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0일 수요일

서하지통西河之痛 -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아픔

서하지통西河之痛 -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아픔

서하지통(西河之痛) -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아픔

서녘 서(襾/0) 물 하(氵/5) 갈 지(丿/3) 아플 통(疒/7)

\xa0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아픈 심정을 나타내는 말로 慘慽(참척)을 흔히 쓴다. 훈은 참혹할 참, 근심할 척으로 단순해도 그 고통을 당한 부모는 음식을 먹지도, 잠을 잘 수도 없는 극한의 고통을 견뎌야하는 斷腸(단장)의 아픔 속에 산다. 그래서 평생 자식을 가슴에 묻고 산다고 한다.

\xa0

부모가 돌아가시면 天崩(천붕)이라 한다. 옛날 임금이 세상을 떠났을 때 지칭하던 말이었다가 부모상을 당했을 때도 쓰게 됐다. 하늘이 무너지는 부모의 별세보다 애끊는 자식의 죽음이 더 아프다는 것은 효의 문제로 설명할 수 없다.

\xa0

西河之痛은 서하에서의 아픔이란 말로 공자의 제자인 子夏(자하)가 서하에 있을 때 자식을 잃고 너무 슬피 운 나머지 눈이 멀었다는 고사에서 딴 말이다. 참척보다 더 큰 고통이다. 喪明之痛(상명지통)이라고도 한다. ‘史記(사기)’ 仲尼弟子(중니제자)열전에 간단히 언급되고 ‘禮記(예기)’ 檀弓上(단궁상)에 상세히 실렸다.

\xa0

공자의 뛰어난 제자 孔門十哲(공문십철)의 한 사람인 자하는 ‘論語(논어)’에도 심심찮게 등장할 정도로 학문이 깊었다. 서하에서 제자들을 길렀고 魏文侯(위문후)도 스승으로 섬겼다고 한다. 자하가 자식의 상을 당한 뒤 너무 슬퍼하다가 그만 시력을 잃었다.

\xa0

공자의 제자 曾子(증자)가 문상하러 가서 벗이 시력을 잃으면 곡을 한다며 곡을 했다. 자하가 울며 하늘에게 죄가 없다고 하자 증자가 꾸짖는다.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공자로 생각해도 가만있었고, 부모가 가셨을 때보다 더 애통해했고, 아들 죽었다고 시력까지 잃었으니 큰 죄를 지었다는 것이다.\xa0세월호 침몰 참사가 일어난 지 9년이 되었다.

생때같은 아이들을 보낸 부모의 西河之痛은 아물어지기는커녕 더 깊어만 가게 해서야 되겠는가.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