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0일 수요일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1. 일절(一切)과 일체(一切)

식당이나 술집 메뉴판에서 ‘안주 일절’ 혹은 ‘안주 일체’라는 표현을 간혹 볼 수 있다. ‘일절(一切)’ 과 ‘일체(一切)’는 같은 한자를 쓰고 있다. 온갖 안주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는 뜻인데, 같은 한자를 쓰고 있지만 어떤 뜻으로 쓰이는지에 따라 읽는 것이 달라진다. 발음뿐만 아니라 쓰이는 상황에 따라 의미도 전혀 다른 낱말이 된다. 그래서 간혹 헷갈려서 잘못 쓰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체’는 ‘모든 것’ ‘전부’라는 의미를 가진 명사 또는 ‘모든 것을 다’라는 뜻의 부사로 쓰인다. “재산 일체를 기부했다”에서는 명사로, “지나간 일은 일체 털어 버리자”에서는 부사로 쓰였다. 그런데 ‘일절’은 ‘없다’ ‘않다’ 처럼 부정하거나 금지하는 말들과 같이 쓰이고 있다. ‘출입을 일절 금하다’ ‘일절 간섭하지 마시오’ 처럼 항상 뒤에 부정하는 말들이 온다. 이때의 의미는 ‘아주’ ‘전혀’ ‘절대로’를 나타낸다. 그러므로 ‘안주 일절’은 틀린 표현이고, ‘안주 일체’가 맞는 말이다.

2. 삿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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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대질은 보통 말다툼을 할 때 상대를 가리키며 손가락질을 하는 것을 말한다. 삿대는 상앗대의 준말로, 배를 물가에서 멀어지게 하거나 물가로 댈 때, 또는 물이 얕은 곳에서 깊은 곳으로 배를 밀어 나갈 때에 쓰는 긴 장대를 말한다. 앞으로 나아가거나 방향을 바꾸기 위해 젖는 노(櫓)와는 다르다. 노처럼 넓지 않고 긴 대나무로 물속 바닥을 밀어 배를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삿대질은 원래 ‘상앗대로 배질을 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었다. 상앗대로 배를 밀고 나가기 위해서는 정확하게 바닥을 짚어야 방향을 바꾸거나 앞으로 나가게 할 수 있다. 말다툼을 할 때에 지금 다툼의 상대방을 정확히 지칭하기 위하여 상대방을 향하여 주먹이나 손가락 등으로 내지르는 것이다. 이것이 마치 상앗대로 배질을 하는 것과 같다 하여 생긴 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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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쐐기를 박다

나무로 만든 구조물을 연결할 때 연결 부분을 고정시키기 위해 박아 넣는 것을 ‘쐐기’라고 한다. 일종의 나무 나사인데 나무틀이나 이음새에 쐐기를 박으면 서로 빠지거나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뒤에 딴 말이 나오지 않도록 분명히 하는 것을 ‘쐐기를 박는다’고 한다. 또한, 쐐기는 물건의 틈새에 박아 넣어 사이를 벌리거나 바위를 쪼갤 때 작은 틈에 박아 넣는 용도로도 쓰인다. 그래서 쐐기를 박는다고 하면 서로 관련되어 있는 사물의 관계를 끊어 놓거나 순조롭지 못하게 한다는 뜻으로, 남의 일이나 이야기에 끼어들어 중단시키는 경우에 쓰인다. 이렇게 상반된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지만 뒤탈이 없도록 미리 단단히 다짐을 둘 때 더 많이 쓰인다.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