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1. 레지
젊은 사람들에게는 낯선 단어일지 모르지만, 연세가 드신 분들은 ‘다방’ 이라는 장소와 거기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을 가리키는 ‘레지’ 라는 단어를 잘 알고 있을 터이다. 이 ‘레지’에 대해서 영어의 ‘lady’ 가 ‘레지’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으로 영어의 register(등록하다)에서 온 말이다. ‘레지스터’가 줄여진 ‘레지’는 일본사람들이 ‘카운터’ 또는 ‘카운터에서 계산하는 사람’으로 사용하는 단어이다. 그 말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그대로 다방에서 요금을 계산하는 사람 또는 요금을 계산하는 곳이라는 의미로 쓰이게 된다. 과거 다방에서 주로 카운터에서 요금을 계산하는 사람이 주로 여자이다 보니, 다방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까지도 ‘레지’라는 말로 확대해서 쓰이게 된 것으로 보인다.
2. 돌팔이
‘돌팔이’의 사전적 의미는 ‘전문 지식이나 기술 없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사람’이다. ‘돌팔이’는 ‘돌다’ 와 ‘팔다’ 의 합성어이다. 그리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지는 않는데 ‘돌팔이’가 쓰인 예로 ‘돌팔이 글방’이란 것이 있다. 어린 아이들을 모아 놓고 자격도 별로 없는 사람이 가르치는 글방을 말하며, 본래 ‘돈팔이 글방’이었다고 한다. ‘돈팔이’란 학문이나 기술을 본분으로 하지 않고 오로지 돈벌이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을 지칭한다. 이런 연유에서 ‘돌팔이’는 가짜나 엉터리를 뜻하는 말로 그 의미가 확대되어 사용되게 되었다. 돌팔이 무당, 돌팔이 의사 등의 말이 여기서 비롯한 것이다.
3. 백일장(白日場)
‘한글날 기념 백일장’ 이라는 말을 학창시절 자주 들은 기억이 있다. 보통 글짓기대회를 할 때 쓰이는 말인데, 왜 ‘백일장’이라고 할까? 글짓기와 어떤 관계가 있는 말일까?
조선시대에 유생들의 학업을 장려하기 위해 각 지방 유생들을 모아 시문(詩文)짓기를 겨루던 행사가 있었다. 뜻 맞는 사람들끼리 달밤에 모여 친목을 도모하고 시재(詩才)를 겨루어보는 망월장(望月場:밤에 달을 바라보며 열림)과 그와는 대조적으로 대낮에 백일하(白日下: 밝은 태양 아래)에 시재를 겨루는 백일장(白日場)의 두 종류가 있었다. 옛날 관리의 등용문이던 과거 시험이 후자(後者)인 백일하에 이루어지던 백일장(白日場)이었으므로, 오늘날 전문 직업작가가 아닌 일반인이나 학생들이 모여 글짓기 대회로 시재(詩才)를 겨루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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