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7일 목요일

◇ 엘리베이터 추락할 때 점프하면 살 수 있을까?

◇ 엘리베이터 추락할 때 점프하면 살 수 있을까?

◇ 엘리베이터 추락할 때 점프하면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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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엘리베이터 사고는 바로 추락 사고일 것이다.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추락하면서 바닥과 충돌하는 상상을 하곤 한다. 그러나 전문가는 세계적으로도 엘리베이터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흔히 일반 사람들이 말하는 추락 사고는 목적 층에 정지하지 않고, 지나쳐서 정지하게 되는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엘리베이터는 일반적으로 추락방지 시스템이 3단계로 이뤄져 있다. 추락방지 1단계는 브레이크, 2단계는 로프, 3단계는 비상정지 장치가 작동된다. 그럴 일은 거의 없지만, 만일 로프가 끊어진다면 로프에 연결된 스프링이 튀어나와 톱니에 걸리게 되고 엘리베이터가 그 자리에 멈추게 되는 비상 정지 장치가 작동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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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승강장 문을 강제로 연 탓에 승강로에 떨어져 추락하는 사례는 종종 있다. 층과 층 사이에 멈췄을 때 무리하게 빠져나가겠다고 강제로 문을 여는 경우에도 추락할 수 있다. 실제로 2014년 서울 송파구에서 20대 남성이 강제로 엘리베이터 문을 열다가 승강로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2017년 경남 창원시에서 술에 취한 남성들이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을 열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승강로 바닥에 추락했다면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와 충돌하여 2차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이럴 경우 엘리베이터 바닥 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용수철 모양인 완충기 아래 높이로 누우면 엘리베이터와의 부딪힘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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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가 안전장치 없이 바닥으로 추락하는 경우는 불가능하지만, 간혹 우리는 엘리베이터가 추락할 때 지면에 닿는 순간 점프하면 안전하지 않을까?하는 상상을 하곤 한다. 그러나 이는 옳지 않은 방법이다. 애초에 지면에 닿는 순간을 알고 점프를 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자유낙하하여 무중력 상태인 엘리베이터에서 점프를 하면 위로 솟구쳤다가 천장에 막혀 금세 떨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설령 지면에 닿는 순간 점프해서 바닥과 잠시 떨어진다 하더라도 조금 늦게 떨어질 뿐 엄청난 속도로 떨어지는 것은 변함이 없기에 사망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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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현명한 방법은 엘리베이터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있어야 한다. 바닥에 팔, 다리를 벌려 누워있으면 인체에 가해지는 충격이 분산돼 그나마 부상을 덜 입을 수 있다. 만약 가방 같은 것을 들고 엘리베이터에 탔다면 바닥과 충돌할 때 충격 완화를 위해 눕거나 엎드릴 때 머리 뒤쪽에 받혀주면 조금이라도 충격을 덜 받을 수 있다. 또는 양손으로 안전바를 잡고 두 다리를 살짝 접어 기마자세로 버티는 것도 생존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데일리-

◇ 유튜버 영향력이 높아짐에 따라 인기 유튜버의 TV 출연이 늘어나고 있다.

◇ 유튜버 영향력이 높아짐에 따라 인기 유튜버의 TV 출연이 늘어나고 있다.

◇ 유튜버 영향력이 높아짐에 따라 인기 유튜버의 TV 출연이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유튜버의 TV 출연은 대개 방송에 신선한 재미를 더하며 화제를 모았으나, 때아닌 논란을 불러일으켜 이목을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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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게스트로 출연한 유튜버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8월 31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유튜버 덕자가 출연, 고민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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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 구독자를 보유한 덕자는 이날 방송에서 인터넷 방송 시작 계기에 대해 "회사에서 거의 왕따를 당했었다. 트라우마가 생겨 더 이상 취업은 못 하겠고, 방송을 시작했다"고 고백하며 유튜버 수익, 사기를 당한 스토리 등을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그간 인터넷 방송으로만 익숙했던 인기 유튜버의 솔직한 모습과 굴곡진 인생사는 시청자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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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 출연한 유튜버 프리지아 역시 방송 출연으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등극, 화제의 중심에 섰다. 프리지아는 성형 고백부터 연예인에게 받은 대시 스토리까지 흥미로운 주제로 입담을 과시하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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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를 고정 게스트로 활용한 예능도 있다.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는 초통령 유튜버 헤이지니가 출연해 콘텐츠 제작사 직원들 이야기를 공개했다. 또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마켓에서는 먹방 유튜버 입짧은햇님이 고정 출연해 신스틸러로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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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유튜버들의 TV 출연은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재미까지 더하는 효과를 내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들의 활약이 예능 프로그램에 밝은 빛만 비춘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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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은 최근 방송에 출연했던 유튜버 카걸-피터 부부로 인해 논란에 휩싸였다. 카걸-피터 부부는 화려한 인맥과 재력을 활용한 콘텐츠로 무려 30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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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방송에서 테슬라 초기 투자자임을 주장하는가 하면,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마우리치오 콜비의 그림을 MC 유재석에게 선물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두 사람은 유튜브를 통해 해당 그림을 홍보했는데, 이 과정에서 유재석을 이용한 그림 홍보라는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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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카걸-피터 부부가 유튜브 콘텐츠 프로필과 내용을 속였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논란이 커졌고, 두 사람은 결국 사과의 뜻을 밝혔다.

\유퀴즈\ 제작진 역시 "의혹들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섭외와 촬영, 방송을 진행하게 된 점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사과하며 즉각 대처했으나, 이미 실망한 시청자의 마음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유튜버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일각에서는 유튜버도 이미 공인의 영역에 들어섰으며 이에 따른 막중한 책임감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TV와 디지털 플랫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시대이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유튜버는 자신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그리고 프로그램 제작진은 유튜버의 활용법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이다.

-뉴스엔-

笨 bèn

笨 bèn

笨 bèn

1. 어리석다 2. 서투르다 3. 둔하고 무겁다 4. 찰기가 없다

本来 běnlái

本来 běnlái

本来 běnlái

1. 본래 2. 원래 3. 응당 4. 당연히

◇ '설마 내가'·'감기겠지'..안일함이 가족·지인을 위협한다

◇ 설마 내가·감기겠지..안일함이 가족·지인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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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마 내가·감기겠지..안일함이 가족·지인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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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당국이 수그러들지 않는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하며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검사받도록 독려했다.

2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광주 한 식당에서 함께 식사한 일행 6명 중 5명이 최근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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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 조사 결과 상당수는 증상이 있는데도 감기겠거니 하고 지인들끼리 식사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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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감염이 퍼진 것으로 보이는 식사 후 길게는 2주 뒤에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방역은 더 어려워졌다.

이 모임에서는 지난달 27일 1명, 28일 1명에 이어 지난 1일 3명이 확진됐다.

식당까지 갈 때는 마스크를 썼더라도 식사 중 마스크를 벗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으로 방역 당국은 보고 있다.

당국은 증상이 있으면 즉각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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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이맘때 여름 감기를 앓았다라거나 기침을 하면 감기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코로나19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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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388명 가운데 195명(50.3%)이 무증상 환자로 집계된 상황에서 그나마 조기에 파악할 수 있는 절반가량의 유증상 환자를 통한 확산이 발생하면 당국으로서는 더 뼈아플 수밖에 없다.

당국은 가장 보편적인 발열, 인후통은 물론 미각·후각 저하, 복통이나 설사 등 장염 증상을 보여도 감염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향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은 "우선은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코로나19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는 인식에 따라 생활 방역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증상이 있으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최근 동선을 떠올리고, 무엇보다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 "어떤 의사를 고르시겠습니까?" 의사협회 홍보물 논란

◇ "어떤 의사를 고르시겠습니까?" 의사협회 홍보물 논란

◇ "어떤 의사를 고르시겠습니까?" 의사협회 홍보물 논란

"공부에 매진한 의사와 성적이 모자른 공공의대 의사. 어떤 의사를 고르시겠습니까?"

대한의사협회 산하 기관인 의료정책연구소가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공의대와 기존 의대 출신 의사를 비교하는 내용의 홍보물을 올렸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의료정책연구소는 "의사파업을 반대하시는 분들만 풀어보라"며 여러 가지 문제를 냈다. 첫 질문은 "당신의 생사를 판가름 지을 중요한 진단을 받아야 할 때, 의사를 고를 수 있다면 둘 중 누구를 선택하겠냐"는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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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으로는 매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학창시절 공부에 매진한 의사와 성적은 한참 모자르지만 그래도 의사가 되고 싶어 추천제로 입학한 공공의대 의사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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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질문에서는 "두 학생 중 나중에 의사가 돼 각각 다른 진단을 내렸다면 다음 중 누구 의견을 따르겠냐"고 묻고 \수능 성적으로 합격한 일반의대 학생\과 \시민단체장의 추천을 받아 시험을 치르지 않고 입학한 공공의대 학생\ 중 하나를 고르도록 했다.

이 외에 "환자가 많은 의대 병원에서 수많은 수술을 접하며 수련한 의사와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지방 공공의대에서 수술은 거의 접하지 못한 의사 중 누구에게 수술을 받길 원하냐"는 질문도 있었다.

이 같은 홍보물을 두고 SNS에서 비판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대다수는 해당 홍보물에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은 "어떤 의사라도 좋으니 만나기 위해 2~3시간씨 차를 타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니 공공의대 의사라도 공급하자는 거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공부 잘한 의사가 좋은 의사라는 논리는 어떻게 나오는 거냐. 엘리트주의에 찌든 콘텐츠를 보니 답이 안 나온다"(서****) "검정고시로 의대에 간들 무슨 상관이냐"(황****), "정 의심스러우면 국가고시 기준을 높여서 거르면 되는 거 아니냐"(박****)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는 "공공의대 관련 법안의 실제적인 문제들을 너무 잘 전달한다"(sa****)며 핵심 쟁점이 잘 드러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한국일보-

本 běn

本 běn

本 běn

1. 뿌리나 줄기 2. 근본 3. 본전 4. 중심의

◇ 청국장, 치즈가 프랑스 사람에게 고향의 맛이면 청국장은 한국 사람에게 고향의 향이다

◇ 청국장, 치즈가 프랑스 사람에게 고향의 맛이면 청국장은 한국 사람에게 고향의 향이다

◇ 청국장, 치즈가 프랑스 사람에게 고향의 맛이면 청국장은 한국 사람에게 고향의 향이다

프랑스 파리 공항에 도착했을 때 익숙하지 않은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 이유는 쉽게 알 수 있었다. 공항 라운지에서 한 젊은 부부가 유모차를 옆에 둔 채 바게트에 치즈를 껴서 먹고 있던 것이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희미한 마늘 냄새가 난다고 하기도 하고 또 누구는 달착지근한 조미료 향이 공기 중에 퍼져 있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 나라의 저 속살로 파고들면 분명히 청국장 냄새가 날 것이다. 고속도로가 아니라 국도변을 걸어 보면 안다. 그 길이 강원도라면 보이는 식당의 4할이 막국수집이요 나머지 6할이 청국장집이리라. 그곳에 들어가면 익숙한 모습을 한 아낙이 손님을 반기고 바쁘게 음식이 나온다. 된장찌개보다 깔끔하고 김치찌개보다 가벼운 청국장 맛은 어디를 가도 다르지 않고 그윽한 냄새는 어디를 가도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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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중림동 두메산골은 꼭 시골 국도변까지 가지 않더라도 청국장 맛을 볼 수 있다고 웅변이라도 하듯 서울역 지척에 있다. 외벽에 붙은 큰 간판과 잡다한 메뉴를 보면 시내의 흔한 밥집 같다. 그러나 안에 들어서면 눈을 감아도 느껴지는 그 향에 먹어야 할 음식이 하나로 수렴된다. 청국장을 시키면 이내 나이 든 사내가 윤이 나는 냄비에 청국장을 깔고 두부와 채소를 수북이 올려 내온다. 찬으로 가져온 무생채와 콩나물도 그 양이 상당하다. 여기에 상추와 김 가루를 가득 채운 대접도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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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균이 죽으니까 오래 끓이지 마세요"라는 조언 한마디를 남긴 사내를 뒤로하고 가스 버너의 불을 댕긴다. 금세 끓은 청국장을 국자로 푹푹 퍼서 대접에 담은 뒤 콩나물과 무생채, 김치를 넣고 쓱쓱 비벼 먹는다. 향은 쿰쿰하지만 입에서 감도는 맛은 개운하다. 그 맛 덕에 이것저것 섞어도 맛이 무겁거나 번잡하지 않다. 양볼 빵빵하게 밥을 먹고 있으면 사내가 또 한마디 거든다. "시골에서 먹듯이 청국장을 듬뿍듬뿍 넣어 드세요." 그 말이 끝나면 이 집이 나무 그늘 같고 기차 소리 멀리 들리는 논밭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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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시내로 들어오면 소공동에 사직골이 있다. 본래 사직동에서 사직분식이란 이름으로 영업하던 이 집은 재개발로 장소를 옮기며 이름도 바꿨다. 호젓한 사직동을 떠났어도 이 집을 지키는 사람은 그대로고 맛도 변함이 없다. 평일 점심이면 하얀 셔츠 입은 회사원 긴 줄이 늘어서고 주말이면 근처 백화점 직원들과 근처 공사장 인부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상 위에는 바삭한 김이 통째로 올라오고 시원한 김치와 새큼한 김치볶음, 고등어조림 같은 반찬이 모자라지 않게 빈 곳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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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슷하게 썬 파와 풋고추를 넣은 청국장이 큼지막한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오면 낮은 천장을 한 이 집에는 밥 먹는 소리만 들린다. 깔끔한 티를 내는 사람도 없고 식욕이 떨어져 보이는 이도 없다. 이 땅에서는 이런 음식을 먹는다고 소리 없이 외치듯 모두 고개를 숙인 채 소가 여물을 씹듯 청국장 그릇을 비운다. 여전히 맑은 눈으로 손님들에게 모자란 반찬을 채워 주는 주인장을 보면 그 맛의 배경이 무엇인지 가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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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오개 언덕을 넘어 합정동에 오면 좁은 도로를 끼고 콩청대(사진)가 있다. 이름대로 두부, 순두부, 콩국수, 청국장까지 콩으로 하는 거의 모든 요리를 내놓는 곳이다. 조리복을 차려입은 남편은 주방을 지키고 모든 손님에게 공손한 아내는 홀을 본다. 반찬부터 매콤한 순두부, 하얀 순두부 모두 빠지는 게 없지만 그 중 막 시작한 콩국수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정화수를 떠놓은 것처럼 무엇 하나 잡스러운 맛이 없는 콩물을 마셔보면 숨겨진 고수를 만난 듯 겸손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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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간 듯이 깎아지르는 맛의 콩국수와 달리 청국장은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처럼 순하고 둥글둥글하다. 순두부를 토핑처럼 올리고 담백하게 끓여낸 청국장에 밥을 비비고 그때그때 바뀌는 찬을 올린다. 우아 하고 감탄할 만한 음식은 아니다. 드문드문 씹히는 콩과 뭉근한 애호박 같은 것이 목구멍으로 넘어가고 비강을 통해 익숙한 냄새가 흘러든다. 세련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향기다. 그 속에는 범접할 수 없는 거만함도 누군가를 깔아뭉개는 위대함도 없다. 익숙하여 쉽게 잊고 마는 이 나라의 오래된 향내가 낮게 깔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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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 코로나 시대 가장 적합한 생태관광지, 경북 봉화

◇ 코로나 시대 가장 적합한 생태관광지, 경북 봉화

◇ 코로나 시대 가장 적합한 생태관광지, 경북 봉화

경북 내륙 최북단, 심심산골에 틀어박힌 봉화는 전국서 손꼽히는 청정 오지다. 어쩌면 봉화야말로 코로나 시대에 가장 적합한 생태 관광지라 할 만하다. 단지 인적 드문 오지여서가 아니다. 아시아 최대 수목원, 캠핑족이 특급호텔 뺨친다고 하는 휴양림이 봉화에 있다. 동화 같은 간이역을 만나는 정겨운 트레일(걷기여행길)도 있다.

▶ 백두대간수목원

국립 백두대간수목원은 한국관광공사가 꼽은 언택트(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들었다. 아시아 최대 규모 수목원답게 워낙 넓어서 사람에 치일 걱정이 없다. 2018년 5월 개장 당시에는 볼거리가 약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로부터 2년 3개월이 지났다. 식물이 제법 튼실하게 자랐고 전시원은 27개에서 33개로 늘었다.

방문자센터 앞 ‘커뮤니티 지구’에 볼거리가 많아졌다. 아이가 올라탈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수련이 사는 ‘수련 전시원’, 온갖 꽃을 무지개처럼 조경한 ‘무지개정원’ 등이 새로 생겼다. 수목원에서 가장 인기인 호랑이숲은 식구가 다섯으로 늘었다. 지난해 서울대공원에 살던 호랑이 남매 ‘도’와 ‘한’이 이사왔다. 적응 기간을 마치면 대중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호랑이숲 다음으로 많은 사람이 찾는 전시원은 ‘암석원’. 산 중턱을 걸으며 동강할미꽃·비로용담 같은 백두대간의 고산식물과 희귀식물을 볼 수 있다. 류우태 수목원 해설사는 “암석원 토양은 공기와 수분이 잘 통하도록 설계해 한라산과 울릉도의 자생식물도 잘 자란다”고 설명했다. 암석원 아래 야생화언덕은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었다. 언뜻 보면 라벤더 같은데, 한국 자생종인 털부처꽃이다.

▶ 시 읽는 무인 현동역

수목원을 나가면 작정하고 걸을 차례다. 봉화에는 ‘외씨버선길’이 있다. 외씨버선길은 경북 청송·영양·봉화, 강원도 영월을 잇는 240㎞ 길이의 대형 트레일인데, 이 중에서 73.2㎞ 구간이 봉화를 지난다. 인적 뜸한 마을 구석구석을 지나 저절로 비대면 걷기여행을 하게 된다.

봉화 구간인 8~10길 가운데 8길 ‘보부상길’이 흥미롭다. 춘양면사무소와 분천역을 잇는 18.5㎞ 코스다. 백두대간 협곡열차 ‘V-트레인’의 출발지인 분천역에서 걷기 시작하면 좋다. 2013년 V-트레인이 개통한 뒤, 분천역은 스위스 체르마트역과 자매결연을 하고 스위스 산장 분위기로 역사를 꾸몄다. 이듬해인 2014년 코레일과 봉화군은 분천역 일대를 아예 산타마을로 꾸몄다. 산골 간이역이 이색 관광지로 거듭났다.

분천역에서 낙동강을 따라 걷다 보니 곧은재로 접어들었다. 장여진 외씨버선길 사무국장이 “보부상이 간고등어나 소금, 쌀을 이고 오르던 언덕”이라고 설명했다. 곧은재를 너머 낙동강이 휘돌아 나가는 ‘배나드리’를 지나 또 다른 기차역에 다다랐다. 상주 직원이 없는 무인역 ‘현동역’이다. 무궁화호가 하루 네 번 서는데, 하루 평균 승하차객이 10명도 안 된단다. 현동역은 1956년생이다. 오랜 세월 견디고 살아남은 역사에는 시집 수백 권이 꽂혀 있었다. 시 읽으며 잠시 쉬었다 가라는 배려가 고마웠다. 분천역에서 현동역까지 모두 6㎞를 걸었다.

▶ 5성급 휴양림 캠핑장

봉화에는 캠핑 매니어가 ‘5성급’으로 꼽는 청옥산 자연휴양림(사진 위)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전국으로 확대된 8월 23일, 청옥산 휴양림도 임시 휴관에 들어갔다. 수첩에 적어두고 나중에 꼭 가보시란 마음으로 소개한다. 청옥산 낙엽송이 노랗게 물들기 전 코로나19 확산 세가 꺾이기 바란다.

청옥산(1277m) 자락 해발 680~800m 높이에 자리한 자연환경부터 남다르다. 100㎢가 넘는 면적의 숲에 잣나무·소나무·낙엽송(일본잎갈나무) 등 40여 종의 침엽수와 활엽수가 빽빽하다. 산림청이 조성한 캠핑 전문 휴양림답다.

42개 국립 휴양림 가운데 가장 많은 142개 캠프 사이트를 갖췄다. 샤워장뿐 아니라 개수대에도 온수가 나온다. 희한한 야영장도 많다. 230번 데크는 국내서 유일무이한 복층형이다. 제5 야영장은 이른바 ‘불편한 야영장’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캠핑 짐을 진 채 400m를 걸어가야 한다. 취사장·샤워장이 수백m 거리에 있고, 전기도 못 쓴다. 금석곤 청옥산자연휴양림 주무관은 “자발적으로 불편을 즐기는 백패커가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휴양림 한편에는 캐빈(산장)이 여섯 채 있다. 바닥에 닿은 긴 지붕, 높이 솟은 굴뚝이 이채롭다. 휴양림이 개장한 1991년에 지었다. 주말에도 하룻밤 4만원이어서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물론 캠핑장 예약도 쉽지 않다. 그래서일까. 청옥산 휴양림에서 만난 캠퍼들은 모두 “운 좋게 예약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 조 바이든, 최고령 대통령 꿈 실현될까?

◇ 조 바이든, 최고령 대통령 꿈 실현될까?

◇ 조 바이든, 최고령 대통령 꿈 실현될까?

“나와 비슷한 사람이 ㅂㅂㅂ바이스 ㅍㅍㅍ프레지던트(부통령)가 됐다는 것이 놀라워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0일 13세 소년 브레이든 해링턴이 깜짝 등장했다. 소년은 2월 뉴햄프셔주 경선 때 만난 조 바이든이 “우리는 말을 더듬는 같은 클럽 멤버”라며 자신의 연설 원고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원고에는 어느 부분에서 말을 멈추고 쉬어야 할지 표시가 돼 있었다고 한다. 바이든은 어린 시절 윌리엄 예이츠의 시(詩) 암송으로 말 더듬을 고치려 노력했지만 20대 때까지도 더듬었고 지금도 피곤할 때면 가끔 말을 더듬는다.

30세 때 최연소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던 바이든이 3수 끝에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됐다. 6선 상원의원에 8년간의 부통령을 지낸 47년 정치 경력의 그가 11월 3일 본선에서 승리하면 내년 취임 기준으로 79세,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공화당 캠프는 고령의 바이든이 잇단 말실수를 한 것을 두고 인지능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공격한다.

삶에서 견디기 힘든 가장 큰 고통이라면 가족, 특히 자녀의 죽음일 것이다. 바이든은 첫 상원의원 당선 직후 교통사고로 아내와 딸을 잃었다. 그는 당시 입원했던 아들 보를 돌보면서 “델라웨어는 다른 상원의원을 뽑을 수 있지만 내 아이들은 다른 아빠를 가질 수 없다”며 상원의원 취임선서식 참석을 거부했다. 동료들의 설득에 바이든은 병상에서 취임선서를 했다. 그러곤 두 아들을 돌보기 위해 36년간 매일 자택인 델라웨어에서 워싱턴까지 왕복 3시간이 넘는 열차통근 생활을 했다. 매년 12월 18일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전처와 딸을 추모한다.

교통사고 당시 3세였던 장남 보 역시 2015년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부통령 재직 시절인데도 병원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집을 팔려고 내놓았다. 이런 경험은 바이든이 의료보험 개선 작업을 지휘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아들을 잃은 충격으로 2016년 대선 경선에 불참했던 바이든의 남다른 가족 사랑이 이번에 유권자들의 감성을 파고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가족을 잃은 희생자들에게 특히 울림이 컸을 것이다.

세계인은 최강대국에 트럼프가 등장해 돈으로 동맹을 압박하는 ‘가학적 외교’를 펼치고,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을 경험하면서 그 파괴력을 피부로 느끼게 됐다. 종종 미국 대선을 두고 전 세계인이 모두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번처럼 절실한 적이 없다. 과거 ‘레이건 데모크라트’(레이건을 지지한 민주당원)가 공화당의 대승을 이끌었듯이 ‘바이든 리퍼블리컨’(바이든을 지지하는 공화당원)이 새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