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4일 월요일

◈ 회리바람꽃

◈ 회리바람꽃

◈ 회리바람꽃

• 학명 : Anemone reflexa Steph. & Willd.

• 과명 : 미나리아재비과

• 크기 : 20~30cm

• 용도 : 관상용

• 개화시기 : 5월~6월

• 분포지역 : 한국(대관령 및 설악산 이북)

• 서식장소/자생지 : 산지, 숲 속 그늘진 곳

• 특징 :

회리바람꽃은 강원도 이북지방에 자생하는 다년생 초본이다. 생육환경은 반그늘, 부엽질이 풍부한 곳에서 자란다. 키는 20~30㎝이고, 잎은 길이 3~7㎝, 폭 0.9~2.5㎝로 뾰족하고, 3개가 돌아가며 달리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약한 노란색이며 꽃줄기의 길이는 2~3㎝로 끝에 1개의 꽃이 달리고 털이 있다. 열매는 6~7월경에 달리고 씨는 작고 많이 들어 있다.

꽃 모양은 노란 방울이 모여 꽃을 형성한 것처럼 보이고 다른 바람꽃들과는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관상용으로 쓰인다.

6~7월에 종자를 받아 바로 화단에 뿌리는 것이 좋다. 종자를 종이에 싸서 냉장보관하면 발아율이 많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재배하는 것은 까다로운 품종이다. 낙엽수가 많고 여름에는 그늘이 있어야하며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이어야 한다. 물 빠짐이 좋은 곳과 서늘한 곳이면 좋다.

◈ 흰괭이눈

◈ 흰괭이눈

◈ 흰괭이눈

• 학명 : Chrysosplenium pilosum var. fulvum (N.Terracc.) H. Hara

• 과명 : 범의귀과

• 크기 : 15cm

• 용도 : 관상용

• 개화시기 : 4~6월

• 분포지역 : 제주·전남(백양산, 남해도)·경남(지리산)·경기(광릉)·강원(금강산)·함남북

• 서식장소/자생지 : 산지의 물가나 습지

• 특징 :

산지의 물가나 습지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높이는 3~9cm이며, 줄기 하부에는 갈색 털, 상부에는 백색의 퍼진 털이 빽빽히 난다. 뿌리에는 옆으로 뻗은 줄기가 없고, 원줄기는 밑에서부터 갈라진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잎자루가 둥글거나 선형이다. 가장자리에 규칙적인 톱니가 있으며, 표면은 잎자루와 더불어 털이 있고 뒷면은 털이 없다.

꽃은 4~6월에 노란색으로 피고, 줄기 끝에 취산꽃차례로 달려 모여나기한다. 꽃받침조각은 4개이고 넓은 타원형으로 끝이 둥글고 곧게 서며, 길이 2.5mm, 폭 2mm로 황록색이다. 수술은 8개이고 그 중 4개는 꽃받침 밑에 붙어 있으며, 수술대는 꽃받침 길이의 절반 정도이고 꽃밥은 황색이며 둥글다. 암술대는 매우 짧으며 2개이고 끝이 바깥쪽으로 젖혀있다.

열매는 삭과로, 길이 6mm 정도이고 2개로 갈라진다. 종자는 흑색이고 길이 0.5mm, 지름 0.3mm로서 양쪽에 10개의 돌기조선이 있다.

◈ 하늘타리

◈ 하늘타리

◈ 하늘타리

• 학명 : Trichosanthes kirilowii

• 과명 : 박과

• 크기 : 열매는 둥글고 지름 7cm

• 용도 :

• 개화시기 : 7~8월

• 분포지역 : 전국 분포(개마고원 이남)

• 서식장소/자생지 : 산기슭, 숲 가장자리

• 특징 :

하늘타리·과루등·하늘수박·천선지루라고도 한다. 산기슭 이하에서 자란다. 뿌리는 고구마같이 굵어지고 줄기는 덩굴손으로 다른 물체를 감으면서 올라간다. 잎은 어긋나고 단풍잎처럼 5∼7개로 갈라지며 갈래조각에 톱니가 있고 밑은 심장밑 모양이다.

꽃은 7∼8월에 피고 2가화이며 노란색이다. 수꽃은 수상꽃차례로 달리고 암꽃은 1개씩 달린다. 꽃받침과 화관은 각각 5개로 갈라지고 화관갈래조각은 실처럼 다시 갈라진다. 수술은 3개,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둥글고 지름 7cm 정도이며 오렌지색으로 익고 종자는 다갈색을 띤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왕과근(王瓜根), 열매를 토과실(土瓜實), 종자를 토과인(土瓜仁)이라고 하며 약용한다. 뿌리는 통경·이뇨·배농(排膿)에 쓰고 과육은 민간에서 화상과 동상에 사용하며 종자는 거담·진해·진통에 쓰거나 소염제로 쓴다. 뿌리에서 받은 녹말은 식용하거나 약용한다.

◈ 할미밀망

◈ 할미밀망

◈ 할미밀망

• 학명 : Clematis trichotoma Nakai

• 과명 : 미나리아재비과

• 크기 : 길이 5m, 지름 3cm

• 용도 : 유독성식물이며 식용, 관상용, 약용으로 쓰인다

• 개화시기 : 6월~8월

• 분포지역 : 강원 가리왕산, 경북 황장산

• 서식장소/자생지 : 숲 가장자리

• 특징 :

할미질빵·셋꽃으아리라고도 한다. 숲 가장자리에서 자란다. 길이 5m, 지름 3cm 이상 자란다. 잎은 마주나고 3∼5개의 작은잎으로 된 깃꼴겹잎이다. 작은잎은 달걀 모양이고 끝이 뾰족하며 2∼3개의 깊게 패어진 톱니가 있다. 잎자루는 길며 털이 있다.

꽃은 6∼8월에 피고 꽃자루 1개에 3개씩 취산꽃차례로 달리며 흰색을 띤다. 꽃자루는 길이 3∼5cm, 작은꽃자루는 길이 2∼3cm이다. 화피갈래조각은 5개이고 거꾸로 선 바소꼴이며 겉에 연한 갈색 털이 있다. 열매는 수과로서 15개 내외가 모여 달리며, 연한 노란색 털이 있는 긴 암술대가 달려 있다. 어린 잎은 식용한다. 강원도 가리왕산, 경상북도 황장산 등에 분포하는 한국 특산종이다.

◈ 해당화

◈ 해당화

◈ 해당화

• 학명 : Rosa rugosa Thunb. var. rugosa

• 과명 : 장미과

• 크기 : 1~1.5m

• 용도 : 관상용, 향수의 원료

• 개화시기 : 5월~7월

• 분포지역 : 동북아시아

• 서식장소/자생지 : 바닷가 모래땅

• 특징 :

해당나무·해당과(海棠果)·필두화(筆頭花)라고도 한다. 바닷가 모래땅에서 흔히 자란다. 높이 1∼1.5m로 가지를 치며 갈색 가시가 빽빽이 나고 가시에는 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고 홀수깃꼴겹잎이다. 작은잎은 5∼9개이고 타원형에서 달걀 모양 타원형이며 두껍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표면에 주름이 많고 뒷면에 털이 빽빽이 남과 동시에 선점(腺點)이 있다. 턱잎은 잎같이 크다.

꽃은 5∼7월에 피고 가지 끝에 1∼3개씩 달리며 홍색이지만 흰색 꽃도 있다. 꽃은 지름 6∼10cm이고 꽃잎은 5개로서 넓은 심장이 거꾸로 선 모양이며 향기가 강하다. 수술은 많고 노란색이며, 꽃받침조각은 녹색이고 바소꼴이며 떨어지지 않는다.

열매는 편구형 수과로서 지름 2∼3cm이고 붉게 익으며 육질부는 먹을 수 있다. 관상용이나 밀원용으로 심는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고 뿌리는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한다. 향기가 좋아 관상가치가 있다. 동북아시아에 분포한다.

줄기에 털이 없거나 작고 짧은 것을 개해당화(var. kamtschatica), 꽃잎이 겹인 것을 만첩해당화(for. plena), 가지에 가시가 거의 없고 작은잎이 작으며 잎에 주름이 적은 것을 민해당화(var. chamissoniana),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해당화라고 한다.

다다익선多多益善 -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다다익선多多益善 -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다다익선(多多益善) -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많을 다(夕/3) 많을 다(夕/3) 더할 익(皿/5) 착할 선(口/9)

어떤 것이든 수나 양이 많으면 다 좋을까. 넘치는 것을 경계하여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다’고 했듯이 말이 많으면 화근이 된다. 자기를 너무 낮춰 굽실거리는 것도 꼴불견이지만 자신의 능력이나 분에 넘치는 것을 바라다가 패가망신하기도 한다. 어디서나 자신을 잘 아는 것이 앞서야 한다. 많으면 많을수록(多多) 더 좋다(益善)는 이 성어는 중국 漢(한)나라의 통일에 공을 세운 韓信(한신)이 병사의 수가 많을수록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로 썼다. 실제 많은 군사를 이끌며 승리를 가져온 한신이지만 넘치는 능력에 두려움을 느낀 劉邦(유방)에 의해 兎死狗烹(토사구팽) 당하고 만다.

한신은 項羽(항우)를 물리치고 천하의 주인이 된 漢高祖(한고조) 유방의 대장군이었다. 전략가 張良(장량), 군수 조달을 완벽히 해낸 蕭何(소하)와 함께 漢興三傑(한흥삼걸)로 불릴 정도였다. 어느 때 유방이 부하 장수들의 재능의 차이를 두고 한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먼저 유방이 자신은 얼마만항 군대를 거느릴 수 있겠느냐고 물으니 ‘폐하는 십만 정도를 넘지 못할 것입니다(陛下不過能將十萬/ 폐하불과능장십만)’고 했다. 장군은 어떤가 하니 자신만만하게 ‘신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臣多多益善耳/ 신다다익선이)’라고 답했다. ‘史記(사기)’ 淮陰候(회음후) 열전에 실린 이야기다.

뒤에 유명한 이야기가 따른다. 그러면 어찌하여 자신의 밑에서 일하고 있는지 유방이 물으니 기지에 넘치게 응답한다. ‘폐하는 군사를 거느리는 데에는 능하지 못하지만 장수를 통솔하는 데는 탁월하기 때문입니다(陛下不能將兵 而善將將/ 폐하불능장병 이선장장).’ 장수 將(장)에는 거느린다는 뜻도 있다.

이 말을 염두에 두고 있던 유방은 황제가 된 후 齊王(제왕)에서 楚王(초왕)으로, 다시 반역을 도모한다는 구실로 불러들여 회음후로 강등시켰다. 불행은 끝나지 않아 유방의 부인 呂后(여후)가 소하와 짠 계략에 의해 참살되고 말았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침어낙안沈魚落雁 - 물고기가 숨고 기러기가 땅에 떨어지다, 아름다운 여인

침어낙안沈魚落雁 - 물고기가 숨고 기러기가 땅에 떨어지다, 아름다운 여인

침어낙안(沈魚落雁) - 물고기가 숨고 기러기가 땅에 떨어지다, 아름다운 여인

잠길 침(氵/4) 고기 어(魚/0) 떨어질 락(艹/9) 기러기 안(隹/4)

아름다움은 영원한 기쁨이다. 남자의 美(미)는 총명에 있고 여자의 총명은 아름다움에 있다고 하는 말이 있듯이 미인은 오랜 옛날부터 찬탄되어 왔다. 미인을 가리키는 말은 수도 없이 많다. 그 중에서 아름다움에 취해 물 위에서 놀던 물고기가 물속으로 잠기고(沈魚), 하늘 높이 날던 기러기가 비상을 잊었다가 땅에 떨어졌다는(落雁) 이 성어가 과장이 심한만큼 유명하다.

침어는 중국의 4대 미인 중에서 첫손으로 꼽는 春秋時代(춘추시대) 越(월)나라의 西施(서시)를 가리키는 말이고, 漢(한)나라에서 흉노로 시집가는 王昭君(왕소군)을 낙안이라 칭한다. 이 말 외에 달이 부끄러워 구름 뒤에 숨는다는 閉月(폐월)은 後漢(후한) 때 呂布(여포)와 董卓(동탁)을 이간시킨 貂蟬(초선, 貂는 담비 초)을, 꽃을 부끄럽게 하는 羞花(수화)는 唐(당)의 玄宗(현종)에게 총애 받은 楊貴妃(양귀비)를 가리켰다. 그런데 이렇게 갈래지어 4대 미인을 지칭하는 것은 정확한 출전은 없이 후세 사람들이 갖다 붙인 것으로 본다. 그 이야기 중에 晉獻公(진헌공)의 총희 麗姬(여희)가 어찌나 아름다웠던지 그에 압도되어 물고기는 물속으로 숨고 기러기는 넋을 잃고 바라보다 대열에서 이탈했다(沈魚落雁)고 하며, 밝은 달은 구름 뒤로 모습을 감추고 꽃은 부끄러워 시들었다(閉月羞花)고 했다.

이 말이 전래된 것으로 보는 기록 중 ‘莊子(장자)’ 齊物論(제물론)에는 뜻하는 것이 약간 다르다. 여희와 越王(월왕)의 애첩 毛嬙(모장, 嬙은 미녀이름 장)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그들이 나타나면 ‘물고기는 깊이 숨고 새들은 높이 난다(魚見之深入 鳥見之高飛/ 어견지심입 조견지고비)’고 한 것은 미인이라도 이들 미물에게는 두려운 존재일 뿐이라고 말한 것이다.

여기서 장자는 아름다움이란 것도 상대적인 것이지 절대적인 것이 될 수는 없다며 세상만사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도 관계없는 사람에겐 무용지물이 된다고 가르친다./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단료투천簞醪投川 - 광주리의 술을 강물에 쏟다, 위아래 모두 고락을 같이 하다.

단료투천簞醪投川 - 광주리의 술을 강물에 쏟다, 위아래 모두 고락을 같이 하다.

단료투천(簞醪投川) - 광주리의 술을 강물에 쏟다, 위아래 모두 고락을 같이 하다.

소쿠리 단(竹/12) 막걸리 료(酉/11) 던질 투(扌/4) 내 천(巛/0)

한 집단의 우두머리가 군림만 하고 모든 책임은 아랫사람에게 돌린다면 조직은 능력을 발휘하기는커녕 도태될 것이다. 권한이 있으면서 남보다 앞장서서 본보기가 되는 率先垂範(솔선수범)을 해야 성공이 따른다. 일반 사회에서도 그런데 군대에서는 상관의 이런 태도가 더욱 필요하다. 부하의 상처 고름까지 빨아주는 吮疽之仁(연저지인, 吮은 빨 연, 疽는 종기 저)의 장수 吳起(오기)가 대표적이다. 이런 장수의 은총에 감동한 병사는 전장에서 물불을 가리지 않고 돌진하여 적을 무찌른다.

장수와 병사에 대해 명쾌하게 그 관계를 설명한 것에 黃石公(황석공)의 ‘三略(삼략)’이 있다. 漢(한)나라 張良(장량)에게 노인이 전해줬다는 병법서다. 上略(상략) 부분에 상하가 더불어 맛있는 음식을 같이 먹으며 편안함과 위험을 같이 한다면 전투를 할 때 전승할 수 있다며 이어진다. ‘옛날 용병을 잘 하는 장군에게 어떤 사람이 큰 광주리에 술을 담아 보냈더니, 장수는 술을 강물에 던져 부하와 함께 흐르는 물을 마셨다(昔者良將之用 有饋簞醪者 使投諸河 與士卒同流而飲/ 석자양장지용 유궤단료자 사투제하 여사졸동류이음).’ 饋는 먹일 궤. 술맛이 날 리가 없었지만 장병의 마음은 일체가 되었다.

呂不韋(여불위)가 一字千金(일자천금)이라고 자부한 ‘呂氏春秋(여씨춘추)’에는 越王(월왕) 句踐(구천)이 臥薪嘗膽(와신상담)하는 이야기에 이 말이 등장한다. 吳(오)나라에 복수하기 위해 어진 신하를 발탁하고 군사를 훈련했다. ‘백성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맛있는 음식이 있더라도 나누기에 부족하면 먹지 않고, 술이 생기면 강물에 풀어 백성과 함께 했다(有甘肥不足分 弗敢食 有酒流之江 與民同之/ 유감비불족분 불감식 유주류지강 여민동지).’ 季秋紀(계추기) 順民(순민)편에 실려 있다. 왕이 솔선하여 신하와 백성이 하나가 되니 무적이었다. 구천은 설욕한 뒤 覇者(패자)에 오른다.

힘 있는 자가 아랫사람을 괴롭히는 갑질은 이미 gapjil이라는 용어로 외국에도 통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 계기가 된 재벌들의 안하무인 행태가 국제적인 망신을 가져왔다. 나라 전체가 손가락질을 받게 된 셈이다. 돈 있는 자 뿐이 아니다. 산적한 난제를 풀기 위해서는 자신의 술을 강물에 부어 나누려는 장수의 자세가 필요하다./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낙정하석落井下石 – 우물에 빠진 사람에 돌을 던지다.

낙정하석落井下石 – 우물에 빠진 사람에 돌을 던지다.

낙정하석(落井下石) – 우물에 빠진 사람에 돌을 던지다.

떨어질 락(艹/9) 우물 정(二/2) 아래 하(一/2) 돌 석(石/0)

우물에 빠진(落井) 사람에게 줄이나 사다리를 던져주기는커녕 돌을 던진다(下石). 참으로 고약한 놀부 심보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에게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고사하고 도리어 괴롭히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기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라 하더라도 서로 도와야 하는 농경사회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는지 유사한 말이 많이 전한다. 나무에 올려놓고 흔들어대는 勸上搖木(권상요목), 높은 곳에 올려놓은 뒤 사다리를 치운다는 上屋抽梯(상옥추제), 다리를 건너게 하고선 다리를 부숴버린다는 過河坼橋(과하탁교), 섶을 안고서 불을 끈다는 抱薪救火(포신구화) 등이다.

곤경에 처한 사람을 우물에 빠졌다고 한 이 성어는 함정에 빠졌다고 落穽下石(낙정하석)이란 표현한 것이 먼저다. 출전은 唐宋八大家(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韓愈(한유, 766~824)가 역시 唐(당)의 명문장 柳宗元(유종원, 773~819)의 죽음을 애도하며 지은 ’柳子厚墓志銘(유자후묘지명)’이다. 子厚(자후)는 유종원의 자다. 그는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글 잘 쓰기로 유명했으나 10대 順宗(순종) 즉위 후 가까이 지내던 王叔文(왕숙문) 등이 주도하는 정치개혁에 가담했다가 모함을 받고 귀양살이 끝에 죽음을 맞았다.

한유는 古文復興(고문부흥)을 함께 이끌었던 동지의 불우한 죽음을 보고 슬픔이 복받쳤다. 선비는 어려운 일에 처했을 때 비로소 그의 지조를 알 수 있는 법인데 오늘날 사람들은 평시에 함께 지내면서 술과 음식을 나누고 자신의 심장을 꺼내줄 것처럼 쉽게 말한다. 하지만 만약 머리털만큼의 이해관계만 얽혀도 서로 모르는 체 반목을 한다면서 이어진다. ’함정에 떨어지면 손을 뻗어 구해주기는커녕 오히려 구덩이 속에 더 밀어 넣고 돌까지 던지는 사람이 이 세상에는 널려 있도다(落陷穽不一引手救 反擠之 又下石焉者 皆是也/ 낙함정불일인수구 반제지 우하석언자 개시야).’

절친함을 유난히 강조하는 친구들 사이나 의리를 내세우는 정당인을 막론하고 이해관계가 개입되면 틀어질 가능성이 높다. 틀어질 뿐만 아니라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히려 위해를 끼친다. 사리에 맞게 묵묵히 자기 일만 하고 앞으로 나가는 사람이 진국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노심초사勞心焦思 – 몹시 마음을 쓰며 애를 태우다.

노심초사勞心焦思 – 몹시 마음을 쓰며 애를 태우다.

노심초사(勞心焦思) – 몹시 마음을 쓰며 애를 태우다.

일할 로(力/10) 마음 심(心/0) 탈 초(灬/8) 생각 사(心/5)

매사에 천하태평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모든 일에 비관적인 사람이 있다. ‘내일 일을 오늘 걱정하지 말라’고 성인이 깨우쳐도 소용이 없다. 杞(기)나라 사람들처럼 하늘이 무너질까 땅이 꺼질까 늘 조심했다는 것과 같이 ‘걱정도 팔자’인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깊은 뜻이 없을 때는 근심도 없고, 큰일을 생각하고 보면 근심도 많다’(이광수)는 말처럼 앞날을 위해, 나라를 위해 걱정한다면 염려스러울 것도 없다. 마음으로 애를 쓰며(勞心) 속을 태운다(焦思)는 이 성어도 중대한 일을 앞두고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史記(사기)’의 夏本紀(하본기)에는 치수사업에 성공한 禹王(우왕)의 업무에 임하는 태도를 이 성어에 비유했다. 堯舜(요순)의 치세 때 20년 동안이나 홍수가 계속돼 禹(우)의 아버지 鯀(곤)이 물길을 잡는 일을 맡았지만 실패하자 처형을 당하고 말았다. 치수를 이어받게 된 우는 아버지의 불행을 잊지 않으려 항상 마음을 다짐했다. 그 부분을 보자. ‘우는 아버지 곤이 공을 이루지 못하고 처형을 받은 것을 마음 아파하여 애를 태웠다(禹傷先人父鯀功之不成受誅 乃勞身焦思/ 우상선인부곤공지불성수주 내노신초사).’ 이어지는 부분이 밖에서 13년을 지내면서 자기 집 문 앞을 지나면서도 들어가지 못했다는 過門不入(과문불입)의 고사다.

越(월)나라 句踐(구천)이 吳(오)의 夫差(부차)에게 굴욕적인 항복을 한 뒤 곁에 쓸개를 두고 앉으나 서나 쓴맛을 보며 會稽(회계)의 치욕을 상기할 때도 이 말이 나온다. 월왕 구천은 포로로 있다가 돌아온 뒤 ‘몸을 수고롭게 하고 속을 태우면서, 자리 옆에 쓸개를 놓아두고 앉거나 누우면 쓸개를 바라보았고, 먹거나 마실 때 또한 쓸개를 맛보았다(乃苦身焦思, 置膽於坐, 坐臥卽仰膽, 飮食亦嘗膽也/ 내고신초사 치담어좌 좌와즉앙담 음식역상담야)’고 했다. 역시 ‘사기’의 월왕구천 세가에 실려 있다.

옛 사람의 시에 ‘인생은 백년을 못다 살면서, 늘 천세의 근심을 가슴에 품는다(生年不滿百 常懷千歲憂/ 생년불만백 상회천세우)’란 것이 있다. 나라를 생각하는 큰 지도자의 걱정이다. 시정인도 후세를 위한 걱정이 없을 수야 없겠지만 주변인과 사소한 일에 애를 태우거나 마음을 쓴다면 건강에 좋을 리는 없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