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8일 화요일

소중한 벗에게 띄우는 편지

소중한 벗에게 띄우는 편지

소중한 벗에게 띄우는 편지

몸은 비록 멀리 있지만

마음으로 가까운

그리운 벗을 떠올리며

이 글을 씁니다

백 년도 채 못 사는

오직 한 번뿐인 인생길에

서로 어깨를 기대고 의지하며

고단한 인생 여정을 동행할 벗이

있음은 작은 기쁨입니다

온 갖 이기와 탐욕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나만이 뒤지는 것 같은

초조와 불안으로

숨조차 크게 쉬지 못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기계처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어쩌면 목적지 없는

인생의 항해와도 같습니다

가끔 자신을 뒤돌아보고

삶의 이유와 의미를 되새기며

영혼의 양식을 먹고 살아야

참으로 사람답게 사는 삶이 아닐까요

우리는 인생이란 화첩에

매일의 그림을 새롭게 그려갑니다

한 번 잘 못 그린 인생의 그림은

지우고 다시 그릴 수 없기에

매일의 그림을 사랑과 정성으로

곱게 그려가야 합니다

모래알처럼 수없이 많은 사람 중에

영혼의 양식을 주고받을 수 있는

아름다운 인연의 벗 하나 있어

그와 더불어 인생의 그림을

함께 그려갈 수 있다면

이 또한 세상을 살아가며 얻는

또 하나의 행복이 아닐는지요

올바른 삶의 길을 밝혀주는

마음의 등대처럼

서로 보탬이 되고 도움을 주며

아름다운 사랑과 우정으로 동행하는

소중한 벗에게 이 글을 띄웁니다

- 박현희 -

언제 삶이 위기 아닌 적 있었던가

언제 삶이 위기 아닌 적 있었던가

언제 삶이 위기 아닌 적 있었던가

껴입을수록 추워지는 것은

시간과 세월뿐이다

돌의 냉혹, 바람의 칼날,

그것이 삶의 내용이거니

생의 질량 속에 발을 담그면

몸 전체가 잠기는 이 숨막힘

설탕 한 숟갈의 회유에도 글썽이는 날은

이미 내가 잔혹 앞에 무릎 꿇은 날이다

슬픔이 언제 신음 소릴 낸 적 있었던가

고통이 언제 뼈를 드러낸 적 있었던가

목조계단처럼 쿵쿵거리는,

이미 내 친구가 된 고통들

그러나 결코 위기가 우리를

패망시키지는 못한다

내려칠수록

날카로워지는 대장간의 쇠처럼

매질은 따가울수록

생을 단련시키는 채찍이 된다

이것은 결코 수식이 아니니

고통이 끼니라고

말하는 나를 욕하지 말라

누군들 근심의 힘으로 밥 먹고

수심의 디딤돌을 딛고 생을 건너간다

아무도

보료 위에 누워 위기를 말하지 말라

위기의 삶만이 꽃피는 삶이므로

-이기철-

바람의 언덕에서

바람의 언덕에서

바람의 언덕에서

생을 사랑한다는 것은 바람 속을 걷는 일이다

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로,

흔들리는 갈대의 몸짓으로

장대비 같은 폭우 속에서

휘 적이는 날개의 젖은 모습으로

가끔은

태풍에 쓰러진 잣나무의 굽은 등으로

때로는 해일이 스쳐 간

잔해 위에 아이의 울음으로

비틀 되는 바람속의 숨 가쁜 걸음걸음들

한 때, 모국어도 바람에

쓸려갔다 되돌아오지 않았든가

민초에서,

천하의 진시황도 떠난 것은 바람이다

심산유곡 산새로 지저귀는 것도,

바위 틈새 해풍을 먹고 사는 것도

한 잎 출렁이는 이파리같이

인연의 물결 따라 밀려왔다 밀려간다.

우리 모두 냉정한 바람에 실려 가는 구름 구름들이다

이래 스치고 저래 스치는 구름 구름들

이래 스치고 저래 스치는 바람, 바람들

저 하얗게 질색하는 절벽 밑 바위를 봐라

멋지고 잘 생긴 수석의 볼을 “철썩, 때리고도

그것도 모자라 흰 거품을 물고 사방을 흩트리며

성난 용의 몸부림처럼 꿈틀대며 달려드는 파도

이 세상의 바람으로 생기는 일이다

우리 모두 바람 앞에 돌아가는 언덕에

풍차일 뿐이다

-신승희-

꽃 떨어져 밟힐때

꽃 떨어져 밟힐때

꽃 떨어져 밟힐때

꽃 떨어져 밟히는 그 짧은 사이

한 사람의 생애가 왔다가

간다.

바람은

몸 안에 새소리 하나 심어놓고

살구꽃 진 언덕을

남루뿐인 한 생애가

비틀거리며 올라가는 동안

시간은 잠깐

우물에 비친 바람소리 같다.

내가 너를 안을 때

내 안의 우주가 미묘하게 떨리듯

꽃 한 송이 벌어질 때

하늘로 난 창문 하나 열리듯

너는 없지만

그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

울던 사람들이 눈물을 닦고

꽃 떨어져 밟히는 길을

손 모으며 걸어갈 때

자신을 쏜 암살자를 향해

합장하며 쓰러지던

마하트마 간디처럼

세상의 슬픔 속에 우린

따뜻한 미소 하나 심을 수가 있을까?

-김재진-

여보 비가와요

여보 비가와요

여보 비가와요

아침에 창을 열었다

여보! 비가 와요

무심히 빗줄기를 보며 던지던

가벼운 말들이 그립다

오늘은 하늘이 너무 고와요

혼잣말 같은 혼잣말이 아닌

그저 그렇고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소한 일상용어들을

안아 볼을 대고 싶다

너무 거칠었던 격분

너무 뜨거웠던 적의

우리들 가슴을 누르던

바위 같은 무겁고 치열한 싸움은

녹아 사라지고

가슴을 울렁거리며

입이 근질근질 하고 싶은 말은

작고 하찮은

날씨 이야기 식탁 위의 이야기

국이 싱거워요?

밥 더 줘요?

뭐 그런 이야기

발끝에서 타고 올라와

가슴 안에서 쾅하고 울려오는

삶 속의 돌다리 같은 소중한 말

안고 비비고 입술 대고 싶은

시시하고 말도 아닌 그 말들에게

나보다 먼저 아침밥

한 숟가락 떠 먹이고 싶다

-신달자-

첫 마디

첫 마디

첫 마디

한 유명한 수도원이 있었습니다. 수도자가 좀더 영적인 깊은 체험을 하기 위해 이 수도원을 찾았습니다. 이 수도원은 원칙은 침묵 수행동안 2년간 말을 하지 않아야 했습니다.

2년이 지나면 단 두마디의 할 수 있는 말을 허용되었습니다. 이 수도자는 2년 동안 말을 하지 않고, 침묵 수행하겠다고 다짐하고 수행에 들어갔습니다.

2년이 지난 후, 수도원장은 수도자에게 격려하며 하고 싶은 두마디의 말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수도사는 말했습니다. "음식이 나빠요"

그리고 다시 2년간의 서언을 하고 다시 침묵 수행에 들어갔습니다. 2년이 지나고 다시 두 마디를 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그러자 그는 "침대가 딱딱해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곤 곧바로 다시 2년간의 침묵 수행에 또 들어갔습니다. 마침내 2년이 지나 그는 다시 두 마디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보따리를 싸들고 수도원장에게 가서

"이제 그만두겠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수도원장이 말했습니다. 이제껏 수년간 고된 수행을 하면서 자네가 깨달은 것이라고는 부정적인 생각과 불평하는 말밖에 없으니 견딜 수 없는게 맞지 그럴 바에는 차라리 그만 두는게 나을듯 싶네."

-유대인의 탈무드에서-

우리는 일어나서 어떤 말을 제일 먼저 내뱉게 됩니까? 처음 만난 사람에게, 한주를 시작하는 첫날에, 한달은 시작하는 초 하루에, 늘상 좋은 말을 가려서 하면 좋은 운을 불러 옵니다.

긍정적인 말은 긍정적인 행동의 결과를 가져옵니다. 말은 그사람의 생각을 반영합니다. 운도 여러번 하게되면 관록과 경력이 됩니다.

"

-세상의 모든 이야기 중에서-

"

민들레 우체국

민들레 우체국

민들레 우체국

어떤 사연은 무거워서

강물에 내려놓고

또 어떤 사연은

두근거려 산비탈을 넘지 못합니다

그대가 꽃의 마음을

물어물어 편지 한 장 원한다면

어머니에게 보내는 안부는

장독대 근처에 놓아두겠습니다

아버지의 삽자루가 꽂혀 있는

논둑에도 내려놓겠습니다

먼데서 가끔 달을 볼지도 모를

누이의 뒤란도 노랗게 밝혀야겠지요

사랑은 마른 논에 논물 들 듯

천천히 적시는 것이라고 쓴 편지는

더 오래 더 먼 기슭까지 보냅니다

차마 전하지 못한 편지들은

누군가의 안부를 기다리는 이의

간절한 담벼락에 내려놓겠습니다

봄이 끝나기 전에 어느 눈 밝은 이가

꺼내보겠지요

누가 펴 봐도

노랗게 웃을 얼굴을 기억하며

홀씨 하나하나의 안부를 섬깁니다

-허영숙-

행복 이어가기 / 윤보영

행복 이어가기 / 윤보영

행복 이어가기 / 윤보영

아침 일찍 창문을 열었습니다

맑은 하늘이 보이고

새소리가 들립니다

기분 좋게 일상을 펼쳤습니다

행복이 넘쳐 포장까지 했습니다.

파랑새가 살았습니다

이곳저곳에 행복을 나누어 주는 새!

나에게 찾아 왔습니다

함께 행복을 나누어 주자고 했습니다

행복한 표정을 보여 주는 것

이게 파랑새였나 봅니다.

행복해 지고 싶으면

마음에 꽃을 담아 보세요

담은 꽃송이에

좋아하는 사람 이름을 적어 보세요

꽃처럼 활짝 웃어 보세요

웃는 지금이 행복일 테니까.

웃을 수 있는 것이 행복입니까

기분 좋은 것이 행복입니까

둘 다 행복입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그대 생각하는 지금도 행복입니다

제일 큰 행복입니다.

행복이 무엇일까

궁금하세요?

그러면 저처럼 웃어보세요

웃는 지금이 행복이라는 것을

쉽게 알 테니까요

지금처럼

지금 저처럼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사랑은 고통입니다.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던 것들을

우리 손으로 허물기를 몇번

육신을 지탱하는 일 때문에

마음과는 따로 가는

다른 많은 것들 때문에

어둠 속에서 울부짖으며

뉘우쳤던 허물들을

또다시 되풀이하는

연약한 인간이기를 몇 번

바위 위에 흔들리는

대추나무 그림자 같은

우리의 심사와

불어오는 바람 같은

깨끗한 별빛 사이에서

가난한 몸들을 끌고 가기 위해

많은 날을 고통 속에서

아파하는 일입니다.

사랑은 건널 수 없는 강을

서로의 사이에 흐르게 하거나

가라지풀 가득한

돌 자갈밭을 그 앞에 놓아두고

끊임없이 피 흘리게 합니다.

풀잎 하나가

스쳐도 살을 비히고

돌 하나를 밟아도

맨살이 갈라지는 거친 벌판을

우리 손으로 마르지 않게

적시며 가는 길 입니다.

그러나 사랑 때문에

깨끗이 괴로워해본 사람은 압니다.

수없이 제 눈물로

제 살을 씻으며

맑은 아픔을

가져보았던 사람은 압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고통까지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런 것들을 피하지 않고

간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서로 살며

사랑하는 일도 그렇고

우리가 이 세상을

사랑하는 일도 그러합니다.

사랑은 우리가 우리 몸으로

선택한 고통입니다.

-도종환-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세상 단 하나뿐인

당신이기에

나는 당신을 사랑 합니다.

어느가을날

낙엽 수북하던 거리에서

내손을잡고 행복해하던

당신이기에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어느 비오던날

내마음을 아프게해

쏟아지던 눈물과 비로

내모습을 초라하게 만들었던

당신이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며 함께 울었던

당신이기에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자꾸만 세상살이에 지쳐

포기하려던 나에게

못난사람이라고 모질게 모라쳐

날일으켜 세우던

당신이기에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세상에 모래알보다 많은사람

그중에 당신보다 예쁘고 착한사람

없진 않겠지만

내가 알고있는 당신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당신이기에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런 당신이기에

나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유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