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밀복검口蜜腹劍 - 입에는 꿀 바른 듯 배 속에는 칼이 있다.
구밀복검(口蜜腹劍) - 입에는 꿀 바른 듯 배 속에는 칼이 있다.
\xa0입 구(口/0) 꿀 밀(虫/8) 배 복(肉/9) 칼 검(刂/13)
입술에 꿀 바른 듯 달콤하게 말을 하는 사람은 일단 경계 대상이다. 말로는 친한듯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칼날을 품고 있듯이 해칠 생각이 있음을 뜻하는 말이다. ‘웃고 뺨친다’나 ‘등치고 간 내먹다’ 같은 똑 같은 뜻의 속담도 있다. 북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처형할 때 나열한 죄상 중 겉으로는 복종하는 척하면서 속으론 딴마음을 품는다는 뜻의 陽奉陰違(양봉음위)도 유사성어 중의 하나로 유명해졌다.
\xa0口蜜腹劍은 중국 간신 중에서도 이름 높은 唐(당)나라 때의 李林甫(이임보)에게서 비롯된 말이다. 당 玄宗(현종)은 초기에 민생을 안정시키고 국방을 든든히 하여 ‘開元之治(개원지치)‘로 칭송받았다. 그러나 만년 楊貴妃(양귀비)와 사랑에 빠진 뒤부터는 권신 이임보에게 국정을 일임해 버렸다. 음험하고 아부에 능했던 이임보는 조정의 권세를 마음대로 휘두르며 자기의 자리를 위협하는 충신들을 교묘한 방법으로 없애거나 그렇지 않으면 멀리 지방으로 내쫓았다. 하지만 당하는 사람들은 연유도 몰랐다.
이임보가 정적을 제거할 때는 한껏 상대방을 추어세운 다음 뒤통수를 치는 음험한 수법을 썼기 때문이다. 그래서 ’十八史略(십팔사략)‘이나 ’自治通鑑(자치통감)‘ 등의 관련 조에는 이렇게 이임보를 평가한다. ’현명한 사람을 미워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질투하여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배척하고 억누르는 성격이 음험한 사람이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입에는 꿀이 있고 배에는 칼이 있다고 말했다(妬賢嫉能 排抑勝己 性陰險 人以爲口有蜜腹有劍/ 투현질능 배억승기 성음험 인이위구유밀복유검).‘ 19년 동안 전횡한 이임보가 죽은 뒤 재상이 된 楊國忠(양국충)이 그 죄상을 밝히자 현종은 그때서야 생전의 관직을 박탈하고 剖棺斬屍(부관참시)의 극형에 처했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