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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17일 일요일

탐부순재貪夫徇財 - 탐욕스런 자는 재물로 목숨을 잃는다.

탐부순재貪夫徇財 - 탐욕스런 자는 재물로 목숨을 잃는다.

탐부순재(貪夫徇財) - 탐욕스런 자는 재물로 목숨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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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낼 탐(貝/4) 지아비 부(大/1) 부릴 순(彳/6) 재물 재(貝/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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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욕심에 대해 깨우치는 동서양의 격언은 수도 없다. 그만큼 적으면 적은 대로 그보다 더, 많으면 많은 대로 더 위에 채울 욕심이 끝이 없다. 하지만 재물이 많아질수록 잃는 것 또한 많다. 어디까지나 가득하면 손실을 초래하고, 줄이면 이익을 얻는다는 滿招損 謙受益(만초손 겸수익)은 아득한 옛날부터 변하지 않는 교훈이다. 재물이 많으면 어진 사람은 그 뜻을 잃고, 어리석은 사람은 과오를 키운다고 했다. 욕심은 눈을 어둡게 하고, 스스로의 무덤을 판다는데 재산 늘리다가 잘못 생명까지 잃게 되면 어리석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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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탐욕이 많은 자(貪夫)는 재물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徇財)는 이 성어도 한 가지 더한다. 부릴 徇(순)은 ‘돌다, 거느리다’란 뜻 외에 ‘따라죽다’란 의미가 있다. 중국 漢(한)나라 초기 문필가이자 최연소 박사였던 賈誼(가의, 기원전 200~168)의 작품 ‘鵩鳥賦(복조부)’에서 사용된 후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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鵩은 부엉이 복. 賈生(가생)이라고도 불린 가의는 어릴 때부터 시서에 뛰어나 文帝(문제)의 총애를 받았다. 젊은 나이로 예악과 법도 제정에 뛰어난 식견을 발휘하며 황제를 보필하다 중신들의 시기를 받아 長沙(장사) 지역의 태수로 좌천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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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의가 장사에 부임한지 3년이 지났을 무렵 부엉이가 한 마리 날아 들어와 방석에 앉았다. 들새가 방안에 들어오니 주인은 어디로 갈지 부엉이에게 물어보는 형식의 부를 지었다. 만물이 변하고 그 변화는 끝이 없으며 화와 복은 돌고 돌아 운명은 알 수 없다며 읊는 중간 부분에 성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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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스런 사람은 재물로 인해서 죽고, 열사는 명예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법(貪夫徇財兮 烈士徇名/ 탐부순재혜 열사순명), 권세를 과시하는 자는 권세 때문에 죽고, 평범한 자는 삶에만 매달리네(夸者死權兮 品庶馮生/ 과자사권혜 품서풍생).’ 夸는 자랑할 誇(과)와 같다. ‘史記(사기)’의 屈原賈生(굴원가생) 열전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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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의는 통일제국 秦(진)의 쇠망한 원인을 밝힌 過秦論(과진론)과 新書(신서) 10권을 남겼지만 33세라는 짧은 나이에 일생을 마쳤다. 자기가 태부로 있던 태자가 낙마한 뒤 죽자 죄책감에 시달렸다. 가의가 재물에, 벼슬에 연연하지 않아 명성이 후세에 남았다. 만족할 줄 모르는 보통의 생활인들은 오늘도 아등바등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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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경쟁도 양심껏 순리에 맞아야 하건만 평생 다 쓰지도 못할 재산을 갖춘 재벌들도 상속 다툼에 눈이 벌겋다. 다 갖춘 뒤 잃을 것은 생명뿐인데 그 전에 베풀 곳은 많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