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1. 양말
우리가 늘 신고 다니는 ‘양말’을 우리말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로는 한자어이다. 원래 버선을 한자로 ‘말(襪)’ 이라고 했다. 그런데 서양에서 버선과 비슷한 것이 들어오니까 버선을 뜻하는 ‘말’에 ‘서양 양(洋)’ 자를 붙여서 ‘양말’이라고 하였다. 즉 서양에서 들어온 버선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 서양에서 들어왔다고 해서 ‘서양 양(洋)’자를 붙여서 만든 단어들이 꽤 많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양철, 양동이, 양은, 양재기(서양도자기), 양화점, 양장점, 양복점, 양담배, 양상추, 양식, 양주, 양초, 양파 등이 있다.
2. 바람, 구름, 햇볕
우리 조상들은 바람도 계절에 따라 구분했고, 바람의 이름도 강하고 약하게 부는 것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불렀다. 살바람은 좁은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찬바람, 더운 여름이 지나고 초가을에 선들선들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건들바람이라 한다. 겨울철에 문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바람은 몹시 세고 차다. 황소의 콧구멍에서 나오는 센 숨소리처럼 거센 바람이라는 뜻으로 황소바람이라고 한다. 칼바람은 날카로운 칼에 베인 것처럼 바람이 아주 차고 매섭다는 뜻으로 몹시 매섭고 독한 바람이다. 서쪽에서 불어오는 서풍을 하늬바람이라고 불렀고, 마파람은 남쪽에서 불어오는 남풍을 가리키는 말인데, ‘마’는 뱃사람들 말로 ‘남쪽’을 가리킨다.
우리 조상들은 하늘을 보며 날씨를 살펴 농사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햇볕에 관한 우리말도 무척 다양하다. 조각하늘은 구름이 온통 덮인 가운데서 드문드문 빠끔히 보이는 하늘을 가리키는 말이다. 잔뜩 낀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작은 조각들처럼 보인다는 뜻이다. ‘돋을볕’은 아침에 동쪽하늘에 해가 솟아오를 때의 따뜻한 햇볕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여우볕은 비나 눈이 오는 날 잠깐 났다가 숨어 버리는 볕이다. 영리하고 민첩해서 금방 눈앞에 나타났다가 이내 사라져 버리는 여우의 성격을 빗대어 만든 말이다. 볕뉘는 작은 틈을 통해 잠시 비치는 햇볕이나 그늘진 곳에 미치는 작은 햇볕의 기운을 뜻한다. 그런 햇볕은 매우 소중하고 따사롭다. 그래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보살핌이나 보호를 뜻하기도 한다.
푸른 하늘에 떠 있는 구름도 여러 가지 모양이다. 푸른 하늘에 높이 떠 있는 새털 같은 하얀 줄무늬 모양의 구름은 새털구름이다. 날씨가 맑다가 흐려질 때 나타나는 구름으로 ‘권운(卷雲)’이라고도 한다. 면사포구름은 온 하늘을 뒤덮은 엷고 흰 구름으로, 결혼하는 신부의 새하얀 면사포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권층운’이라고도 하는데, 주로 비 오기 전에 많이 나타난다. 비늘구름은 높은 하늘에 그늘이 없는 희고 작은 구름 덩이가 촘촘히 흩어져 있는 구름이다. 작은 구름 덩이들이 마치 물고기의 비늘 같아 보이는 이 구름은 ‘권적운’이라고 불리며 비가 오기 전에 나타난다. 양떼구름은 ‘고적운(高積雲)’이라고 하는데, 높은 하늘에 크고 둥글둥글하게 덩어리진 구름으로 꼭 뭉실뭉실한 양털이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