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1. 주책스럽다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가리지 못하는 사람에게 ‘주책맞다’ 또는 ‘주책스럽다’ 고 한다. 그리고 이런 실수가 거듭되면 ‘주책바가지’라고 부른다. 흔히들 술에 취해 실수할 때가 많으므로 주책을 주책(酒責),\xa0즉 ‘술의 책임’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 주책은 주착(主着)에서 나온 말이다. 자신의 주관이나 뚜렷한 주장이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xa0주책맞다 또는\xa0주책스럽다는 바른 표현이 아니고, 주책없다고 해야 맞는 표현이다. 주책없이 그저 남을 따라하거나, 남 하자는 대로 하게 되면\xa0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고, 실속 없이 손해를 보기도 한다. 그러므로 사람은 주책이 있어야 한다.
",2. 이 정도는 약과
이 말은 ‘쉽다’ ‘별거 아니다’ 라는 의미로 주로 쓰이고 있다. 여기에서 ‘약과’는 제사상에 올리거나 간식으로 먹는 전통 과자를 말한다. 약과는 부드럽고 딱딱하지 않아서 먹기 쉽기 때문에 ‘그까짓 거 별거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을 때 쓰인다. 또 다른 유래도 있다. 약과는 조선시대에 귀한 음식이었고, 뇌물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점점 부정부패가 심해지면서 뇌물의 품목이 더욱 비싸고 귀한 걸로 바뀌면서 금은보화나 산삼, 녹용 등의 진귀한 물건들이 많아지면서 ‘약과’는 인기품목에서 멀어지게 되었다.그래서 하인들조차 “에이! 이건 약과네~~” 하면서 별거 아닌 것으로 취급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정도는 약과지’는 ‘별거 아니다’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3. 호주머니(胡주머니)
우리의 전통 옷 한복(韓服)에는 주머니가 없다. 주머니가 달린 옷은 장돌뱅이나 장사치들이 주로 입었다. 그래서 양반들이 입던 전통 옷에는 손을 넣는 데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어떤 물건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단지 손을 감추기 위한 공간으로 쓰이므로 무엇을 담을 수 있게 막혀있지 않고 트여있었다. 그래서 물건을 담을 수 있도록 따로 독립된 ‘주머니’를 달고 다녔다. 오늘날의 작은 손가방이라고 할 수 있는 ‘염낭’ 혹은 ‘귀주머니’ 등이 있었다. 그런데 만주에 살고 있던 오랑캐 호족(胡族)들의 옷에는 주머니가 많이 달려 있었다. 그들은 전투를 좋아하는 호전(好戰)적인 종족으로서, 전쟁이나 수렵을 하려면 많은 소도구들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호족들의 옷에 주머니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것을 보고 그것을 ‘호족들의 주머니’라는 뜻으로 ‘호(胡)주머니’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개화기에 외국인들이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양복이 들어오고, 우리도 주머니가 있는 옷을 널리 입게 되었다.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