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0일 일요일

이유극강以柔克剛 - 부드러운 것으로 굳센 것을 이기다.

이유극강以柔克剛 - 부드러운 것으로 굳센 것을 이기다.

이유극강(以柔克剛) - 부드러운 것으로 굳센 것을 이기다.

써 이(人/3) 부드러울 유(木/5) 이길 극(儿/5) 굳셀 강(刂/8)

물은 부드럽다. 물은 항상 낮은 곳에 임한다. 하지만 물은 다스리지 못하면 배를 뒤집고 홍수로 휩쓸기도 한다. 물을 부드러움의 상징으로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이라고 깨우친 사람은 老子(노자)다. 지극히 선한 것은 물과 같다고 한 上善若水(상선약수)가 그것이다. 노자는 병석의 스승 常摐(상창, 摐은 칠 창)에게서 혀는 부드러워 남아있고 치아는 단단해서 빠져 없어진다는 齒亡舌存(치망설존)의 교훈을 이어 받았다. ‘道德經(도덕경)’ 곳곳에서 부드러운 것이 약하지 않고 결국은 강한 것을 이겨낸다고 강조했다.

노자가 남긴 무위의 處世訓(처세훈)인 이 책 8장 易性章(역성장)에서 물은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물기에 가장 도에 가깝다고 했다. 36장 微明章(미명장)에서 부드러운 것으로 강한 것을 이겨낸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억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柔弱勝剛强/ 유약승강강). 물고기가 깊은 곳에서 벗어날 수 없듯이 나라를 다스리는 심오한 도리를 함부로 내보여서는 안 된다(魚不可脫於淵 國之利器不可以示人/ 어불가탈어연 국지리기불가이시인).’ 이것을 권도로 해석하는 일면, 나라를 다스리는 道(도)로 풀기도 한다.

78장 任信章(임신장)의 내용은 더 명확하다. ‘천하에 유약하기로는 물보다 더한 것이 없다(天下莫柔弱於水/ 천하막유약어수). 그러나 굳고 강한 것을 꺾는 데는 물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而攻堅强者莫之能勝/ 이공견강자막지능승). 아무 것도 물의 본성을 대체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以無以易之/ 이무이역지).’ 그러면서 다시 강조한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억센 것을 이긴다(弱之勝强 柔之勝剛/ 약지승강 유지승강). 천하에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실천하는 사람이 없다(天下莫不知 莫能行/ 천하막부지 막능행).’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기듯이 약자가 강자를 이긴다. 억지로 힘으로 복속시키면 겉으로 순종하지만 나중에는 뒤집어진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듯 사람은 도를 떠나 살 수 없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도 도를 지키지 않고는 오래 가지 못하는 것은 독재가 뒤집힌 각국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다. 작은 조직을 이끌든 큰 나라를 다스리든 물의 부드러움이 강하고 굳셈을 이겨낸다는 점을 깨달아야겠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 덕은 외롭지 않아 반드시 이웃이 있다.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 덕은 외롭지 않아 반드시 이웃이 있다.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 덕은 외롭지 않아 반드시 이웃이 있다.

큰 덕(彳/12) 아닐 불(一/3) 외로울 고(子/5) 반드시 필(心/1) 있을 유(月/2) 이웃 린(阝/12)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의 여러 구절에 나오고 ‘좋은 이웃은 큰 축복이고 나쁜 이웃은 큰 불행’이란 서양 격언도 있다. 이웃 사람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이웃사촌’은 우리의 금언이다.

백만금으로 집을 사고 천만금을 더 얹어 이웃을 산다는 百萬買宅 千萬買隣(백만매택 천만매린)은 비유를 통해 이웃의 가치를 잘 표현했다. 그러나 德不孤 必有隣은 천만금을 들이지 않고도 좋은 이웃을 얻을 수가 있으니 가장 좋은 방법이겠다.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으므로 외롭지 않다,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은 남의 질시를 받아 한때 고립될 수는 있어도 결국 정성이 통해 동참하는 사람이 나타난다는 뜻을 지녔다.

이처럼 짧지만 많은 뜻을 포함해 유명한 이 성어는 ‘論語(논어)’의 里人(이인)편에 실렸다. 제일 첫머리에 나오는 ‘里人爲美 擇不處仁 焉得知(이인위미 택불처인 언득지/ 마음이 어진 사람이 많이 모여 사는 것이 좋다. 그러한 곳을 골라 살지 못한다면 어찌 지혜롭다고 말할 수가 있겠는가)’에서 이름을 따온 이 편엔 인덕에 관한 내용이 수록돼 있다.

마을까지 어진 사람이 사는 곳을 고르는데 덕을 지닌 사람은 다른 사람을 모이게 하여 평온하고 화목한 덕의 길로 인도해주면서 그 길을 함께 나아가므로 외롭지 않은 것이다.

孔子(공자)의 이 말은 周易(주역)에 나오는 논리를 더 심화시킨 것이라 한다. 文言(문언)에 나오는 ‘군자는 공경으로써 마음을 바르게 하고 의로움으로써 외모를 반듯하게 한다. 공경과 의로움이 섰으니 덕은 외롭지 않다(君子敬以直內 義以方外 敬義立而德不孤/ 군자경이직내 의이방외 경의립이덕불고)’란 구절이다. 주역이 개인적인 덕성 함양에 초점을 맞춘데 비해 공자는 더 사회적으로 효용의 범위를 넓혔다. 여기에 지칭하는 이웃은 물론 꼭 이웃 사람이 아닌 따르는 사람임은 말할 것도 없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인두축명人頭畜鳴 - 사람의 머리로 짐승처럼 울다. 

인두축명人頭畜鳴 - 사람의 머리로 짐승처럼 울다. 

인두축명(人頭畜鳴) - 사람의 머리로 짐승처럼 울다.\xa0

사람 인(人/0) 머리 두(頁/7) 짐승 축(田/5) 울 명(鳥/3)\xa0

사람을 짐승에 비유하거나 짐승보다 못하다고 하면 불같이 화를 낸다. 아니 짐승보다 더하다고 해도, 짐승과 같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사람이면 다 사람인가 사람이라야 사람이지’에서 보듯 사람은 각색이다. 사람답지 않은 행동을 하는 사람은 짐승과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사람에게 항의 못하는 짐승이 억울할 때도 있다

‘사람은 구하면 앙분을 하고 짐승은 구하면 은혜를 안다’는 속담이 있으니 말이다. 분하게 여겨 앙갚음하는 것이 怏憤(앙분)이다. 은혜를 모르는 사람은 짐승보다 분명히 못하다. 사람 얼굴에 짐승 마음을 가진 人面獸心(인면수심)이다. 사람의 머리를 가지고(人頭) 짐승처럼 운다(畜鳴)는 성어도 마찬가지 사람답지 않은 사람을 말한다. 司馬遷(사마천)이 불멸의 역사서 ‘史記(사기)’의 秦始皇(진시황) 본기에서 胡亥(호해)를 평하면서 한 표현이다.

二世(이세) 황제인 호해는 처음 천하 통일한 시황제가 죽은 뒤 환관 趙高(조고)와 승상 李斯(이사)의 간계로 왕세자 扶蘇(부소)를 몰아내고 제위에 올랐다. 이후 중용한 간신 조고가 정권을 좌우해 指鹿爲馬(지록위마)란 성어를 남긴 어리석은 황제였다. 제위에 오르고부터 가혹한 세금과 부역으로 백성들의 원성을 샀던 호해는 시황제가 짓다가 미처 완성하지 못한 阿房宮(아방궁)의 대대적 공사에 들어갔다. 陳勝(진승) 등의 농민반란이 일어나 어지러운 중인데다 공사를 일으키자 보다 못한 좌승상 이사, 우승상 馮去疾(풍거질)이 나서 공사 중단을 간언했다.\xa0

천하를 소유한 자신을 막는다고 노한 호해는 옥리에게 신문하게 하고 죽게 했다. 사마천이 ‘가슴 아프다, 사람의 머리로 짐승처럼 우는 꼴이구나(痛哉言乎 人頭畜鳴/ 통재언호 인두축명)!’하며 이 사실을 한탄했다. 호해와 조고도 악행만큼 제 명을 못 살고 죽음을 당했다. 사람의 얼굴에 짐승의 마음을 가진, 짐승처럼 울부짖는 인간 이하의 사람들은 전제군주의 치하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고 오늘날도 수시로 본다.\xa0

자신의 재혼에 방해가 된다고 자녀를 살해하는 엄마, 쾌락에 빠진 부모가 어린 딸을 굶겨 죽이고, 치매로 고생하던 노모를 더 이상 돌보지 못한다며 아들이 함께 죽는다. 이보다 사소한 일은 부지기수지만 고사총으로, 독극물로 친척을 참살한 뒤 공포로 주민을 다스리는 북쪽 지역에 비해 정도가 낮다고 짐승에 낯을 쳐들 일은 아니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일각천금一刻千金 – 짧은 시간이라도 천금과 같이 귀중하다.

일각천금一刻千金 – 짧은 시간이라도 천금과 같이 귀중하다.

일각천금(一刻千金) – 짧은 시간이라도 천금과 같이 귀중하다.

한 일(一/0) 새길 각(刂/6) 일천 천(十/1) 쇠 금(金/0)

시간이 귀하다고 서양 격언은 바로 돈이라고 했지만 더 짧은 시간(一刻)인데도 천금과 같다(千金)고 강조한 것이 이 성어다. 1각은 15분 동안을 가리키는 단위고, 천금의 숫자는 물론 많거나 귀중한 것을 나타낸다. 이렇게 값나가는 시간이 흐르는 물과 같이 빨리 지난다고 光陰似逝水(광음사서수)라고 표현한다. 더 빠르게는 문틈으로 보이는 망아지가 스치듯이 세월이 지난다는 白駒過隙(백구과극)이 있다.

시간이 귀중하니 아껴야 한다는 이름난 구절은 많다. 일각이 천금이라고 표현한 이 말은 宋(송)나라의 명문장가 蘇軾(소식, 1036~1101)의 시 ‘春夜(춘야)’에서 비롯됐다. 호가 東坡(동파)인 소식은 시서화에 모두 뛰어났고, 아버지 蘇洵(소순), 동생 蘇轍(소철)과 더불어 三蘇(삼소)라 불리며 모두 唐宋八大家(당송팔대가)에 들어간다.

칠언절구 전문을 보자. ‘봄날 밤의 한 시각은 천금에 값하나니, 꽃에는 맑은 향 달 뜨니 구름에 진다(春宵一刻値千金 花有淸香月有陰/ 춘소일각치천금 화유청향월유음). 노래하고 피리 불던 누대도 소리는 잦아들고, 그네 뛰던 안뜰은 밤만 깊어 가누나(歌管樓臺聲寂寂 鞦韆園落夜沈沈/ 가관누대성적적 추천원락야침침).’

宵는 밤 소, 鞦韆(추천)은 그네. 시간이 값나간다고 해도 유유자적 느긋하게 느껴지는 것은 봄밤의 한 시각이 그만큼 아름답고 값지니 가치를 알고 즐기자는 뜻이 있다.

젊은 시절에 더욱 노력하여 시간을 아껴야 한다는 교훈은 따로 있다. 朱子(주자)의 권학시 ‘偶成(우성)’이다. ‘소년은 금방 늙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짧은 시간이라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少年易老學難成 一寸光陰不可輕/ 소년이로학난성 일촌광음불가경).’ 전원시인 陶淵明(도연명)은 ‘雜詩(잡시)’에서 더 절박하게 강조한다. ‘젊은 시절은 다시 오지 아니하고, 하루의 새벽은 두 번 다시 오기 어렵다(盛年不重來 一日難再晨/ 성년부중래 일일난재신). 때가 이르면 마땅히 힘쓸 일,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으리(及時當勉勵 歲月不待人/ 급시당면려 세월부대인).’

이처럼 귀한 시간을 흥청망청 보내지는 않았을까. 시간의 낭비에 의해 그렇지 않아도 짧은 인생이 더 짧아진다는 교훈도 있듯이 어떻게 보내야 알차고 보람될지 곰곰 생각할 일이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낭패위간狼狽爲奸 - 흉악한 무리들이 나쁜 일을 꾸미다.

낭패위간狼狽爲奸 - 흉악한 무리들이 나쁜 일을 꾸미다.

낭패위간(狼狽爲奸) - 흉악한 무리들이 나쁜 일을 꾸미다.

이리 랑(犭/7) 이리 패(犭/7) 하 위(爪/8) 간사할 간(女/3)

狼狽(낭패)라는 말이 들어가 순조로운 것을 나타내는 경우가 드물다. 기대했던 일이 틀어질 경우는 낭패스럽다고 한다. 계획한 일이 실패로 돌아갔을 땐 낭패를 당했다고 한다. 狼(낭)과 狽(패) 모두 이리라는 사나운 동물을 나타내는 글자인데 실제 모양은 많은 차이가 있는 전설상의 존재라 했다. 즉 낭은 앞발은 길고 뒷발은 아주 짧아 혼자서는 서지 못하고, 패는 앞다리가 짧아 혼자 걷지 못한다.

낭은 또 꾀가 부족하나 용맹하고, 패는 꾀가 있는 대신 겁이 많다고 한다. 그러니 이 둘은 항상 붙어 다녀야 사냥도 하고 맹수를 만나면 피할 수 있어 마음이 틀어지면 둘 다 무사하지 못하다.

어느 때 낭과 패가 함께 양을 훔치러 갔다. 높고 튼튼한 울타리가 막아서 넘어갈 수도 없고 자기들 힘으로는 부수고 들어갈 수도 없었다. 꾀가 많은 패가 묘수를 냈다. 뒷다리가 긴 패가 앞다리 짧은 낭을 자신의 목에 올라가게 한 뒤 울타리를 넘게 했다. 긴 앞발로 우리를 넘어간 낭은 양을 훔쳐 나와 패와 함께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唐(당)나라 때의 학자 段成式(단성식)의 수필집 ‘酉陽雜俎(유양잡조)‘에서는 이 이야기를 들어 ’세상에서는 일을 어그러뜨리는 사람을 낭패라고 칭한다(世言事乖者稱狼狽/ 세언사괴자칭랑패)‘고 했다.

낭과 패(狼狽)가 서로 도와 양을 훔치는 나쁜 일을 도모(爲奸)하는 것과 같다고 하여 이 말이 만들어졌다. 꼭 나쁜 일만 아니고 進退兩難(진퇴양난)의 경우에 처했을 때도 사용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곤란한 상태에 빠진 경우 狼狽不堪(낭패불감)이라 한다고 앞서 소개했다. 이 성어는 중국 西晉(서진)의 학자 李密(이밀)의 명문 陳情表(진정표)에서 벼슬을 내린 황제에게 명을 받들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면서 사용됐다. 어릴 때부터 자신을 길러주신 할머니를 떠날 수 없다고 호소한 것이다.

낭패 외에 狡猾(교활)이라는 말도 전설상의 동물에서 나왔다. 교는 간사하고 애태우는 개와 비슷하고 활은 돼지털로 덮인 사람 모양의 간악한 짐승이란다. 남을 속이고 술수가 능한 교활은 마음가짐의 문제이니 멀리 할 수가 있다. 하지만 낭패는 나쁜 일을 도모하지 않았는데도 주위의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닥치는 수가 있다. 사소한 문제에서 일어난 나라 사이의 전쟁이나 그것까지는 아니라도 인접국 간에 완전히 틀어지는 경우다. 낭패를 당하지 않도록 미리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수밖에 없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대부유천大富由天 - 큰 부자는 하늘에 달렸다.

대부유천大富由天 - 큰 부자는 하늘에 달렸다.

대부유천(大富由天) - 큰 부자는 하늘에 달렸다.

큰 대(大/0) 부자 부(宀/9) 말미암을 유(田/0) 하늘 천(大/1)

하늘은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全知全能(전지전능)이다. 하지만 ‘하늘이 스스로는 높다고 하지 않는다(天不言自高/ 천불언자고)’는 말이 전하듯이 가만히 있는 자에게 성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동서양 함께 자주 쓰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격언은 그만큼 노력을 중요시했다. 삿포로에서 열전을 벌이고 있는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쇼트트랙의 아슬아슬 우승이나 역전 금메달은 그야말로 박빙의 실력 차에서 일궈낸 성과였다. 감동을 안긴 ‘금메달’은 선수의 땀과 노력에 하늘이 내린 선물 일 것이다.

큰 부자가 되는 것은 하늘이 내려준다는 이 성어도 부는 하늘의 뜻에 달렸다는 것을 의미했다. 큰 부자는 천명이므로 인력만으로는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희망을 품은 사람에게 낙담시키는 이 말은 다음 이어지는 구절로 약간의 희망을 안겨 준다. ‘큰 부자는 하늘의 뜻에 달려 있고, 작은 부자는 부지런한 데서 온다(大富由天 小富由勤/ 대부유천 소부유근).’ 말미암을 由(유)는 ~함에 따라, ~에서부터의 뜻이다. 고려 충렬왕 때 예문관제학을 지낸 문신 秋適(추적)의 ‘明心寶鑑(명심보감)’에 실려 있다.

아동들의 학습을 위해 중국 고전에 나온 선현들의 말을 모두 19편으로 나눠 수록한 책이다. 이 구절은 마음을 성찰하는 내용과 방법에 대한 다양한 글들을 모아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省心篇(성심편)에 나온다. 결국 큰 부자는 못 되더라도 작은 부자는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는 가르침인데 하늘이 내리는 부자는 흔치 않으므로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겠다.

이 말은 예부터 전해지는 유명한 말이라 책마다 천명에 따른다고 大富由命(대부유명)이나, 사람에 달렸다고 小富由人(소부유인)이라 달리 쓰기도 했다. 孔子(공자)가 부귀는 하늘에 맡기고, 사람은 행할 도리를 다해야 한다고 말한 富貴在天(부귀재천)과도 상통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큰 부자들은 어디서 내려준 것일까. 세계와 어깨를 겨루는 재벌들의 창업 1세대들은 자신의 노력과 국가의 뒷받침, 하늘이 내린 행운 등으로 비약적 발전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좀 지난 통계지만 세계 부호 10위는 모두 자수성가한 반면 상위 400위 안에 포함된 한국 부자는 총 5명으로 모두 부모로부터 상속한 사람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빈부의 격차가 심한 편에 드는 한국이 하늘이 내리는 부까지도 재벌에서 나온다면 근면을 내세울 수가 없다. / 글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 74세 윤여정, 자타공인 예능 블루칩

◇ 74세 윤여정, 자타공인 예능 블루칩

◇ 74세 윤여정, 자타공인 예능 블루칩

“아무튼 우려먹는 거는 1등이야, 정말 대한민국에서.”

tvN 신규 예능 ‘윤스테이’ 제목을 들은 이서진의 말이다. ‘꽃보다 할배’(2013)를 시작으로 ‘삼시세끼’(2014)를 거쳐 ‘윤식당’(2017)에 이르기까지 나영석 PD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그이기에 거침없이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했다. 제작진은 지난해 봄부터 준비한 ‘윤식당 3’ 해외 촬영이 코로나 19 장기화로 어려워지자, 전남 구례 고택에서의 한식 체험으로 눈을 돌렸다. 앞서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알베르게를 운영한 ‘스페인하숙’(2019)의 경험을 살린 숙박업 도전이다.

8일 방송된 첫 회 시청률은 8.2%(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윤식당 2’(2018) 첫 회 시청률 14.1%에 못 미치지만 ‘스페인하숙’(7.6%)이나 지난해 올린 숏폼 예능 ‘금요일 금요일 밤에’(2.9%), 홈캉스 리얼리티 ‘여름방학’(5.0%)보다 더 높다.

새로 단장한 ‘윤스테이’의 성공 관건은 과연 국내에서 한식과 한옥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끌어낼 수 있는가였다. ‘윤식당’은 해외에서 한식당을 열어 외국인의 시선을 담아낼 수 있었지만 ‘윤스테이’는 자칫 잘못하면 ‘삼시세끼’나 ‘이식당’과 별반 다르지 않은 그림이 펼쳐질 수도 있는 탓이다.

‘윤식당’ 1, 2 조연출을 거쳐 ‘윤스테이’ 공동연출을 맡게 된 김세희 PD는 “프로그램을 둘러싼 고민이 많던 와중에, 학업이나 업무상 이유로 한국에 들어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한국문화를 제대로 체험해보지 못한 외국인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좀 더 좋은 시기에 왔다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을 그들에게 한국의 미와 운치를 제대로 알려주고자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 체류 기간 1년 미만의 외국인으로 대상을 한정한 것은 ‘묘수’가 됐다. 300년이 넘은 전남 구례 고택 쌍산재는 한국 시청자들의 눈에도 인도네시아 길리트라왕안 해변가나 스페인 가라치코 마을보다 더 이국적인 풍광으로 비춰졌고, 수제떡갈비나 궁중떡볶이 같은 코스 요리도 큰 호기심을 자아냈다.

출연진 역할에 변화를 준 것도 주효했다. 특히 주방에서 요리를 전담한 대표 윤여정이 바깥으로 나와 직접 손님들을 맞이하면서 이야기가 한층 풍성해졌다. 윤여정은 유창한 영어 실력과 센스 있는 입담으로 대화를 이끌어가면서 ‘오프라 윤프리’ ‘윤선생 영어교실’ 등 별명이 생겼을 정도.

캐나다 교포 출신인 최우식도 인턴으로 합류해 픽업맨부터 벨보이까지 다양한 역할로 손님들과 접점을 넓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여름방학’과 달리 ‘윤스테이’는 노동의 현장이기 때문에 가장 임무가 많은 막내 최우식이 돋보일 수밖에 없다”며 “‘나영석의 자기복제’라는 비판도 있지만 익숙함 속에서도 새로운 모습을 찾아내는 것은 확실히 강점”이라고 밝혔다.

현재 ‘윤스테이’ 출연진은 K드라마·영화 열풍을 이끄는 주역이기도 하다. 최우식은 지난해 작품상 등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으로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윤여정은 재미교포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로 꼽히는 상황. 이 영화에서 낯선 미국 이민자 가정의 외할머니 역할을 맡은 윤여정은 얼핏 무례해 보이지만 가족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모든 것을 퍼주는 한국식 정서를 실감나게 표현했다는 평이다. 보스턴비평가협회 등 미국 여러 시상식에서 벌써 연기상 트로피를 11개나 챙겼다.

정유미는 넷플릭스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으로 새로운 히어로물을 선보였고, 박서준은 JTBC ‘이태원 클라쓰’로 지난해 일본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드라마 2위에 오르는 등 선전하고 있다.

올해로 데뷔 55주년을 맞은 74세의 윤여정이 또다시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형석 영화평론가는 “도전을 마다치 않는 성격이 지금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만들었다”고 평했다. 70~80년대 결혼과 이민으로 오랫동안 연기를 쉰 탓에 복귀 이후 “작품이나 역할의 크기에 상관없이 달려들면서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기회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영화계에서 윤여정은 ‘화녀’(1971) 등 초기작뿐만 아니라 ‘바람난 가족’(2003) ‘하녀’(2010) ‘죽여주는 여자’(2016) 등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마다 대표작을 갈아치우고 있다.

-중앙일보-

스트레스 날려 버리기

스트레스 날려 버리기

스트레스 날려 버리기

1. 사랑

사랑을 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을 억제하는 성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지고 도파민 분비도 늘어난다. 도파민은 사람이 즐겁고 유쾌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데, 사랑에 빠지면 분비량이 늘어난다. 사랑의 건강효과는 사랑한다는 말로도 나타난다.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김재엽 교수팀이 노인 남성을 대상으로 7주간 배우자에게 ‘사랑한다, 미안하다, 고맙다’는 표현을 매일 하게 했더니 매일 이 말을 반복한 그룹은 혈액 내 산화 스트레스 지수가 50% 감소했고, 항산화 능력 지수는 30% 증가했다. 이 외에 우울증이 개선되고 심장 박동이 안정됐다.

2. 스킨십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옥시토신이 분비되는데, 옥시토신은 신체건강과 정신건강에 모두 좋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특히 키스나 포옹을 하면 옥시토신이 많이 분비돼 연인의 애정을 높여 주고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키스를 하면 스트레스를 자극하는 글루코 코르티코이드의 생성을 억제해 스트레스를 줄여 주며, 뇌를 자극해 엔도르핀이 나오게 해 아픈 통증을 줄여 준다. 엔도르핀은 모르핀보다 200배 강한 천연 진통제다. 키스를 하면 교감신경이 침샘을 자극해 침 분비가 늘어난다. 침에는 항균물질이 있어 면역기능을 높인다. 키스할 때 뇌에선 코르티솔의 분비를 막아 준다. 키스를 즐기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평균 5년 정도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3. 웃음

"15초 동안 크게 웃기만 해도 엔도르핀과 면역세포가 활성돼 수명이 이틀 연장된다"는 미국 인디애나주 메모리얼 병원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있다. 18년 동안 웃음을 연구한 리버트 박사는 웃는 사람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바이러스나 암세포를 공격하는 NK세포가 활성화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웃음이 보약"이라는 말이 사실인 셈이다. 웃음은 혈류량을 증가시켜 산소 공급을 늘려 준다. 웃을 땐 진통제 역할을 하는 엔도르핀, 엔케팔린, 옥시토신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특히 한바탕 크게 웃고 나면 온몸 근육에서 수축과 이완이 자연스럽게 일어나 체내 대사율이 증가하며, 관절 범위의 유연성이 10% 증가한다.

4. 명상과 심호흡

명상은 뇌에서 마음을 안정시키는 뇌파(알파파)를 활성화한다. 조용하고 쾌적한 장소에 앉아 편안한 자세로 눈을 감고, 배로 천천히 깊게 숨을 쉬는 복식호흡을 5분 동안 하면 긴장을 푸는 데 효과적이다. 명상할 때는 한 가지 단어를 생각하거나, 해변 같은 평화로운 광경을 머릿속으로 그린다. 부드러운 음악은 평온한 마음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심호흡과 함께 점진적으로 근육을 이완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심호흡을 하면 팽창된 허파가 원래 상태로 돌아오기 위해 부교감 신경계가 작동되면서 몸이 이완되고 답답함이 진정된다. 긴장 상황일 때 3~5분간 천천히 심호흡하는 것만으로 맥박과 호흡이 감소하고 긴장이 풀어져 심신이 편안해진다.

5. 일광욕·산림욕

일광욕은 정신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하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의 분비를 늘려 준다.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겨울에 우울증이 많은 것은 세로토닌 부족과 관계가 있다. 하루 30분 이상 햇볕을 쬔다. 산림욕을 하는 것도 행복에 도움이 되는데, 산림이나 폭포 주변 공기에 많이 포함돼 있는 음이온은 부교감 신경을 일깨워 기분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 겨우살이, 추운 계절에야 비로소 보이는 것

◇ 겨우살이, 추운 계절에야 비로소 보이는 것

◇ 겨우살이, 추운 계절에야 비로소 보이는 것

겨울 산에서만 보이는 나무가 있다. 이름하여 ‘겨우살이’다. 우연히 겨우살이를 발견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다른 계절에는 안 보이던 녀석이어서 반갑기도 하고, 그만큼 깊은 산 속에 들어와 있다는 뜻이기도 해서다.

이름과 달리 겨우살이는 겨울에만 사는 나무가 아니다. 1년 열두 달 산다. 다만 겨울에만 보인다. 왜 그럴까. 이 녀석 잘못은 아니다. 겨우살이는 원래 살던 데서 원래 살던 대로 살았을 뿐이다. 문제는 세상이다. 이 녀석이 뿌리를 내린 세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겨우살이는 기생식물이다. 참나무 같은 다른 나무에 뿌리를 내리고 산다. 겨우살이 열매를 먹은 새의 똥을 매개로 다른 나무에서 싹을 틔운다. 광합성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양분 대부분은 숙주가 되는 나무에서 얻는다. 나뭇잎이 다 떨어진 겨울날, 그러니까 나무가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는 계절이 돌아오면 나뭇잎에 가려 안 보이던 겨우살이가 나타난다. 사람 눈에 비로소 띄는 것이다. 추운 계절이 된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푸르다는 걸 안다고 했던가. 그 유사 사례가 겨우살이다. 그러니까 겨우살이는, 철저히 인간의 시선이 투영된 이름이다.

참나무 입장에선 제 양분 빼먹는 얄미운 녀석이겠으나, 인간 입장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귀한 존재다. 하여 유럽에선 행운의 상징처럼 인식됐다. 고대 유럽 제사장이 겨우살이를 제물로 썼다고 하고, 요즘도 북유럽에선 성탄절 날 겨우살이를 문에 걸어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겨우살이는 약으로 쓰인다. 물론 인간 입장에서다. 겨우살이의 숙주가 되는 나무는 생장 속도가 느리고 수명도 짧다.

어느 날 세상이 변했다. 인간이 살던 방식은 그대로인데, 인간이 비벼대고 사는 세상이 변했다. 어쩌다 인간도 맨몸을 드러내게 되었다. 무의미한 연명의 나날이 이어지는 요즘, 인류가 긴 세월 지향했던 가치는 유보되거나 부정되고 있다. 그래, 이제는 인정해야 할지 모르겠다. 생존은 본래 비루한 것이라고. 겨우살이에 새똥이 유일한 희망인 것처럼.

겨우살이는 세상이 달라져도 달라지는 게 없다. 인간은 아니다. 달라진 세상에 맞춰 인간도 달라져야 한다. 세상 빨아먹고 사는 건, 겨우살이나 인간이나 똑같지만.

-중앙일보-

◇배추 따서 쌈 싸먹고…신비주의는 가라, 유튜브 데뷔한 재계 총수들

◇배추 따서 쌈 싸먹고…신비주의는 가라, 유튜브 데뷔한 재계 총수들

◇배추 따서 쌈 싸먹고…신비주의는 가라, 유튜브 데뷔한 재계 총수들

“올해 채널 구독자가 50만이 된다면 와이제이(YJ)의 밸런스 게임 도전해보겠습니다! 질문을 댓글 달아주세요.”

여느 유튜버의 흔한 구독자 달성 공약같다. ‘밸런스 게임’은 짧은 시간 안에 선택하기 어려운 둘중 하나를 골라 대답하는 요즘 인기 있는 게임. ‘엄마와 아빠 중에 누가 좋냐’같은 거다. 요즘엔 ‘100억 받고 50살까지 살기, 그냥 100살까지 살기’같은 질문을 여러개 던지는 식이다. 이런 흔한 공약이 화제가 된 건, 여기서 ‘와이제이’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이 공약은 지난 11일 이마트 공식 유튜브 ‘이마트 라이브(live)’에 정 부회장이 등장한 두번째 영상에 게재됐다.

이번 영상은 앞서 지난해 12월17일 정 부회장이 이마트가 거래하는 해남 땅끝마을 배추 산지에서 배추를 수확하고 직접 배추쌈 등을 요리한 첫번째 영상이 3주 만에 120만뷰를 찍으면서, 그 뒷 얘기를 담았다.

이 영상에서 정 부회장은 배추 2행시(배고파, 추워)를 하는 ‘아재 개그’를 선보이고, 촬영 스태프들을 위해 전통시장에서 호떡을 사서 하나씩 나눠주는 모습 등이 담겼다. 12일 오후 기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조회수는 12만을 넘겼다. 이마트 유튜브는 정 부회장이 등장한 영상을 ‘YJ로그’라는 별도의 탭에 넣어, 향후 추가로 영상이 올라올 수 있다는 점을 예고했다.

최근 재계 총수들의 ‘유튜브행’이 화제다. 베일에 싸인 신비주의 리더보다도, ‘소통하는 리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는 반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흔히 최고경영자의 포괄적인 홍보·이미지 전략을 가리키는 ‘피아이(PI, President Identity) 방향’이 기존 ‘리스크 관리’ 중심에서 ‘적극적인 소통’으로 무게가 옮겨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튜브는 정제된 언론보도 등으로 딱딱한 이미지의 재벌 총수를 인간적이고 소탈한 면모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최적화된 매체다. 그중 가장 돋보이는 건 정 부회장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50만명이 넘는 대표적인 기업인 인플루언서인 정 부회장은 지난달부터 유튜브로도 영토를 넓혔다.

지난해 12월초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유튜브에 나와 자신이 가장 즐겨 마시는 스타벅스 음료(자몽 허니 블랙 티, 제주 말차라떼, 나이트로 콜드브루)를 언급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실제로 나이트로 콜드 브루는 12월 한달간 전달보다 3배가량 더 팔렸다. 이마트 배추밭 영상도 전년 대비 20% 매출이 증가하는 등 톡톡한 홍보 효과를 냈다.

배추쌈 레시피 아이디어도 정 부회장이 직접 내는 등 영상 제작에 마케팅 부서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특히 이번 영상에선 자사 홍보를 넘어, 대형마트 대표가 직접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는 장면까지 포함돼 상생 이미지에 ‘플러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의 강점인 신선식품을 알리는 동시에 보수적인 유통업계 이미지를 젊은층에게 친근하게 바꾸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도 다양한 형태로 유튜브에 나서고 있다. 에스케이는 최 회장이 지난해 12월22일 30년 근속한 그룹 직원들을 초청해 육개장을 만들어 대접한 영상을 유튜브로 공개했다. 베레모를 쓰고 앞치마를 두른 최 회장은 “좀 짜다”는 직원의 반응에 “좀 짜요? 엔초비만 넣었는데…”라며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어 “(리더로서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70~80% 문제가 풀리더라”며 소통 방식에 대한 조언을 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2019년 직원들과 소모임으로 대화하는 ‘행복토크’를 100회 진행한 뒤, 지난해에도 이어가려 했지만 코로나19로 대면이 어려워지자 차선으로 동영상을 선택했다. 에스케이 관계자는 “특히 사내방송에 나온 자연스러운 회장님의 모습에 젊은 직원들의 반응이 좋았고, 외부로도 공개하자는 얘기가 있었다”며 “외부에 노출되는 것도 회장님이 전혀 꺼리시지 않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엔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장녀와 함께 유튜브에 등장하기도 했다. 함 회장의 딸은 뮤지컬 배우 함연지씨로, 본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영상에서 함연지씨는 “요즘 아빠가 집콕 생활 중 쇼핑에 빠졌다”며 함께 쇼핑한 아이템을 소개했다.

크리스마스 의상을 함 회장이 즉석에서 옷을 갈아입고 만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뚜기 홍보팀 관계자는 “회장님이 영상에 나오시더라도 저희도 나중에 알게 된다”며 “(함연지씨의) 이미지도 좋고 워낙 유튜브를 잘 하셔서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기업 총수들의 이런 유튜브 행보에 전문가들은 ‘득과 실’을 모두 지적한다.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홍보 컨설팅을 진행한 김기훈 코콤포터노벨리 대표는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는 점에 대해선 나쁠 게 없지만, 영상이 의도하지 않게 구설수에 휘말리면 이미지가 한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외부 관점에서 바라보면 “법정 이슈와 같은 부정적인 과거 등을 가리고 본인의 이미지를 새로 입힌다고 볼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노영우 피알원 소장은 “최근 피아이의 추세는 최고경영자가 본인의 이미지 파워로 회사 마케팅에 기여하는 것인데, 더 나아가 전문성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메시지까지 담을 수 있다면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