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이鳳伊 김선달 3편
■봉이(鳳伊) 김선달 3편
가장 유명한 일화로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김선달은 어느 날 한양에서 욕심 많은 부자 상인이 온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실로 기상천외한 사기극을 연출한다. 김선달은 대동강가 나눗터에서 사대부집에 물을 길어다 주는 물장수들을 데리고 주막에 가서 얼큰하게 한잔을 사면서 “내일부터 물을 지고 갈 때마다 내게 한닢 씩 던져주게나” 하면서 동전 몇 닢씩을 물장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이튿날 의관을 정제하고 평양성 동문을 지나는 길목에서 의젓하게 앉아서 물장수들이 물을 지고 가면서 주는 엽전을 헛기침을 하면서 점잖게 받고 있었다. 엽전을 내지 못한 물장수가 선달로부터 호되게 야단을 맞기도 했다. 이를 본 한양 사람들은 대동강물이 선달 것인데 물장수들이 물 값을 내지 못하게 되자, 호되게 야단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사람들이 내일부터는 밀린 물 값까지 다 지불하여야 한다고 엽전준비에 야단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한양 상인들은 이처럼 쉽게 돈을 버는 장사가 너무나 부러웠다. 그래서 그 강물을 사기 위해 김선달을 주막으로 모시게 된다. 술잔이 오가고 흥정이 시작되었다. 선달은 조상대대로 내려온 것이므로 조상님께 면목이 없어 못 팔겠다고 버티면서 이를 물려줄 자식이 없음을 한탄까지 하였다. 한양상인들은 집요하게 흥정을 했다. 처음에는 천냥부터 시작하여 결국 4천냥에 낙찰되었다. 4천냥이면 당시 황소 60마리를 살 수 있는 돈이었다. 선달은 못내 팔기가 아까운 듯 도장 찍기를 주저했다. 그러자 안달이 난 상인들이 졸라대면서 결국 계약이 체결되었다. 이쯤 되면 희대의 전문 사기꾼임에 틀림없다. 이후 상인들은 대동강 물세를 거두려다가 물을 퍼가던 사람들한테 몰매를 맞았다고 전해진다.
사기행위의 진수를 보여준 일명 ‘대동강 매매’ 사건으로 인해 김선달은 다른 설화의 주인공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황해도에서 전래되는 김선달설화에는 그가 대동강뿐만 아니라 대동강변의 오리 떼까지 팔아치웠다는 이야기도 있다.
김선달은 어수룩한 시골 부자에게 대동강에 있는 오리를 팔아먹기로 했다. 김선달은 겨울날 시골 부자를 대동강 변에 데려간 다음 물 위에서 놀고 있는 수천 마리의 오리를 가리키며 “저 오리들은 다 내가 기르고 있는데 길이 잘 들어서 내 말을 잘 듣는다.”라고 말했다. 이윽고 오리가 날아갈 만한 시간에 지팡이를 번쩍 드니 오리 떼가 일제히 하늘로 날아올랐다. 잠시 후 지팡이를 아래로 내리니 오리 떼가 모두 물가에 내려앉았다. 그러자 시골 부자는 감탄하면서 김선달에게 거금을 주고 오리 떼를 사들였다. 며칠 후 시골 부자가 대동강 변에 나와 보니 오리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이 놈들이 대체 어디로 갔을까?” 하면서 사방으로 찾으려 다녔고, 지금까지도 찾으러 다닌다나 어쩐다나.........
- 4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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