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1. 횡설수설(橫說竪說)

"

횡설수설(橫說竪說)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게 정신없이 떠드는 말이다. 횡(橫)은 가로를 나타내고, 수(竪)는 세로를 뜻한다. 본래 횡설수설은 ‘종횡무진(縱橫無盡)으로 왔다갔다하면서도 이치에 조금도 어긋나지 않고 조리(條理) 정연(整然)한 말’을 뜻하였다. 왔다갔다 되풀이해 이야기해 주어 듣는 사람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말이 횡설수설의 본래 의미였다. 후대로 오면서 이것이 부정적인 뜻으로 바뀌어, 이 소리 하다가 느닷없이 저 소리를 해서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때 쓰는 말이 되었다. 이렇게 말뜻이 달라 지게된 것은 횡(橫)자가 지닌 여러 가지 뜻 때문이다. 횡(橫)은 가로라는 뜻이 있지만, 동시에 멋대로, 함부로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

횡인(橫人)은 ‘제멋대로 구는 버릇없는 사람’을 말하고, 비명횡사(非命橫死)는 ‘제 명에 죽지 못하고 뜻밖의 사고를 당해 죽는 것’을 말한다. 횡설(橫說)도 따로 떼어서 말하면 ‘어거지로 우기는 이야기’라는 뜻이 있다.

2. 유언비어(流言蜚語)

‘유언비어(流言蜚語)’는 글자그대로 ‘떠돌아다니고 날아다니는 말’이라는 뜻이다. 세상이 어지러우면 온갖 뜬소문이 떠돌아다니게 마련이다. 이 중에는 아무 근거도 없이 남을 해코지하거나 비방하고 헐뜯는 말도 많다. 나중에 알고 보면 누가 나쁜 생각으로 없는 말을 만들어 퍼뜨린 것이 마치 진실인 것처럼 여기저기로 퍼진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막상 그런 말을 들은 당사자(當事者)는 여간 괴로운 것이 아니다. 이렇게 근거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나쁜 소문을 ‘유언비어(流言蜚語)’라고 한다. 유언(流言)은 글자 그대로 떠돌아다니는 말 또는 흘러 다니는 말이라는 뜻이고, 비어(蜚語)는 비어(飛語)와 같은 뜻으로 날아다니는 말을 의미한다. 비(蜚)는 원래 냄새가 고약한 바퀴벌레를 뜻하는 한자이지만, 날 비(飛)자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예전에는 흔히 같은 뜻으로 썼다. 결국 유언(流言)과 비어(蜚語)는 같은 말이다.

‘발 없는 말言이 천리를 간다’는 속담처럼 순식간에 퍼진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사실을 확인해 보지도 않은 채 덮어놓고 사실이라고 믿는다.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이 밝혀져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또한 그 내용은 사람들이 누구나 관심 있어 하는 것들이다. 때로는 유언비어로 떠돌던 이야기가 뒤늦게 사실로 판명(判明)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요즘은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 일부러 나쁜 마음을 먹고 거짓 정보를 퍼뜨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기가 더욱 쉬워졌다. 정보화(情報化)사회일수록 우리 스스로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판단하는 힘을 기를 필요가 있다.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