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2일 금요일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실제로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는 재미있는 근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말의 근원을 알면 그 말의 뜻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때로는 그 나라의 역사와 고유한 문화가 말 속에 배어 있어서 말 뿐만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데도 크게 도움이 된다.

1. 감쪽같다

꾸민 일이나 고친 물건이 조금도 티가 나지 않는 경우 ‘감쪽같다’는 말을 쓴다. 이 말은 원래 곶감의 쪽을 먹는 것과 같이 날쌔게 한다는 데서 유래된 말이다. 곶감의 쪽은 달고 맛이 있기 때문에 누가 와서 빼앗아 먹거나 나누어 달라고 할까 봐 빨리 먹을 뿐만 아니라, 말끔히 흔적도 없이 다 먹어 치운다. 이런 뜻이 번형 되어 일을 빨리 하거나 흔적을 남기지 않고 처리할 때 감쪽같다는 말이 쓰이게 된 것이다.

2. 거덜나다

조선시대 때에 궁중의 말과 마굿간을 관리하던 사복시(司僕寺)라는 관청이 있었다. 거덜은 사복시의 하인을 말하는데, 궁중에서 높은 사람이 행차할 때 큰소리로 길을 비키라고 사람들을 몰아세우다 보니 자연히 우쭐거리며 몸을 흔들고 거덜먹 거리며 다니게 되었다. 그래서 잘난 체 거드름 피우는 것을 "거덜먹 거리다"라고 하게 되었다. 이렇게 우쭐거리며 거덜먹 거리고, 잘난 체 하다가 밑천을 홀랑 들어먹는 것을 ‘거덜나다’라고 하게 되었다.

3. 갈매기살

고깃집에 가면 여러 부위의 고기 중에 ‘갈매기살’이라는 고기가 있다. 이 갈매기살은 바다에 날아다니는 ‘갈매기’의 고기가 아니다. 이것은 돼지 내장의 한 부위, 즉 ‘횡격막(橫膈膜)’에 붙어 있는 고기이다. ‘횡격막’은 포유류의 배와 가슴 사이에 있는 근육성의 막인데 수축과 이완을 거듭하면서 폐의 호흡 운동을 돕는다. 이 ‘횡격막’을 우리말로는 ‘가로막’이라고 한다. 뱃속을 가로로 막고 있는 막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가로막’에 붙어 있는 살을 ‘가로막살’ 또는 ‘안창고기’라고 한다.

이 ‘갈매기살’이라는 명칭은 ‘가로막살’이라는 본래의 명칭에서 변형되어 나온 것이다. 먼저, ‘가로막살’이 ‘가로마기살’로 변하였다. 다음으로 ‘가로마기살’이 ‘가로매기살’로 변하였다. 이어서 ‘가로매기살’이 ‘갈매기살’로 변하였다. 이러한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단지 ‘가로매기’가 ‘갈매기’와 비슷한 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로매기’의 어원을 잘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것과 음이 비슷한 ‘갈매기’를 연상하여 그것과 연계해서 엉뚱하게 만들어낸 단어가 ‘갈매기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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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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