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1. 안달복달
별것도 아닌 일에 공연히 속을 태우며 조급하게 굴고, 스스로를 조급하게 몰아치는 것을 ‘안달복달’ 이라고 한다. ‘안달’은 동사 ‘안달다’의 어간이 그대로 명사로 굳어진 것이다. ‘안달다’는 명사 ‘안’과 동사 ‘달다’가 결합된 구성인데, ‘안’은 ‘內’의 뜻으로 ‘안달다’에서는 ‘속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달다’는 ‘안타깝거나 조마조마하여 마음이 몹시 조급해지다’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 ‘단단한 물체가 열로 몹시 뜨거워지다’의 ‘달다’에서 온 것이다. 그러므로 ‘안달다’는 ‘속마음이 타서 몹시 조급해지다’가 된다. 우리는 현재 ‘안달다’ 대신 ‘안달’에 접미사 ‘-하다’가 결합된 ‘안달하다’를 많이 쓰고 있다. ‘안달’을 강조해서 말할 때 ‘복달’을 결합해 ‘안달복달’이라 한다. 여기서 ‘복달’은 본래 ‘눈치코치’에서 ‘-코치’와 같이 단순히 운(韻)을 맞추기 위한 첩어 요소인데, 굳이 첩어 요소로 ‘복달’을 취한 것은 안달을 심하게 하여 조급하게 볶아친다는 의미를 가지기 위함이다. 그래서 ‘안달복달’은 ‘안달’을 단순히 강조하는 의미를 넘어 ‘안달하며 볶아치는 일’로 재해석된다.
2. 미봉책(彌縫策)과 고육책(苦肉策)
말이나 행동에 문제가 있으면 바로잡아 고쳐야 한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슬쩍 넘어가서는 발전이 없다. 또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서 다시는 그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문제가 있는데도 대충 덮어놓고 지나가고, 그때그때 때워 넘기면 나중에는 겉잡을 수없이 문제가 커질 수도 있다. 이렇게 임시변통 식의 문제 해결 방식을 미봉책(彌縫策)이라 한다. 미봉(彌縫)이란 옷감의 터진 부분을 깁고 꿰매는 것을 말한다.
미봉(彌縫)이란 말은 원래 나쁜 뜻이 아니다. 춘추 시대 정(鄭)나라 장공(莊公)이 주(周)나라 환왕(桓王)과 싸울 때 둥근 진을 벌여 놓고 전차를 앞세우고 보병을 뒤따르게 하였다. 그런데 둘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어 일부 병력을 보내 그 사이를 채우게 하였다. 이것을 두고 미봉책(彌縫策), 즉 터진 부분을 메우는 계책이라고 하였다. 이 미봉책을 써서 수적 열세를 딛고 환왕의 군대를 물리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미봉책이라는 말은 본질적인 문제를 덮어둔 채 그때그때 눈가림 식의 해결로 대충대충 넘어가는 태도를 나무라는 부정적인 의미가 크다. 미봉책으로는 당장의 위기를 모면할 수는 있지만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고육책(苦肉策)이라는 말도 있다. 고(苦)는 쓰다 또는 괴롭다는 뜻이고, 육(肉)은 고기 또는 살을 말한다. 말 그대로 육체를 괴롭게 하는 계책이다. 《삼국지》의 적벽대전(赤壁大戰)에서 오나라 주유(周瑜) 진영이 조조(曹操)의 백만 대군과 싸울 때였다. 주유 진영의 황개(黃蓋)라는 장수가 조조에게 가혹한 고문을 받은 뒤 일부러 거짓으로 항복하여 신임을 얻었다. 황개는 조조에게 배를 묶게 하는 계략을 써서 마침내 오나라가 화공(火攻)으로 전쟁에 이기도록 하였다. 이렇듯 어떤 큰일을 이루기 위해 괴로움이나 손해를 감수하면서 쓰는 계책을 고육책(苦肉策)이라고 한다.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