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1. 수작(酬酢)부리다
쓸데없는 말을 함부로 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보고 ‘허튼 수작 부리지 마.’라고 한다. 수작(酬酢)은 한자로 酬(술따를 수), 酌(술따를 작)으로 글자 그대로 해석해보면 ‘술을 주고 받다’는 뜻이다. 酬酢으로도 쓴다. 수(酬)는 주인이 손님에게 술을 권하여 따라주는 것이고, 작(酌) 또는 작(酢)은 손님이 답례로 주인에게 술을 따르는 것이다. 술을 따르는 동작을 나타내는 두 글자가 합쳐져 술잔을 주고받는 행위, 손님과 주인이 서로 술을 권하고 받으며 동시에 서로 말을 주고받는 모습을 의미한다. 이 말은 후에 어떤 음모를 꾸미거나 속셈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으로 그 의미가 부정적인 것으로 변형되어, 남의 말이나 행동을 비하하거나 함부로 낮추어 대하는 것을 가리킬 때 ‘수작을 부리다’라는 표현을 많이 쓰인다. ‘수작부리다’ ‘수작을 걸다’ 등 비난이나 부정의 의미가 들어있다.
2. 부랴부랴
불이 나면 사람들은 다급하게 “불이야! 불이야!”하고 외친다. 불이 번지는 것을 막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다급하게 외치다 보면, 그 소리가 마치 ‘부랴부랴’처럼 들릴 수가 있다. 급히 서두르는 모양을 가리키는 ‘부랴부랴’는 바로 ‘불이야! 불이야!’가 줄어서 된 말이라고 한다. 아주 급하게 서두르는 모습을 나타낼 때 ‘부리나케’라는 말을 써는데, 이 ‘부리나케’는 ‘불이 나게’가 바뀐 말이다. 불이 날 정도로 급하고 빠르게 몸을 움직인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지금처럼 쉽게 불을 구할 수 없던 옛날에는 불을 만들려면 불꽃이 보일 때까지 재빠른 동작으로 나뭇가지를 세게 비비거나 부싯돌을 맞부딪쳐서 불꽃이 일게 하여야 한다. 이처럼 불이 나게 할 만큼 빠르게 움직인다는 말이 변해 ‘부리나케’ 가 됐다.
3. 불현듯
갑작스럽게 어떤 생각이 떠오르거나, 길을 가다 문득 예전에 본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거나, 갑자기 옛 친구가 생각이 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갑자기’ ‘느닷없이’의 의미로 쓰이는 말이 ‘불현듯’이다. 불현듯은 ‘불 현 듯’으로 이루어진 말이다. 불을 켠다는 뜻의 ‘켜다’를 옛날에는 ‘혀다’라고 썼다. 그러니까 ‘불현듯’은 ‘불을 켠 듯’이라는 말이다. 불이 켜지는 것처럼 어떤 일이나 생각이 갑자기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난다는 뜻이 된다. 이 말은 주로 생각이 갑자기 떠오를 때 쓰이지만, ‘불현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나가 버렸다.’ 처럼 어떤 행동을 갑작스럽게 할 때에도 쓰인다.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