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2일 금요일

다행불의 필자폐多行不義 必自斃 - 나쁜 짓을 많이 하면 스스로 망한다.     

다행불의 필자폐多行不義 必自斃 - 나쁜 짓을 많이 하면 스스로 망한다.     

다행불의 필자폐(多行不義 必自斃) - 나쁜 짓을 많이 하면 스스로 망한다.\xa0 \xa0\xa0\xa0

많을 다(夕/3) 다행 행(干/5) 아닐 불(一/3) 옳을 의(羊/7)\xa0

반드시 필(心/1) 스스로 자(自/0) 죽을 폐(攵/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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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롭지 않은 일을 많이 행하면(多行不義) 반드시 스스로 망하게 된다(必自斃)는 말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면서 대구로 생각하며 같이 떠올리는 것이 반대의 뜻인 積善之家 必有餘慶(적선지가 필유여경)이다. 하지만 ‘선을 쌓는 집안은 반드시 집안에 경사가 따른다’는 이 성어는 ‘착하지 못한 일을 행한 집안은 필히 재앙이 찾아온다’는 積不善之家 必有餘殃(적불선지가 필유여앙)이 따라붙고 周易(주역)의 文言傳(문언전)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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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일을 많이 하면 제 스스로 죽는다는 무서운 경구는 전하는 시기는 비슷해도 출전은 다르다. 魯(노)나라 左丘明(좌구명)이 春秋(춘추)를 해석한 ‘左氏傳(좌씨전)’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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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 鄭(정)나라 莊公(장공)은 제후국으로 세력을 떨쳤으나 가족문제로 고심이 컸다. 어머니 武姜(무강)이 잠자고 있을 때 자신이 거꾸로 태어나 고생을 시켰다고 寤生(오생)이라 부르며 미움을 받았다. 뿐 아니라 뒤에 난 동생 段(단)을 편애하여 부왕에게 태자를 바꾸도록 여러 차례 호소했어도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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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공이 즉위한 뒤 무강은 다시 동생 단에게 요지를 나눠주도록 강권하여 도성 京(경)을 봉토로 할양했다. 모후의 미움이 오래 지속돼도 장공은 청을 잘 받들었다. 京城大叔(경성태숙, 大의 이 때의 훈은 클 태)으로 불린 단과 어머니 무강은 왕위를 빼앗기 위해 모의하고 군사들을 비밀리에 모아 훈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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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 祭仲(제중)이 이 음모를 알아채고 장공에게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간했다. ‘풀도 무성하면 없애버리기 어려운데, 총애하는 왕의 동생이야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蔓草猶不可除 况君之寵弟乎/ 만초유불가제 황군지총제호)?’ 장공은 그래도 느긋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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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지 못한 일을 많이 하게 되면 반드시 스스로 멸망하는 법이니 그대는 잠시 기다리시오(多行不義 必自斃 子姑待之/ 다행불의 필자폐 자고대지).’ 隱公(은공) 원년조의 내용이다. 단이 무강과 내응하여 공격할 시기를 장공은 꿰뚫고 있다가 재빨리 역습하여 멸망시켰다. 불의를 저지르다 이웃나라로 도주한 단은 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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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후 무강의 유명한 후일담도 있다. 계속 미움 받던 맏아들도 어머니를 외딴 성에 가두며 黃泉(황천)에 가기 전에는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 곧 후회한 장공이 물이 흐르는 땅굴을 파 그 속에서 어머니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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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란 속담이 통하지 않은 어머니, 왕위를 찬탈하려던 동생을 죽게 하고도 장공은 후일 큰 비난을 받지 않았다. 핍박한 것이 아니라 불의를 계속 저지른 결과로 여겼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작은 잘못이라도 계속 저지르면 필히 하늘이 벌준다는 사실을 명심할 일이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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