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열흘 동안 붉은 꽃은 없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열흘 동안 붉은 꽃은 없다.
꽃 화(艹/4) 없을 무(灬/8) 열 십(十/ ) 날 일(日/0) 붉을 홍(糸/3)
꽃이 필 때 가장 아름다움을 뽐낼 시기가 있다. 하지만 그 절정의 화사함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없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잘 나가는 전성기는 누구나 한 번 쯤은 있다. 그 시기가 곧 지나갈 줄을 모르고 기고만장하는 사람이 더 많지만 말이다. 우리 속담 ‘열흘 붉은 꽃은 없다’와 같이 ‘봄꽃도 한 때’란 말도 일상에 흔히 쓰이는데 부귀영화란 일시적인 것이어서 그 한 때가 지나면 그만이라는 것을 깨우친다.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고 한 번 성한 것이 얼마 못 가서 반드시 쇠하여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말의 쓰임이 워낙 여러 곳에 통용될 수 있어서인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어디서 먼저 사용되었는지는 뚜렷하지 않다. 처음은 아니라도 굳이 사용된 곳을 찾는다면 南宋(남송) 때의 학자이자 애국시인으로 南宋四大家(남송사대가)에 포함되는 楊萬里(양만리, 1127~1206)의 시가 있다. ‘그저 꽃이 피어야 열흘을 못 넘긴다고 하지만, 이 꽃만은 날도 없고 봄바람도 필요없다네(只道花無十日紅 此花無日無春風/ 지도화무십일홍 차화무일무춘풍)’라며 月季花(월계화)를 읊었다. 월계화는 야생장미의 일종으로 사시사철 핀다고 한다.
이런 무리한 예 말고 더 친숙하게 사용되는 대구가 있다. ‘사람의 좋은 일과 붉은 꽃의 아름다움은 열흘을 넘지 못한다(人無十日好 花無十日紅/ 인무십일호 화무십일홍)’는 말과 함께 ‘달도 차면 기우는 법, 권력이 좋다한들 10년을 채우지 못한다(月滿則虧 權不十年/ 월만즉휴 권불십년)’라고 멋지게 이어진다. 虧는 이지러질 휴.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초기의 대중가요 ‘노랫가락 차차차’가 저절로 떠오를 것이다.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은 못 노나니/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라’ 하며 흥을 돋운 가수 황정자의 노래였다.
잘 가노라 닫지 말라고 했지만 자기만은 예외라고 거들먹거리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유사한 성어는 부지기수다. 몇 가지만 들면 樂極生悲(낙극생비), 物極則衰(물극즉쇠), 物壯則老(물장즉로), 盛者必衰(성자필쇠) 등이다. / 제공 : 안병화 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