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부익빈損富益貧 - 부자의 것을 덜어 가난한 사람에 더하다.
손부익빈(損富益貧) - 부자의 것을 덜어 가난한 사람에 더하다.
덜 손(扌/10) 부자 부(宀/9) 더할 익(皿/5) 가난할 빈(貝/4)
\xa0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있었다. 미천한 집안이나 변변하지 못한 부모에게서 훌륭한 인물이 나왔다. 그런데 이 말이 점차 사그라지고 있다. 富(부)나 권력이 있는 집에서 자식 대에까지 모든 면에서 유리하게 이어져 계층 이동이 줄었기 때문이다. 부모의 교육수준과 소득에 따라 자녀의 진학률과 직장 소득이 높아진다는 조사도 있었다.
\xa0
돈이 돈을 벌고 가난이 대를 이어 빈부의 격차가 커지면 사회는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부자에게서 부를 덜어내어(損富) 가난한 계층에게 더 많이 돌아가게 하는(益貧) 복지에 신경을 쓰게 된다.
\xa0
‘周易(주역)’의 益卦(익괘)에 ‘損上益下 民說无疆(손상익하 민열무강/ 위를 덜어서 아래에 보태주면 백성들이 끝없이 기뻐한다, 說은 말씀 설 또는 기쁠 열, 无는 없을 무, 疆은 지경 강)’란 구절이 나오는데 조선의 실학자 李瀷(이익)이 그것을 경제정책의 大綱(대강)으로 삼았다고 했다.
\xa0
정치 경제뿐 아니라 과학까지 모든 방면에 재능을 보여 正祖(정조)의 아낌을 받은 丁若鏞(정약용)은 ‘茶山詩文集(다산시문집)’ 田論(전론)에서 발전시켜 損富益貧을 주장한다. 토지의 균등한 분배 없이는 바르고 고운 세상은 올 수 없다고 하면서 토지의 국유화나 公田(공전)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 내용을 부분 요약하면 이렇다.
\xa0
‘하늘이 백성을 내어 그들을 위해 땅을 두고 먹고 살게 하고 군주와 牧民官(목민관)을 세워 부모로써 보호하며 골고루 살게 했다. 그런데 강한 자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더 차지하니 약한 자는 굶주린다. 이것을 보고만 있는 군주와 목민관은 잘 하고 있는가? 서둘러서 오직 부자의 것을 덜어내어 가난한 사람에게 보태도록(唯損富益貧) 힘쓰지 않으니 도리로써 임금을 섬기는 것이 아니다’고 꾸짖는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