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30일 토요일

천지망아天之亡我 - 하늘이 나를 망하게 했다,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

천지망아天之亡我 - 하늘이 나를 망하게 했다,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

천지망아(天之亡我) - 하늘이 나를 망하게 했다,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

하늘 천(大/1) 갈 지(丿/3) 망할 망(亠/1) 나 아(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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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만약 현인들에게 과오가 없었다면 어리석은 자들은 온통 절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현명한 자들도 잘못할 수 있다. 다만 일이 잘못 되었을 때 ‘잘 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이라며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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孔子(공자)님 말씀도 있다. ‘군자는 허물을 자신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허물을 남에게서 구한다(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군자구저기 소인구저인).’ 산을 뽑는 장수였지만 군자는 되지 못한 項羽(항우)는 자신이 전투에 진다는 것이 결코 믿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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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중국을 통일한 秦始皇(진시황)의 혹정으로 각지에서 제후들을 중심으로 한 반란이 일어났다. 출신도 명문인데다 용맹스럽기가 천하제일인 항우는 농민의 아들로 불량배와 어울려 다니는 劉邦(유방)과는 상대가 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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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5년 가까이 펼치는 楚漢(초한)전쟁은 항우가 연전연승했다. 하지만 자신감이 넘친 항우가 주변의 조언을 무시하다가 垓下(해하)의 전투에서 참패하고 밤을 틈타 겨우 포위망을 뚫었다. 800여 기병으로 도주하던 항우는 늪에 빠져 烏江(오강)에 이르렀을 때는 26명만이 남았다. 최후를 직감한 항우는 이렇게 망하는 것이 하늘 탓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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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는 칠십여 차례의 전투에서 모두 이겨 마침내 천하를 소유했다면서 부르짖는다. ‘지금 이렇게 곤경에 처한 것은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려는 것이지, 결코 내가 잘못 싸운 것이 아니다(然今卒困於此 此天之亡我 非戰之罪也/ 연금졸곤어차 차천지망아 비전지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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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는 남은 부하들에게 자기가 잘못 싸운 죄가 아닌 것을 보여준다면서 마지막으로 분전하다 중과부적으로 31세의 목숨을 다했다.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최후의 결전은 영웅다웠다. ‘史記(사기)’ 항우본기에 실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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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내 탓이오’ 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이 드문데 특히 남에게만 돌리는 집단이 있다. 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 선량이란 사람들이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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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써 하는 공방이 주업이긴 하지만 상대의 잘못은 針小棒大(침소봉대)하고 자신의 잘못은 아예 없다. 조금이라도 인정하면 바로 패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국정은 한정 없이 표류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