란,
우리와 동행하는 승객들을
돕고 사랑하며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여행이 편안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될것입니다.
-‘보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