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6일 화요일

목지절야필통두木之折也必通蠹 - 나무가 부러지는 것은 좀 벌레가 갉아먹었기 때문이다.

목지절야필통두木之折也必通蠹 - 나무가 부러지는 것은 좀 벌레가 갉아먹었기 때문이다.

목지절야필통두(木之折也必通蠹) - 나무가 부러지는 것은 좀 벌레가 갉아먹었기 때문이다.

나무 목(木/0) 갈 지(丿/3) 꺾을 절(扌/4) 이끼 야(乙/2) 반드시 필(心/1) 통할 통(辶/7) 좀 두(虫/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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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는 千里之行 始於足下(천리지행 시어족하)라 하여 무슨 일이나 시작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마무리는 더욱 중요하다. 구백구십 아홉 걸음을 갔더라도 한 걸음이 모자라 일을 완성하지 못하면 앞의 노력은 헛수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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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에 재 뿌리기’란 말과 같이 조그만 부주의로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적절한 비유의 성어도 많다. 마지막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라 산을 쌓다가 와르르 무너지는 功虧一簣(공휴일궤, 虧는 이지러질 휴, 簣는 삼태기 궤)가 그렇고, 커다란 둑이 개미구멍에 의해 무너지는 堤潰蟻穴(제궤의혈)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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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하기 전의 마지막 정성이 중요한 것과 같이 이루고 난 뒤에도 조그만 원인에 와해될 수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단단한 나무가 부러지는 것은(木之折也) 반드시 좀 벌레가 속을 파먹었기 때문(必通蠹)이란 쉬운 비유가 ‘韓非子(한비자)’의 亡徵(망징)편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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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法家(법가)의 대표 韓非(한비)는 공을 들여 건국한 나라가 사소한 잘못을 방치하다 망하는 징조를 마흔일곱 가지나 예로 든다. 군주와 신하, 경제나 군사, 외교, 사회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놓치기 쉬운 일을 들면서 사소한 조짐을 잘 관찰하고 법에 의해 그것을 막아야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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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어가 나오는 부분을 보자. ‘나무가 부러지는 것은 반드시 좀 벌레가 파먹었기 때문이고(木之折也必通蠹/ 목지절야필통두), 담장이 무너지는 것은 반드시 틈이 생겼기 때문이다(牆之壞也必通隙/ 장지괴야필통극).’ 그러면서 나무에 벌레가 먹거나 담장에 벌레가 생겼다 하더라도 강풍이나 폭우가 내리지 않으면 유지할 수 있지만 그것을 간파한 나라가 쳐들어오면 무너지고 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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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잘 대비하고 잘못된 점은 고쳐야 튼튼해진다는 이야기다. 前漢(전한)의 劉安(유안)이 저술한 ‘淮南子(회남자)’에도 비슷한 구절이 나온다. ‘담이 무너지는 것은 조그만 틈새에서 비롯되고, 칼이 부러지는 것은 반드시 빠진 날에서이다(牆之壞也於隙 劍之折必有齧/ 장지괴야어극 검지절필유설).’ 齧은 깨물 설. 人間訓(인간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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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는 또한 五蠹(오두)편에서 나무나 곡식을 갉아먹는 다섯 가지 좀 벌레는 五賊(오적)과 같이 나라를 갉아먹어 황폐하게 하는 사람들을 지칭했다. 힘에 의하거나 권력 등을 동원하여 서민들의 고혈을 빠는 사람들이다. 우리에게는 이런 좀 벌레들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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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드러나는 이런 범죄인들 말고도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세금을, 모자라면 빚으로 흥청망청 쓰는 공직자들은 더하다. 선인들이 힘겹게 쌓아올려 세계 10위권 경제국으로 살게 된 나라다. 小隙沈舟(소극침주)라 했다. 커다란 배가 작은 틈으로 스며드는 물에 의해 가라앉는 일은 없어야 되겠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