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1. 간담(肝膽)이 서늘하다
무언가에 놀라거나 무서운 경험을 했을 때 간담(肝膽)이 서늘하다는 말을 한다. 간담(肝膽)은 간과 쓸개이다. 흔히 간과 쓸개는 늘 붙어 다닌다. 한의학에서는 오장육부(五臟六腑)를 오행(五行) 이론과 관련지어 설명한다. 간과 쓸개는 모두 오행 중 나무, 즉 목기(木氣)에 속한다. 목(木)의 기운은 봄의 새싹과 같아 밖으로 헤집고 나가려는 속성이 있다. 하지만 찬 기운을 만나면 위축된다. 이것이 놀랐을 때 간담이 서늘해지는 이유이다. 목(木)은 인간의 감정으로는 용기와 배짱, 그리고 결단력에 해당하므로, 간(肝)은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깜짝 놀라 이 기능이 위축되면 간이 콩알만해진다. 정도가 더하면 간 떨어질 뻔했다고 한다. 보통 때 같으면 할 수 없는 말이나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치울 때, 간이 부었다거나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고 말한다.
"담(膽), 즉 쓸개는 어떤 일을 결단하고 판단하는 기능을 맡는다. 옛 사람들은 진정한 용기가 쓸개에서 나온다고 믿었다. 제갈공명의 부하 중에 강유(姜維)라는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를 용맹의 화신으로 여겼다. 제갈공명이 죽은 뒤 상대국에 항복하였던 그는 반란을 도모하다가 장렬히 전사하였다. 사람들은 그의 쓸개가 얼마나 큰지 궁금하여 배를 갈라 보았는데, 정말 그 크기가 한 말斗이나 되었다고 한다. 말 그대로 그는 대담(大膽)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과감하게 밀어붙이면 대담(大膽)하다고 하고, 반대로 줏대가 없어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하는 비겁한 사람을 쓸개 빠진 사람이라고 한다. 쓸개는 우리 몸에서 저울추처럼 균형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자기중심을 못 잡고 우왕좌왕(右往左往)하는 사람을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한다고 말한다. 줏대 없이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소인배(小人輩)의 행동은 결코 오래 가지 못한다.
",2. 한심(寒心)하다
남이 하는 일이 성에 차지 않을 때 한심(寒心)하다고 말한다. 한(寒)은 춥다는 뜻이다. 사람이 집 안에서 거적을 덮고 누운 모습을 표현한 글자이다. 발을 내놓고 거적만 덮고 자니 얼마나 춥겠는가. 심(心)은 심장의 모양을 그린 것이다. 옛 사람들은 심장이 인간의 마음을 주관한다고 믿었다. 심장 속에는 뜨거운 피가 흐르는데, 한심(寒心)은 심장이 차다는 뜻이다. 심장이 차가워지는 것은 그만큼 혈액 순환이 느려져서 기능이 저하(低下)되었기 때문이다. 한심한 사람이나 한심한 일 처리를 보면 기가 막혀 말도 안 나오게 된다. 한심(寒心)과 반대로 열심(熱心)은 희망이나 설렘으로 인해 가슴이 더워지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가슴이 벅차게 감동을 받아 의욕적으로 모든 일에 임하게 된다.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