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1. 회갑(回甲) 또는 환갑(還甲)
회(回)나 환(還)은 한 바퀴 돌아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는 뜻이고, 갑(甲)은 육십갑자의 뜻이니, 태어난 후 60년이 되어 60갑자를 다 돌아 처음 태어난 해의 간지(干支)로 되돌아온 것이 환갑이다. 예전에는 61세가 되면 회갑(回甲) 또는 환갑(還甲)이라 하여 특별히 크게 생일잔치를 열었다. 질병과 전쟁 등으로 평균수명이 그리 길지 않은 시절에 60갑자를 한 바퀴 돌아온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고, 겪을 수 있는 모든 해를 다 겪어 본 것을 축하하고 또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을 함께 기뻐하는 뜻이 담겨 있다.
2. 면목(面目)이 없다
"면(面)은 얼굴이고, 목(目)은 눈이다. 실제로 얼굴 면(面)자는 얼굴口 안에 눈目을 그려넣어 만든 글자이다. 목(目)은 사람이 눈을 옆으로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얼굴만 봐도 그 사람됨을 어느 정도 알 수가 있고, 눈은 마음의 창으로 눈빛만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이 둘을 합친 면목(面目)은 사람 됨됨이를 뜻한다. 어떤 일의 성과가 기대보다 보잘 것 없을 때 면목 없다라고 말한다. 이 때 면목은 체면(體面)이나 염치(廉恥)와도 같은 뜻이다. 면목이 없으면 얼굴을 들 수가 없다. 부끄러워 얼굴을 못 드는 것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自尊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옛 사람들은 면목을 세우기 위해서라면 목숨마저도 버릴 각오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중국 초나라의 항우(項羽)는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위기를 탈출하여 가까스로 양자강 기슭에 이르렀다. 강을 건너기만 하면 한나라의 추격병을 뿌리치고 고향으로 돌아가 훗날을 도모할 수 있었다. 부하들이 빨리 건널 것을 재촉하자, 그가 말하였다. "내가 강동(江東)의 수많은 젊은이를 이끌고 이 강을 건넜는데, 이제 나 혼자 빈손으로 돌아간다 한들 무슨 면목으로 강동의 부로(父老)들을 대하겠는가?" 그러고는 한나라 군대와 맞서 싸우다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다. 그는 자기 목숨 아까운 것보다 백성들 대할 면목 없는 것이 더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면목이 서지 않는 짓을 하고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을 두고는 철면피(鐵面皮) 또는 후안무치(厚顔無恥)라고 한다. 철면피는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는 뜻이고, 후안무치란 낯顔이 두꺼워厚 부끄러움恥을 모른다無는 말이다.
3. 백안시(白眼視)하다
"안(眼)은 목(目)과 간(艮)을 합친 글자다. 간(艮)은 본래 사람의 머리에 눈만 그린 형태로, 보다는 뜻을 지녔다. 고대에는 볼 견(見)과 같이 썼다. 진(晋)나라 때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이었던 완적(阮籍)은 어느 날 친한 벗인 혜강(嵆康)을 찾아갔는데, 그는 없고 그의 형인 혜희(嵆喜)가 완적을 맞았다. 평소 완적은 혜희의 사람됨을 싫어하였으므로 그냥 돌아왔다. 여기서 백안시(白眼視)라는 말이 나왔다. 백안시는 ‘백안(白眼)으로 본다視’는 말이다. 눈동자가 돌아가도록 흰자위로 째려보는 것을 말하며, 남을 무시하거나 업신여기는 태도를 말한다. 백안의 반대말은 청안(靑眼)이다. 푸른 눈으로 본다는 것은 반갑게 맞이한다는 뜻이다.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