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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8일 월요일

비익연리比翼連理 - 비익조와 연리지, 화목한 부부나 남녀관계를 비유하는 말

비익연리比翼連理 - 비익조와 연리지, 화목한 부부나 남녀관계를 비유하는 말

비익연리(比翼連理) - 비익조와 연리지, 화목한 부부나 남녀관계를 비유하는 말

견줄 비(比/0) 날개 익(羽/11) 이을 련(辶/7) 다스릴 리(玉/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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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의 새 比翼鳥(비익조)는 암수가 눈과 날개가 하나뿐이어서 짝을 짓지 않으면 날지 못한다고 한다. 이와는 달리 두 나무의 가지가 맞닿아 서로 붙어 있는 連理枝(연리지)는 종종 볼 수 있다. 비익조는 암수 한 쌍이 합쳐야만 양 옆을 제대로 볼 수 있고 날 수가 있으니 항상 같이 다니는 부부 사이의 정을 비유하는 말이 되었다. 연리지는 뿌리가 달라도 서로 엉켜 한 나무처럼 자랐으니 부부애가 진한 것을 나타냈다. 이 둘을 합쳐 된 比翼連理(비익연리)야 말로 부부 금실琴瑟이 그 이상 좋을 수가 없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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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唐(당)나라의 白居易(백거이, 772~846)는 樂天(낙천)이란 자로 더 잘 알려진 中唐(중당) 시기의 시인이다. 중당은 당제국이 전성기를 지나 혼란을 거쳐 변혁을 보인 756년에서 835년 사이를 말한다. 호가 香山居士(향산거사)인 백낙천의 시는 쉬우면서도 글이 매끄러워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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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반영하고 모순을 고발하는 新樂府(신악부)에도 힘썼지만 서정에도 뛰어나 장편 명작을 남겼다. 이 중 ‘長恨歌(장한가)’는 전체가 4장에 120행이나 되는 장편 서사시로 6대 황제 玄宗(현종)과 4대 미인에 드는 楊貴妃(양귀비)의 비련을 그렸다. 마지막 장에 비익과 연리를 합친 표현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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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을 보자. ‘칠월칠일 칠석날 장생전에서 밤중 아무도 없는 곳에서 속삭일 때(七月七日長生殿 夜半無人私語時/ 칠월칠일장생전 야반무인사어시), 하늘에선 날개 붙은 두 마리 새가 되고 땅에선 가지 붙은 두 나무 되길 원하네(在天願作比翼鳥 在地願爲連理枝/ 재천원작비익조 재지원위연리지), 높은 하늘 아득한 땅 다할 때가 있건만 이 슬픈 사랑의 한 다랄 날 없으리라(天長地久有時盡 此恨綿綿無絶期/ 천장지구유시진 차한면면무절기).’ 실제 漢(한)의 武帝(무제)와 李夫人(이부인)를 표현했어도 현종과 양귀비를 나타내는 구절이 많이 나온다. 시가 길고 쉽지는 않아도 어린이도 알 수 있는 노래(童子解吟長恨曲/ 동자해음장한곡)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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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라 할 정도로 수명이 늘어난 오늘날은 실제 백년을 같이 살며 즐거워하고(百年偕樂/ 백년해락), 같이 늙어 죽어서도 한 곳에 묻히기(偕老同穴/ 해로동혈) 원하던 부부가 줄어드는 듯하다. 젊은 사람들의 이혼이 늘어난 것 못지않게 黃昏離婚(황혼이혼)도 늘어나는 추세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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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사정이 있겠지만 오랜 세월 동안 더 많이 함께 한 희로애락을 소중히 여긴다면 달리 생각할 수 있다. 새도 나무도 떨어지지 않으려는데 조금만 더 상대를 이해하고 입장을 바꿔서도 생각해 볼 일이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