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4일 월요일

춘소일각 치천금春宵一刻 値千金 – 봄밤의 한 순간은 천금의 값어치가 있다.

춘소일각 치천금春宵一刻 値千金 – 봄밤의 한 순간은 천금의 값어치가 있다.

춘소일각 치천금(春宵一刻 値千金) – 봄밤의 한 순간은 천금의 값어치가 있다.

봄 춘(日/5) 밤 소(宀/7) 한 일(一/0) 새길 각(刂/6) 값 치(亻/8) 일천 천(十/1) 쇠 금(金/0)

봄은 만물이 약동하는 희망의 계절인 만큼 모두를 부풀게 하지만, 소리 없이 왔다가 총총 사라져 안타까움도 준다. 그래서 이 땅에 이르는 봄에는 준비 기간이 없다면서 길고 음침한 겨울, 모두 안일의 꿈에 잠겨 있을 때 어디선가 노고지리의 소리가 들리면 벌써 봄이라 했다(김동인). 남보다 앞선 감각을 지닌 시인들도 느끼지 못할 만큼 봄은 살짝 오는가 보다. 宋(송)나라 戴益(대익)이란 시인은 온종일 봄을 찾아 다녀도 만나지 못하다가 우연히 돌아오는 길 매화나무 가지 끝에 매달려 있었다고 探春(탐춘)에서 노래했다.

봄이 왔다고 모두 마음이 들뜰라치면 벌써 따가운 햇볕에 그늘을 찾게 될 만큼 봄은 사라지기 바쁘다. 그것은 긴긴 겨울밤 잠 못 이루던 기억이 얼마 안가 조금 잠을 설쳤다 하면 동녘이 밝아올 정도로 짧아졌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이럴 때를 잘 비유한 구절이 蘇東坡(소동파, 1036~1101)의 봄밤의 한 순간(春宵一刻)은 천금의 값어치가 있다(値千金)는 ‘春夜(춘야)’라는 시다. 이름이 軾(식)인 동파는 宋(송)나라 문장가로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이자 부친 洵(순), 아우 轍(철)과 함께 三蘇(삼소)로 불린다. 봄날 밤의 한가롭고 아름다운 경치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빼어나다고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칠언절구로 된 전문을 보자. ‘봄날 밤의 한 순간은 천금의 값어치가 있으니, 꽃에는 맑은 향기 있고 딸 뜨니 그림자진다, 노랫소리 피리소리 울리던 누대도 고요한데, 그네 타던 정원에 밤은 깊어만 가네(春宵一刻値千金 花有淸香月有陰 歌管樓臺聲細細 鞦韆院落夜沈沈/ 춘소일각치천금 화유청향월유음 가관루대성세세 추천원락야침침).’ 봄밤이 아름다운 만큼 어렵게 얻은 짧은 시간도 천금처럼 아깝고 귀중하게 여겨 알차게 보내야 한다는 의미도 갖게 되었다.

오랜만에 잡은 좋은 기회는 오랫동안 유지하고 즐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시간은 오래 지속되지 않기 마련이다. 어떻게 하면 알차고 보람 있게 시간을 보낼까 하는 것은 설계에 달렸다. 엄벙덤벙 시간만 축내다가는 호시절은 언제 왔느냐싶게 금방 간다./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표풍부종조 취우부종일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 회오리는 아침내 불지 않고 소나기도 종일 내리

표풍부종조 취우부종일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 회오리는 아침내 불지 않고 소나기도 종일 내리지 않는다.

표풍부종조 취우부종일(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 회오리는 아침내 불지 않고 소나기도 종일 내리지 않는다.

나부낄 표(風/11) 바람 풍(風/0) 아닐 불, 부(一/3), 마칠 종(糸/5), 아침 조(月/8), 빠를 취(馬/14), 비 우(雨/0) 아닐 불, 부(一/3), 마칠 종(糸/5), 날 일(日/0)

나부낀다는 뜻의 飄(표)에는 빠르다, 방랑하다는 뜻 외에 회오리바람이란 뜻도 있다. 飆風(표풍)과 같다. 나선형 모양으로 거세게 불어 닥치는 회오리바람이 큰 피해를 주기는 하지만 오랫동안 계속되지는 않는다. 빠를 驟(취)는 갑작스럽다, 돌연히의 뜻이 있고 驟雨(취우)는 소나기 또는 폭우를 이른다. 마찬가지로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낙비가 깜깜하게 뒤덮어도 얼마 뒤에는 맑아진다. 마칠 終(종)은 끝 또는 종료한다는 뜻이니 終朝(종조)는 아침 내내를 말하고 終日(종일)은 하루 내내를 가리킨다. 회오리나 폭풍 같은 정상에서 벗어난 자연현상은 오래 지속되지 않고 원래의 날씨로 돌아온다. 행불행도, 부귀권세도 인생만사가 모두 그렇다.

道家(도가)의 창시자 老子(노자)의 ‘道德經(도덕경)’에 실려 전해진 말이다. 도가는 儒家(유가)에서 말하는 仁義禮樂(인의예악)이나 복잡한 법제를 배척하고 태고의 세상을 꿈꾸는 無爲自然(무위자연)을 이상으로 삼는다. 노자는 하는 일만 많으면 도리어 혼란을 초래하고 공을 서두르면 도리어 파멸에 빠지는 일이 흔한 세상에서 오히려 無爲自化(무위자화), 무위함이 뜻함을 이루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상하 2편의 도덕경은 ‘노자’라고도 하는데 周(주)나라가 쇠퇴해가는 것을 한탄하여 노자가 은거하려고 函谷關(함곡관)을 지나다 관문지기의 요청으로 써준 책이라 한다.

23장 虛無章(허무장)에 이 성어가 나온다. 자연현상에서 폭풍과 폭우를 보고 그것이 아침 내내, 하루 종일 계속 되지 않는 현상을 본 뒤 인간사에 적용하여 교훈을 준다. ‘회오리바람도 아침 내내 불 수 없고, 소낙비도 하루 종일 내릴 수 없다(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표풍부종조 취우부종일)’고 하면서 ‘하늘과 땅도 이런 일을 오래 할 수 없는데, 하물며 어찌 사람이 그럴 수 있겠는가(天地尙不能久 而況於人乎/ 천지상불능구 이황어인호)?’라고 묻는다. 자연에서 하나의 현상이 제아무리 일시적으로 위력을 떨친다 하더라도 영원히 지속될 수 없으니 인간사에서도 그러한 일이 결코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꽃이름이 뭐예요?

꽃이름이 뭐예요?

꽃이름이 뭐예요?

꽃이름이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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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름이뭐예요?

간담초월肝膽楚越 - 가까울 수도 있고 멀 수도 있다,

간담초월肝膽楚越 - 가까울 수도 있고 멀 수도 있다,

간담초월(肝膽楚越) - 가까울 수도 있고 멀 수도 있다,

간 간(肉/3) 쓸개 담(肉/13) 초나라 초(木/9) 넘을 월(走/5)

간(肝)과 쓸개(膽)는 바로 이웃해 있는 장기다. 옆에 있지만 하는 일은 다르다. 간이 대사를 조절하고 해독작용을 하는 반면 쓸개는 소화를 돕는다. 조금의 이익이라도 있으면 이편에 붙었다 저편에 붙었다 하는 지조 없는 사람을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한다’고 한다. 일은 달라도 가까이 있으니 편리한대로 행동하는 사람을 가리켰다.

간담을 초월한다고 하여 넘어서는 超越(초월)을 생각하기 쉽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때 남방에 위치한 楚(초)나라는 七雄(칠웅) 중의 하나인 강국이었다. 越(월)나라도 동남부를 근거로 句踐(구천) 때에는 春秋五覇(춘추오패)의 세력을 떨쳤다. 두 나라는 가까이 있었지만 사이는 좋지 않아 서로 원수처럼 여기는 사이를 비유적으로 일컫는다. 먼저 ‘莊子(장자)’의 德充符(덕충부)에 나오는 이야기를 보자.

魯(노)나라에 刖刑(월형, 刖은 발꿈치벨 월)을 당해 발이 없는 王駘(왕태, 駘는 둔마 태)라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서 무언으로 가르침을 받는 제자가 몰려들어 孔子(공자)와 비견될 정도였다. 제자 常季(상계)가 연유를 묻자 공자가 답한다. ‘모든 것을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간과 쓸개도 초와 월나라처럼 등질 수 있지만, 같은 관점으로 보면 만물은 모두 하나다(自其異者視之 肝膽楚越也 自其同者視之 萬物皆一也/ 자기이자시지 간담초월야 자기동자시지 만물개일야).’ 만물을 하나로 보는 사람은 득실을 따지지 않으니 왕태가 자신의 발을 잃은 것은 흙덩이 하나 떨어진 것처럼 생각한다는 것이다.

월나라와 북방의 오랑캐로 멀리 떨어진 사이라는 肝膽胡越(간담호월)이라 써도 같은 뜻이다. 前漢(전한)의 淮南王(회남왕) 劉安(유안)이 저술한 책 ‘淮南子(회남자)’에 같은 뜻으로 설명하면서 표현만 달리 했다.

간과 쓸개, 초와 월나라처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도 입장이 바뀌면 한없이 멀어질 수 있다. 또 서로 적대시했거나 관계가 없던 사람일지라도 형편에 따라서는 가까워질 수 있다. 너무 남을 믿어서도 안 되고 속마음을 다 줄 듯 털어 놓아서도 낭패를 보는 경우가 생긴다. 그렇다고 좋은 자리에 있을 때 별 볼일 없는 사람을 구박했다가 몇 배로 당하기도 한다. 세상사라는 것은 돌고 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강노지말强弩之末 – 쇠뇌로 쏜 화살의 끝, 강한 힘도 마지막에는 쇠퇴한다.

강노지말强弩之末 – 쇠뇌로 쏜 화살의 끝, 강한 힘도 마지막에는 쇠퇴한다.

강노지말(强弩之末) – 쇠뇌로 쏜 화살의 끝, 강한 힘도 마지막에는 쇠퇴한다.

강할 강(弓/9) 쇠뇌 노(弓/5) 갈 지(丿/3) 끝 말(木/1)

‘세월이 流水(유수)같다’고 흔히 말하는데 그보다 빠르게 느껴질 때는 ‘살같이 흐른다’고 한다. 활에서 쏜 화살이 물보다야 당연히 힘차고 빠르게 나아간다. 쇠로 된 발사 장치가 달린 활이 쇠뇌인데 여러 개의 화살을 연달아 쏠 수 있어 적은 접근할 수가 없다. 그런데 세차게 날아가던 화살도 마지막에는 힘이 떨어져 맥을 못 쓴다. 강한 쇠뇌(强弩)로 쏜 화살의 끝이란 이 말은 강하던 것도 시간이 지나면 힘을 잃고 쇠약해진다는 것을 비유했다. 천리마인 기린도 늙으면 둔한 말보다 못하다는 麒麟老 劣駑馬(기린노 열노마)란 말과 같다.

項羽(항우)를 물리치고 漢(한)으로 통일한 劉邦(유방)은 이전부터 국경을 괴롭힌 匈奴(흉노)를 정벌하려다 역습을 받아 포위당하고 말았다. 모사 陳平(진평)의 계책으로 간신히 벗어난 뒤 흉노와 화친하기로 하고 선물을 보내며 달랬다. 하지만 흉노는 그 후로도 수시로 북방을 침범하며 괴롭혔다. 7대 武帝(무제)에 이르러 무력으로 이들을 응징하기로 하고 조정 대신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변방에서 관리를 했던 王恢(왕회)가 흉노와 화친하면 몇 년 지나지 않아 깨뜨릴 것이니 공격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어사대부로 있던 韓安國(한안국)이 나서 강공은 불가하다고 맞섰다. 천리나 떨어진 곳으로 병사를 보내 적을 친다고 해도 가는 동안 군사와 말은 지쳐 물리치기 어렵다며 이어진다. ‘맹렬한 바람도 쇠해지면 깃털도 날리지 못하고, 강한 쇠뇌로 쏜 살의 끝은 비단도 뚫지 못합니다(衝風之衰 不能起毛羽 彊弩之末 力不能入魯縞/ 충풍지쇠 불능기모우 강노지말 역불능입로호).’ 다른 중신들도 한안국의 의견에 찬성하자 무제는 흉노와 화친하게 되었다. ‘漢書(한서)’ 한안국전에 실려 있다.

같은 이야기가 ‘史記(사기)’에선 다른 표현으로 나온다. ‘힘찬 활에서 튕겨 나간 강한 화살도 마지막에는 엷은 비단조차 뚫지 못하고, 맹렬한 바람이라도 끝에서는 기러기 깃털 하나 띄우지 못한다(且彊弩之極 矢不能穿魯縞 衝風之末 力不能漂鴻毛/ 차강노지극 시불능천로호 충풍지말 역불능표홍모).’ 두 곳 다 굳셀 彊(강) 彊弩로 돼있다.

기세가 올랐을 때 계속 밀고 나가려 하는 것이 상정이다. 하지만 끝까지 계속된다는 보장이 없으면 면밀히 살펴보고 일보 후퇴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것이 다음에 더 큰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개성포공開誠布公 - 정성스런 마음으로 공정하게 도를 펼치다.

개성포공開誠布公 - 정성스런 마음으로 공정하게 도를 펼치다.

개성포공(開誠布公) - 정성스런 마음으로 공정하게 도를 펼치다.

열 개(門/4) 정성 성(言/7) 베 포(巾/2) 공평할 공(八/2)

중국 사람들이 孔子(공자) 다음으로 존경한다는 諸葛亮(제갈량, 181~234)은 羅貫中(나관중)의 ‘三國志演義(삼국지연의)’에서 무적의 전략가로 묘사됐다. 전란을 피해 은거하고 있던 臥龍(와룡)이 劉備(유비)로부터 三顧草廬(삼고초려)의 부름을 받고 나서 동남풍을 呼風喚雨(호풍환우)하여 赤壁大戰(적벽대전)을 대승으로 이끌었다. 또 孟獲(맹획)을 七縱七擒(칠종칠금)했을 뿐 아니라 죽은 뒤에도 적장을 쫓는 死諸葛走生仲達(사제갈주생중달)이란 말이 나왔을 정도니 그럴 만도 하다.

이처럼 神出鬼沒(신출귀몰)의 전략은 소설이 미화했다고 해도 陳壽(진수)의 정사 ‘三國志(삼국지)’에 탁월한 정치가로, 만고의 충신으로 묘사된 것까지 믿지 않을 수는 없다. 제갈량을 진심을 내보이고(開誠) 공평하게 도리를 펼쳤다(布公)고 표현했다. 蜀漢(촉한)을 세운 유비는 제갈량을 들이고부터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 같다면서 전적인 신임을 보내 水魚之交(수어지교)라 했다. 제갈량도 그에 보답해 식사를 잃을 정도의 食少事煩(식소사번)으로 일했다. 유비는 죽기 전에 아들 劉禪(유선)이 용렬하여 나라를 이끌 수 있을지 걱정됐다. 제갈량을 불러 아들을 돕되 인물이 되지 못할 것 같으면 대신해서 나라를 맡아줄 것을 당부했다.

유비가 죽은 뒤 대를 이은 유선이 유약하여 크고 작은 정무는 제갈량이 전담했다. 군무를 정비하고 법을 엄중히 하여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군령을 어기면 泣斬馬謖(읍참마속)했다. 주위에서 제위에 오를 것을 권하자 아직 대업도 이루지 못했는데 불충한 일이라며 물리친다. 이처럼 전력을 다하던 제갈량도 魏(위)나라의 司馬懿(사마의)와 五丈原(오장원)에서 격전을 벌이던 중 병으로 사망했다.

진수는 蜀書(촉서)에서 그를 평가한다. ‘제갈량은 상국이 되어 백성을 어루만지고 나라의 제도를 정비했으며 관료 제도를 간소화해 시의적절하게 시행했고, 진실로 열린 마음으로 공정한 도리를 펼쳤다(諸葛亮之爲相國也 撫百姓 示儀軌 約官職 從權制 開誠心 布公道/ 제갈량지위상국야 무백성 시의궤 약관직 종권제 개성심 포공도).’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상두주무桑土綢繆 – 미리 준비하여 닥쳐올 재앙을 막다.

상두주무桑土綢繆 – 미리 준비하여 닥쳐올 재앙을 막다.

상두주무(桑土綢繆) – 미리 준비하여 닥쳐올 재앙을 막다.

뽕나무 상(木/6) 흙 토, 뿌리 두(土/0) 빽빽할 주(糸/8) 얽을 무(糸/11)

흙 土(토)의 독음 중에는 뿌리라는 뜻의 ‘두’가 있다. 桑土(상두)는 그래서 뽕나무 뿌리다. 새는 장마가 오기 전에 미리 뽕나무 뿌리를 물어다가 둥지의 새는 곳을 막는다고 한다. 현명한 새는 폭풍우 같은 재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지혜를 지닌 셈이다. 綢繆(주무)는 칭칭 감는다는 뜻으로 미리 빈틈없이 꼼꼼하게 준비한다는 뜻을 가졌다. 높이날 翏(료)가 부수에 따라 쓰인 글자는 독음이 특히 변화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阿膠(아교), 寂廖(적료), 誤謬(오류), 殺戮(살륙) 등 자주 쓰이는 것만 해도 같은 음이 거의 없다. 뽕나무 뿌리를 미리 감는다는 이 성어는 근심과 재앙에 대비하는 有備無患(유비무환)의 뜻이다. 桑土之防(상두지방), 未雨綢繆(미우주무)라고도 한다.

동아시아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이라는 ‘詩經(시경)’에 처음 등장한다. 각 나라, 지역의 노래를 모은 國風(국풍) 마지막 편 豳風(빈풍) 鴟鴞(치효)편에 실려 있다. 나라이름 豳(빈)은 周(주)나라 조상이 살았다는 땅이다. 鴟는 올빼미 치, 鴞는 부엉이 효. 殷(은)나라의 폭군 紂王(주왕)을 멸하고 주나라를 세운 무왕은 3년 만에 죽고 어린 成王(성왕)이 즉위하게 됐다. 무왕의 아우 周公(주공)이 섭정을 맡아 나라를 안정시키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주공은 다른 동생들 管叔(관숙)과 蔡叔(채숙)이 자신을 모함하고 반란을 일으키자 3년 만에 겨우 평정하고 성왕에게 바친 것이 올빼미에 비유한 이 노래다. 성어가 나오는 부분을 보자. ‘하늘이 비를 내리지 않을 때에 미리, 저 뽕나무 뿌리를 벗겨다가, 창을 엮고 문을 감는다면, 저 아래 사람들이 어찌 감히 나를 업신여기랴(迨天之未陰雨 徹彼桑土 綢繆牖戶 今女下民 或敢侮予/ 태천지미음우 철피상두 주무유호 금여하민 혹감모여).’ 迨는 미칠 태, 牖는 들창 유.

‘孟子(맹자)’에도 이 부분을 인용하여 장마를 대비하여 둥지를 만드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것에도 우환을 생각하여 미리 예방하라는 뜻이라고 하였다. 公孫丑章句(공손축장구) 상편에서다.

태평성대가 지속되면 그 이상 좋을 것이 없다. 하지만 좋은 시절은 오래 가지 못하고 호시탐탐 魔(마)가 노리게 마련이다. 경제와 안보의 어려움을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위기가 한 번에 닥쳐 우왕좌왕한다. 재난에 미리 대비하지 않는 안전의식 결여는 둥지를 보강하는 새보다도 못한 인간임을 증명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견리망의見利忘義 - 이익을 보고서 의리를 잊다.

견리망의見利忘義 - 이익을 보고서 의리를 잊다.

견리망의(見利忘義) - 이익을 보고서 의리를 잊다.

볼 견(見/0) 이할 리(刀/5) 잊을 망(心/3) 옳을 의(羊/7)

무엇을 보고 어떻게 하라는 많은 말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孔子(공자)님 말씀이다.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고, 위기를 보면 목숨을 바친다(見利思義 見危授命/ 견리사의 견위수명)’란 論語(논어) 憲問(헌문)편의 글귀는 安重根(안중근) 의사의 유묵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다. 이외에도 착한 것을 보면 목마른 것같이 적극적으로 하라는 見善如渴(견선여갈)과 옳은 일을 보면 용감하게 나서야 한다는 見義勇爲(견의용위)도 있다. 하나같이 좋은 의미의 성어인데 눈앞의 이익을 보고선(見利) 의리를 잊어버린다(忘義)는 고약한 말도 있다.

이 말은 後漢(후한) 초기 역사가 班固(반고)가 20년에 걸쳐 쓴 대작 ‘漢書(한서)’에서 유래했다. 漢高祖(한고조) 劉邦(유방)을 도와 큰 공을 세운 酈商(역상, 酈은 땅이름 역)전에서다. 역상이라 하면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기라는 以食爲天(이식위천) 명언을 남긴 酈食其(역이기)의 아우이기도 하다. 項羽(항우)와의 전투에서도 힘을 보탰지만 유방이 통일한 후 일어난 반란을 평정한 공이 인정돼 열후에 봉해졌고 우승상으로 임명됐다.

유방이 죽자 왕후 呂太后(여태후)가 실권을 잡고 여씨 일족을 요직에 등용시키는 등 전횡에 나섰다. 여태후는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건국하는데 큰 힘이 되었고 통일한 뒤에도 韓信(한신)이나 彭越(팽월) 같은 명신을 제거하여 왕권을 튼튼히 했다는 평도 받는다. 하지만 아들 惠帝(혜제)가 즉위한 뒤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러 조카 呂祿(여록)에게 군사력을 맡겼다. 공신 陳平(진평)과 周勃(주발) 등은 유방의 후손만을 왕으로 책봉하라는 유훈을 지키기 위해 여씨를 없앨 궁리를 했으나 군권을 가진 여록이 문제였다. 여록은 역상의 아들 酈寄(역기)와 절친했다.

진평 등 공신들은 역상에게 아들 역기를 시켜 친구 여록을 사냥을 구실로 유인하게 했다. 이 틈을 타 명신들이 군대를 장악하고 요직에 있던 여씨들을 모두 제거했다. 역상전에는 역기를 ‘친구를 팔아먹었으며 이익에 눈이 어두워 도의를 잊은 행위라 일컫는다(賣友者 謂見利而忘義/ 매우자 위견리이망의)’고 기록했다. 酈寄賣友(역기매우)란 고사도 함께 유래했다.

친구를 유인하여 죽음으로 이르게 한 역기의 행위는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 해도 이후 고조의 차남 劉恒(유항)이 文帝(문제)로 즉위하여 정통성을 찾는 데는 도움이 됐다. 대의를 위해 이익을 취할 때는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눈앞의 조그만 이익에 급급한 보통 사람들은 깊이 생각할 말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재주복주載舟覆舟 - 배를 띄우기도 엎기도 하다.

재주복주載舟覆舟 - 배를 띄우기도 엎기도 하다.

재주복주(載舟覆舟) - 배를 띄우기도 엎기도 하다.

실을 재(車/6) 배 주(舟/0) 다시 복(襾/12) 배 주(舟/0)

배를 실어가기도(載舟) 하고 뒤집기도(覆舟) 한다는 말은 물이 그 일을 한다는 뜻이다. 어떤 일에 도움을 주는 것이 때로는 해를 끼칠 수도 있다. 강이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파도가 일어 엎어 버리기도 하니 낮은 곳으로만 흐르는 물의 위력을 알겠다. 이 말은 원래 백성을 물로, 임금은 배로 비유한 것인데 水可載舟 亦可覆舟(수가재주 역가복주) 혹은 水能載舟 亦能覆舟(수능재주 역능복주)의 준말이다.

임금이 없어도 백성은 살아갈 수 있지만 백성 없이 임금은 존재할 수 없다. 이런 교훈을 잘 깨친 임금은 나라를 잘 다스려 명군으로 남았고 무시한 왕은 무사하지 못했다. ‘貞觀(정관)의 治’로 역사에 남은 唐太宗(당태종)에게 밤낮 쓴 소리를 한 魏徵(위징)이 명기시킨 것도 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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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이 말이 위정자에게 잘 인용되는 만큼 여러 곳에서 출처를 찾을 수 있다. 몇 가지만 보자.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기원전 403년~221년) 말기의 유학자 荀子(순자)의 책 ‘荀子(순자)’에 임금은 배이며,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또한 물은 배를 엎어버리기도 한다(君者舟也 庶人者水也 水則載舟 水則覆舟/ 군자주야 서인자수야 수즉재주 수즉복주)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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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魏(위)나라 王肅(왕숙)이 편찬한 ‘孔子家語(공자가어)’에는 대저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는 것이지만, 또한 엎어버리기도 한다(夫君者舟也 庶人者水也 水所以載舟 亦所以覆舟/ 부군자주야 서인자수야 수소이재주 역소이복주)‘는 구절이 있다. 또 范曄(범엽)의 ’後漢書(후한서)‘에는 ’무릇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며 여러 신하는 그 배에 탄 승객들(夫君者舟也 人者水也 群臣乘舟者也/ 부군자주야 인자수야 군신승주자야)‘이란 표현이 있다. 하나같이 현대에도 명심할 말들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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