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창소인臧倉小人 - 장창이란 소인, 몰래 중상하거나 이간질하는 아첨꾼
장창소인(臧倉小人) - 장창이란 소인, 몰래 중상하거나 이간질하는 아첨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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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자리에 앉은 상관이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아랫사람이 전하는 말을 잘 판단하는 일이다. 옳은 말을 아무리 강조해도 귀에 거슬린다고 배척하면 발전이 없다. 윗사람의 성향을 꿰뚫고 있는 부하들이 달콤한 말만 늘어놓거나 속마음은 숨기고 아부하는 사람이 득시글거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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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는 덜하다고 해도 어떤 일을 자의로 판단하거나 사실을 왜곡하여 높은 사람을 잘못 인도했다고 영원히 욕먹는 사람이 있다. 모시는 임금이 만나려고 하는 孟子(맹자)를 온갖 구실로 막은 臧倉(장창)이란 신하인데 小人(소인)의 대명사가 됐다. ‘맹자’의 梁惠王(양혜왕) 下篇(하편)에서 비롯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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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에 널리 알려진 맹자를 각국의 군주들이 서로 만나고 싶어 했다. 魯(노)나라의 平公(평공)도 맹자의 제자 樂正子(악정자)를 통해 접견일정을 잡고 행선지를 말하지 않은 채 수레를 준비시켰다. 평공의 총애를 받는 장창이 뒤늦게 알고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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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 사람이라는 맹자가 어머니 장례를 아버지보다 성대하게 치렀다면서 왕이 몸을 낮추어 찾아 간다는 것은 옳은 처신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실제 맹자는 유년기에 아버지가 돌아 가셨기에 가정 형편상 예법에 의한 장례를 치르지 못했다. 평공은 장창의 말대로 맹자를 만나러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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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정자가 스승을 찾아 말했다. ‘제가 왕께 말하여 만나러오려 했으나(克告於君 君爲來見也/ 극고어군 군위래견야), 총신 장창이 만류하여 오지 못했습니다(嬖人有臧倉者沮君 君是以不果來也/ 폐인유장창자저군 군시이불과래야).’ 克(극)은 성실하고 선한 제자 악정자의 이름이고, 嬖는 사랑할 폐, 아부하여 임금의 신임을 받는 嬖臣(폐신)이나 동성애를 말하는 斷袖之嬖(단수지폐)라 할 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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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사정을 들은 맹자가 임금을 만나지 못한 것은 사람의 힘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하늘의 뜻이라 받아들였지만 속 좁게 판단한 평공보다 엉뚱한 정보를 제공한 장창이 폐신으로 비난받는다. 소인배뿐만 아니라 남을 중상하거나 이간질하는 모략꾼의 대명사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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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헐뜯는 장창이 ‘三國志演義(삼국지연의)’에는 孔子(공자)를 낮잡아 본 陽貨(양화)와 함께 쓴 성어로도 나온다. 曹操(조조)가 인재로 발탁한 禰衡(예형, 禰는 아버지사당 예)이 막무가내로 행동하여 자신을 모욕하자 잔치 때의 북치기를 시켰다. 예형이 천하명사를 북이나 치게 한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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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양화가 공자를 업신여기고, 장창이 맹자를 헐뜯는 것과 같다(是猶陽貨輕仲尼 臧倉毀孟子耳/ 시유양화경중니 장창훼맹자이).’ 남을 깎아내리는 간신이나 아첨배는 예나 지금이나 욕을 먹는다. 하지만 귀에 쏙 드는 말만 받아들이고 여러 의견을 들어 밝게 판단하는 능력을 갖지 못한 윗사람은 더 나쁘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