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너무 외롭지 말기를
그대, 너무 외롭지 말기를
그런 날이 있다.
외로운 섬처럼 한없이 우울하고 싶은 날,
스스로를 외로움의 끝으로 몰아넣어
어디 하나 기댈 곳 없는 날,
이유도 모른 채 피어나는 외로움이기에
누구에게 털어놓지도,
위로받을 수도 없는 날.
그런 날이면 우울함을 벗 삼아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이 시간은 때로 삶의 단비가 되기도 한다.
너무 많은 관계들이 버거워서,
먹고 살기 위해 짊어진 짐이 무거워서
숨고 싶은 순간이 필요한 것이리라.
그러고 보면 섬은 늘 제자리였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살다가 죽는 인생의 시간보다
훨씬 더 오래도록 한자리에서 버텨 왔다.
섬은 한결같이 그 자리를 지키며
자유롭게 떠다니는 구름이나 날씨에 따라
수만 가지 표정을 짓는 바다가 부러웠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섬은 스스로를 지켰다.
혼자만의 외로움을 즐기면서도
다가오는 바람과 바다에게 자신을 내어 주면서.
스스로의 자리를 지키는 일,
외롭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며
온전히 나의 감정을 받아들이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일은 중요하다.
외로움으로 인해
또 다른 무언가를 얻을 수도 있고
우울한 내 모습을 보며
새로운 날을 계획할 수도 있으니까.
다만, 너무 외롭지 말기를
스스로 대견해하기를
그 자리에 버티고 서 있는 것만으로도
삶을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이기에.
-전승환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