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5일 금요일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1. 물색(物色)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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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색(物色)은 원래 한자말이다. 글자 뜻 그대로 풀이하면 물건의 빛깔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그런 뜻이 아니다. 물색이란 말은 본래 옛날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駟馬(사마)에서 나왔다. 영화 <벤허>를 보면 유명한 마차 경주 장면이 나온다. 벤허가 몬 수레는 흰 말 네 마리가 끌고, 멧살라가 몬 수레는 검은 말 네 마리가 끌었다. 이렇게 한 수레를 끄는 네 마리 말은 색깔이 같아야 한다. 만일 검은 말, 누런 말, 흰 말, 점박이 말 등으로 뒤섞여 마차를 몬다면 영 보기가 흉할 것이다. 또 네 마리 말 중에 세 마리는 힘이 펄펄 넘치는 젊은 말인데, 한 마리는 늙어 힘없는 말이라면 수레는 그 한 마리 말 때문에 얼마 못 가서 뒤집히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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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수레를 모는 사람은 무엇보다 빛깔도 같고 힘도 비슷한 말 네 마리를 찾아야만 한다. 이 때 빛깔이 같은 말을 색마(色馬)라 하고, 힘이 같은 말을 물마(物馬)라고 하였다. 그래서 물색이란 말은 힘도 비슷하고 빛깔도 같은 네 마리 말을 잘 고르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그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오늘날 많은 것 중에서 꼭 알맞은 물건 또는 사람을 고른다.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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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짐작(斟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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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작(斟酌)도 한자말이다. 대개 어림잡아 헤아려 보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짐작(斟酌)이란 글자는 술을 따르는 행동에서 나왔다. 짐(斟)은 술잔에 넘치지 않게 따르는 것을 말하고, 작(酌)은 흘러넘치도록 많이 따른 것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가장 좋은 것은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도록 알맞게 따르는 것이다. 여기서 어떤 일을 할 때 되풀이해서 따져 보고 꼼꼼히 살펴서 가장 알맞은 것을 골라 결정하는 것을 두고 짐작이라고 하게 되었다. 술을 알맞게 따르듯, 가장 적절한 것을 골라 결정하는 것이 짐작이다. 또는, 짐(斟)을 안이 보이지 않는 술병으로 해석하여 술을 따를 때 도대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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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 있을 줄은 짐작도 못했어!’

‘내 짐작에 그는 지금쯤 집에 도착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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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위의 예문에서는 짐작이란 말이 원래 의미와는 조금 다르게 쓰이고 있다. 즉, ‘짐작’이 생각이란 말과 거의 비슷한 의미로 쓰이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원래 의미가 잊히면서 생활 속에서 관용적으로 쓰이다 보면, 이렇게 뜻이 달라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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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