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화위지橘化爲枳 – 강남의 귤이 강북에선 탱자가 된다, 환경에 따라 바뀐다.
귤화위지(橘化爲枳) – 강남의 귤이 강북에선 탱자가 된다, 환경에 따라 바뀐다.
귤 귤(木/12) 될 화(匕/2) 하 위(爪/8) 탱자 지(木/5)
孟子(맹자)의 어머니가 처음 공동묘지에서 장터 근처로, 서당 옆으로 이사를 한 것은 어린 맹자가 주변에서 본 것을 자꾸 흉내 내기 때문이었다. 아들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찾아 훌륭하게 키우기 위한 三遷之敎(삼천지교)는 사람에게 끼치는 환경의 중요성을 말할 때 우선적으로 내세우는 성어다.
환경이 인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환경을 만든다고 큰소리치는 사람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주변의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다. 먹을 가까이 하면 자신도 검어진다는 近墨者黑(근묵자흑)이나 죽죽 곧은 삼밭에 있으면 원래 구불구불 자라는 쑥이 붙들어주지 않아도 곧게 된다는 蓬生麻中(봉생마중)은 나쁜 환경과 좋은 환경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강남에서 자라던 귤을 강북으로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이 말도 주위 환경에 따라 결과가 바뀐다는 의미다. 江南種橘 江北爲枳(강남종귤 강북위지)를 줄여 南橘北枳(남귤북지)라고도 한다. 春秋時代(춘추시대) 齊(제)나라의 晏嬰(안영)은 관중과 함께 가장 뛰어난 명재상으로 꼽혀 晏子(안자)라고도 불린다.
근검절약을 실천하고 세 임금을 모시며 어떤 상황에서도 충간을 서슴지 않아 단신이었지만 거인으로 모두에게 우러름을 받았다. 어느 해 안영이 楚(초)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되었다. 안영이 지모가 뛰어나다는 소문을 들은 靈王(영왕)이 시험하기 위해 첫 만남에서 제나라에는 사람이 없는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작은 키를 놀리는 것을 알고 안영은 보잘것없는 나라에 사신을 보낼 때는 작은 사람을 보낸다고 받았다.
연회 자리에서 한 관리가 도둑을 끌고 와 제나라 사람이라 하자 영왕은 그 나라에는 모두 도둑질을 하는지 물었다. 안영이 대답한다. ‘귤이 회남에서 나면 귤이 되지만, 회북에서 자라면 탱자가 된다고 들었습니다. 잎은 서로 비슷하지만 그 과실의 맛은 다릅니다(聞之 橘生淮南則爲橘 生於淮北爲枳 葉徒相似 其實味不同/ 문지 귤생회남즉위귤 생어회북위지 엽도상사 기실미부동).’ 제나라에선 바른 사람도 초나라로 오면 도둑질을 하게 된다는 일침이었다. ‘晏子春秋(안자춘추)’에 실린 이야기다.
오늘날의 孟母(맹모)는 자식을 위해서 좋은 환경으로 이사를 해주고 싶어도 높은 부동산 값으로 어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학군을 위한 환경을 찾아서이지만 이런 맹모는 칭송을 받기보다 지탄을 받는다. / 글 : 안병화(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