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 있더라
그런 날 있더라
뜨거운 커피 한 잔
두 손 가득 감싸도
마음에 한기가 느껴지는 날
복잡한 거리에서 갈 길 잃고
두리번거리는 날
코미디 영화를 보는데도
주르르 눈물이 흘러
마지막까지 객석에 남은 날
그런 날 꼭 있더라
소주 한잔 마시려고
단골 포장마차에 갔는데
자리가 없어 되돌아온 날
처진 어깨 보이기 싫어
어두운 골목길로 황급히 숨은 날
슬픈 것도
불행한 것도
외로운 것도 아닌데
마음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허전함이 묻어나는 날
친구야
오늘이 그런 날인 거 같아
이상하지?
-조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