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1. 총각
남녀를 나타 내는 말 중에 혼인할 나이가 된 성인 남녀를 지칭할 때 ‘처녀’ ‘총각’이라는 한자어를 쓴다. ‘처녀’는 단어 속에 ‘여(女)’가 들어있기 때문에 그 뜻을 쉽게 짐작할수 있지만, ‘총각’의 경우는 색다른 어원을 가지고 있다. 한자 ‘다 총(総)’은 지금은 ‘모두’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원래는 ‘꿰맬 총’ ‘상투짤 총’으로 쓰이던 것이다. ‘각(角)’은 물론 뿔을 말한다. 옛날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이 머리를 양쪽으로 갈라 뿔 모양으로 동여맨 머리’를 ‘총각’이라고 했다. 이런 머리를 한사람은 대개 장가가기 전의 남자였다. 그래서 그런 머리를 한 사람을 ‘총각’이라고 한 것이다. 여기에서 연유해서 생긴 단어가 ‘총각김치’이다. ‘총각김치’는 잘 알다시피 손가락 굵기 만한 어린 무우를 무청 째로 양념에 버무려 담은 김치를 말하는데, 그 어린 ‘무청이 달린 무’가 마치 ‘총각’의 머리와 닮아서 생긴 단어이다. 그런데 옛날 처녀들은 ‘총각김치’라는 단어자체나 또는 실제 총각김치를 기피했다. 그 총각김치가 마치 총각의생식기를 닮아 이름붙여진 것이라 착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이 절대 아니다.
2. 딴따라
요즈음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 연예인들을 ‘딴따라’라고 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곧잘 ‘딴따라’라고 얕잡아 부르곤 했다. 풍각쟁이들처럼 행렬의 앞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사람들을 연상하여 ‘딴따라’라는 단어는 나팔 부는 소리와 같아서 연예인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하지만, 이 ‘딴따라’는 우리 국어 의성어에서 온 것이 아니라, 영어의 의성어에서 온 것이다. 영어의 ‘tantara’ 의 음을 빌려 온 것이다. 이는 나팔이나 뿔나팔 등의 소리를 말하며, 우리말로 ‘딴따라’라고 한 것이다. 물론, 우리말로도 나팔소리를 ‘딴따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어에서는 ‘딴따라’라는 의성어가 없다. 의성어는 언어마다 유사한 경우가 더러 있다.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는 소리를 ‘펄럭펄럭’이라고 하는데, 이것 역시 ‘깃발’의 뜻을 가진 영어 의성어 ‘flag’에서 온 말이다.
3. 깡패
영어를 빌어온 단어 중에서 우리가 쓰는 ‘깡패’라는 말이 있다. 폭력을 쓰면서 못된 짓을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 ‘깡패’에 대해서는 대체로 두 가지 어원설이 있다. 하나는 해방뒤에 미국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고, 이들의 통조림통인 ‘can’에 한자어인 ‘통(桶)’을 붙인 ‘깡통’을 거지들이 이용하면서, 이들 못된 짓을 하는 ‘거지패’들을 ‘깡패’라고 했다는 설이다. 또 하나는 영어의 ‘gang’ 즉 ‘깽’을 일본에서 ‘걍구’라고 하였는데, 이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패거리’의 ‘패’를 붙여 이들을 ‘깡패’라고 하였다는 설이다. 후자가 좀 더 그를듯해 보인다. 왜냐하면 ‘억척스럽게 밀어부이는 것’을 ‘깡으로 하다’라고 표현하기 때문이다.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